유명 인플루언서이자 배우인 양정원 씨 관련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사 무마 의혹이 불거진 서울 강남경찰서가 수사·형사과를 사실상 해체하는 수준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에 착수했다.
1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강남경찰서는 지난 8일 수사·형사과 팀장 및 팀원을 새로 뽑는 ‘보직 공모’를 공고했다. 이번 공고는 단순히 빈자리를 채우는 수준을 넘어, 지원 자격에 엄격한 제한을 두어 기존 인력을 비강남권 인력으로 대거 교체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비강남권 근무’가 필수 조건… 수사 라인 전면 개편
공고문에 따르면 수사·형사과 팀원은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나, 수사 경력이 있으면서 강남권 5개 경찰서(강남·서초·송파·방배·수서)를 제외한 서울 지역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다. 경감급 팀장직의 경우, 여기에 시·도경찰청 광역수사단 근무 경력이나 일선서 팀장 근무 요건이 추가됐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인플루언서 양정원 씨가 고소된 사건을 수사하던 강남서 수사팀 간부가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검찰 수사로 번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양정원 측 ‘사건 무마 청탁’ 의혹이 도화선
앞서 양 씨는 지난 2024년 7월, 건강 관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및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피소됐다. 사건을 배당받은 강남서 수사과는 양 씨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양 씨의 남편 이모 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청 소속 B경정을 통해 당시 강남서 수사팀장이던 C경감에게 사건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C경감이 이 씨로부터 향응과 금품을 제공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비리 온상’ 오명 벗기… 장기 근무자 강제 전출 검토
강남경찰서는 2019년 ‘버닝썬 게이트’ 이후 유착 비리 근절을 위해 ‘특별 인사 관리 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인사 관리 시스템의 허점이 또다시 드러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강남서는 이번 보직 인사에서 장기 근무자들을 대거 비강남권으로 전출시킬 방침이다. 경정급은 강남권 근무 2년 이상, 경감급은 강남서 근무 3년 이상일 경우 전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형사과 내 팀장급만 최소 11명이 교체될 전망이어서 수사 라인의 사실상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 지역은 기업과 유흥시설이 밀집해 있어 부패 소지가 높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번 인적 물갈이를 통해 수사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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