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35 막힌 사우디, KF-21에서 출구를 보다
사우디는 그동안 유로파이터 추가 도입과 F-35 확보를 동시에 노렸지만, 독일의 수출 반대와 미국의 정치·안보 변수에 막혀 좌절을 거듭했다.
이 공백을 메울 현실적인 옵션으로 떠오른 것이 한국의 4.5세대 전투기 KF-21이다.
리야드에서 열린 WDS 2026에서 KF-21 실물과 운용 개념이 공개되자, 사우디 공군 관계자들은 “드디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나왔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성능·정치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했을 때, KF-21은 사우디 입장에서 부담이 가장 적은 ‘신규 주력기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전투기+무인기 편대’로 보여준 미래 공중전 그림
이번 전시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장면은 KF-21 1대와 SUCA 무인기 4대가 편대를 이루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 운용 구상이었다.
사우디는 이란과의 긴장 속에서 원거리 정밀타격과 장시간 감시·정찰 능력 강화를 절실히 원해 왔다.
KF-21이 후방에서 지휘·센서 허브 역할을 하고, SUCA들이 위험 구역으로 먼저 들어가 타격과 교란 임무를 수행하는 개념은 이런 요구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파일럿 한 명이 유인기+무인기를 동시에 통제하는 전장”이라는 그림 자체가 사우디 측에 강한 인상을 남긴 이유다.

이지스급 방공망부터 KF-21까지, ‘올인원 패키지’의 위력
한국이 사우디에 제안한 건 단순히 KF-21 한 기종이 아니다.
다목적 지상레이다, 천궁‑II·L‑SAM·LAMD로 이어지는 다층 방공망, 해군용 전투체계와 호위함·잠수함까지 묶은 완전한 ‘국가 방공·방위 패키지’에 가깝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이란·후티 세력의 탄도탄·드론 공격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데, 한국은 자신들이 북한 위협에 대응하며 다져온 모델을 거의 그대로 이식할 수 있다.
즉 “전투기만 파는 나라”가 아니라, 공군–방공–해군–무인기까지 연동된 통합 체계를 설계해 주는 파트너라는 점이 다른 공급국과의 결정적 차이다.

비전 2030에 맞춘 ‘함께 만드는 전력’ 제안
사우디가 한국에 호감을 보이는 또 다른 핵심 이유는 ‘현지화’다.
사우디는 비전 2030을 통해 국방 지출의 절반을 자국 내 생산·정비로 돌리겠다는 목표를 세워 두었다.
한국 업체들은 KF-21, 함정, 방공체계 모두에 대해 부품 생산·조립·MRO(정비·수리·분해점검) 능력을 단계적으로 사우디에 이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완제품을 가져다 쓰는 고객”이 아니라, 설계·생산·운용에 함께 참여하는 파트너로 대우하겠다는 접근이 사우디 왕실의 기조와 정확히 맞는다.

미국·유럽보다 낮은 정치 리스크와 유연한 조건
사우디는 미국산 전투기에 의존할 경우, 인권·대외 정책 이슈에 따라 공급이 늦어지거나 제한될 수 있다는 경험을 이미 했다.
독일이 인도·태평양 전략과 별개로 자국 정치 요인을 이유로 사우디 무기 수출을 막은 사례 역시 리스크로 남아 있다.
반면 한국은 미국 동맹국이지만, 중동 분쟁에서 상대적으로 중립적 이미지가 강하고, 사우디와 과거 대형 갈등 사례도 거의 없다.
KF-21·K2·방공체계까지 포함된 K-방산 패키지는 “정치적 변수에 덜 흔들리는 서방계 전력”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크다.

“우리가 써본 무기”라는 신뢰, K2·천궁이 깔아준 길
폴란드에서 검증된 K2·K9, 중동에서 실전 명중률을 입증한 천궁‑II 등의 사례는 KF-21에 대한 신뢰 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
사우디와 이라크 군 관계자들이 K2 전차와 K9 자주포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이미 실전·대량 운용 경험을 가진 플랫폼이라는 점 때문이다.
“탐색–도입–실전 운영–후속 업그레이드”까지 이어지는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한국이 이미 여러 국가와 경험한 것도 강점이다.
이 신뢰의 연장선에서, KF-21 역시 단순 개발 중인 실험기체가 아니라 실제 공군 주력기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사우디가 공유하게 된 것이다.
160조 시장에서 ‘지역 안보 설계자’로 변신하는 한국
중동 방산 시장은 2030년대 초 16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중심에 사우디가 있다.
여기서 한국은 이제 ‘탐나는 무기 몇 개 파는 나라’가 아니라, 공군·해군·지상군·방공·무인기까지 아우르는 안보 설계자 역할을 노리고 있다.
KF-21과 SUCA 편대 개념은 그 상징적 아이콘으로, “한국식 현대전 패키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우디가 감탄한 지점은 단순한 성능이 아니라, 이 패키지를 통해 스스로를 ‘지역 안보 허브’로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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