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는 ‘경장갑차’, 결과물은 40톤급 괴물이 됐다
Ajax 장갑차 사업은 영국군의 노후 정찰장갑차를 교체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애초 구상은 20톤 안팎의 경량 정찰차량이었지만, 요구 방어력이 계속 올라가면서 장갑이 얹히고 또 얹혔다.
그 결과 양산형은 기본 중량이 36톤을 넘고, 추가 장갑까지 붙이면 43톤 수준까지 치솟는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
문제는 이런 중량 증가가 원 설계 섀시와 현가장치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명백히 초과했다는 점이다.

무리한 장갑 추가가 만든 구조적 진동 지옥
차체는 애초 보다 훨씬 무거운 하중을 버티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행 중 진동과 충격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
내부 보고에 따르면 차체 패널 사이 공진, 특정 속도 구간에서의 진동 증폭, 서스펜션 피로 누적 등이 반복 지적됐다.
이건 단순 조립 불량이나 생산 편차가 아니라, ‘기초 설계와 실제 완성 중량의 불일치’에서 나온 구조적 결함에 가깝다.
정찰·고속 기동을 하라고 만든 장갑차가, 무게와 진동 때문에 야지 기동성도 떨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훈련장에서 터진 집단 구토, “운용 불능” 수준
최근 훈련에서 Ajax에 탑승한 병력 30여 명이 어지럼증·구토·두통을 호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차량 내부 소음과 진동이 기준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는 청력 이상 증상까지 보고됐다.
이는 단순한 멀미가 아니라, 특정 진동·소음 주파수가 승무원의 내이기관을 지속 자극해 초래하는 전형적인 ‘운용 불능 환경’이다.
전차·장갑차는 원래 어느 정도의 소음·충격은 감수하는 장비지만, 이 정도면 전투 지속 자체가 어렵다는 수준의 문제다.
땜질식 대책, 근본 원인은 그대로 남았다
문제가 불거진 뒤 영국군과 업체는 좌석 충격 흡수 패드 개선, 방음 헤드셋 지급, 차체 내부 방음·완충 패널 추가 같은 조치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런 보완책은 이미 발생한 진동·소음을 조금 완화하는 ‘증상 완화’ 조치에 불과했다.
차체 구조, 현가장치, 동력전달계에서 발생하는 근본 진동원과 공진 문제는 손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병사들에게는 “이 장갑차를 타면 전투보다 먼저 멀미와 두통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017년 전력화 계획, 2025년 겨우 ‘제한 운용’ 선언
Ajax는 원래 2017년부터 실전 배치를 시작한다는 계획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설계 변경과 추가 요구사항이 끝없이 붙으면서 시험·평가 일정이 줄줄이 밀렸다.
결국 여러 차례 지연 끝에 2025년에야 ‘초기 운용능력(IOC)’이 선언됐지만, 이것도 제한된 조건에서만 운용 가능한 수준이다.
승무 환경과 기계적 결함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전력화 단계를 강행한 탓에, “정치 일정 맞추기용 선언”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영국 내부에서 나오는 두 가지 해법
현재 영국 안에서는 Ajax를 두고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하나는 차체 구조·현가장치·진동 저감 설계까지 통째로 손보는 ‘근본적 재설계’ 후 계속 쓰자는 방안이다.
다른 하나는 아예 Ajax를 포기하고 Boxer 같은 차륜형 장갑차 플랫폼으로 갈아타 정찰·지원 임무를 대체하자는 방향이다.
전자는 시간·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고, 후자는 이미 수조 원을 쏟아부은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

남은 비용이냐, 병사 생존성이냐의 선택
Ajax 사업에는 이미 8조 원대에 해당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승무원이 정상적으로 타고 싸울 수 있느냐’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 선뜻 답을 못 하는 상황이다.
경제·산업·정치 논리를 앞세워 사업을 억지로 밀어붙일 경우, 실제 전쟁에서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건 결국 병사들이다.
집단 구토 사태 이후로는, Ajax를 있는 그대로 전력화하는 시나리오는 사실상 설득력을 잃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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