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화물선 맞았는데…“우리 아니다” 발 빼는 나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화물선 ‘나무호’가 피격됐는데도, 정작 가장 유력한 당사자는 여전히 “나 몰라라”에 가깝다.
우리 정부는 사건 열흘 만에 “이란 이외의 다른 공격 주체일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낮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란은 직접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근처에 해적 활동 정황도 없고, 해당 해역에서 무장 세력의 움직임이 새롭게 포착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 내부 판단은 사실상 이란 쪽을 향해 있다.
그럼에도 공식 발표에선 “최종 조사 전까지 특정 국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신중한 표현만 반복되며, 외교적 ‘눈치 보기’ 기류도 엿보인다.

“이란 말고 누가 쏘겠나”…그러나 공개적으로는 못 박지 않는 서울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란 이외의 다른 주체가 공격했을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근처에 해적이 있던 것도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해상 범죄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했다.
그러면서도 “정확한 증거 없이 우리가 이란에 ‘이란밖에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어, 공식적으로는 여지를 남겼다.
결국 한국 정부는 내부적으로는 이란을 공격 주체로 보고 있으면서도, 공개 발언에선 ‘추가 조사’라는 완충 장치를 두고 있는 셈이다.

증거 나오면 “응분의 외교 공세”…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정부는 비행체 잔해에 대한 정밀 분석을 거쳐 공격 주체가 확정되면 “응분의 외교적 공세”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그 수단으로는 외교적 규탄 성명, 주한 이란대사 초치, 국제기구에서의 문제 제기 등 단계적 조치가 거론된다.
외교부는 유사 피해를 당한 다른 국가들의 선례를 검토하며 대응 수위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유·가스 수송로가 걸려 있는 호르무즈 해협의 특성상, 한국도 이란과의 관계를 완전히 결딴낼 수는 없는 미묘한 딜레마에 처해 있다.
![속보] 이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6/CP-2025-0398/image-488dd4a7-ad32-44dd-b121-46948b12c418.jpeg)
“올해만 33번째 공격”…나무호 사건이 갖는 의미
외교부와 국제해사기구(IMO) 집계를 보면, 나무호 피격은 2월 미·이란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33번째 선박 공격이다.
이미 주요 해운·에너지 기업들 사이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전시 해역”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나무호 사건은 그 연쇄 공격의 일부이자, 한국 선박이 직접 타격을 받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이제는 ‘중동 긴장’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국적 선박과 선원들의 생명·재산과 직결된 위험으로 다가온 셈이다.

인도·중국·태국은 어떻게 반응했나…한국과 미묘하게 다른 톤
피격을 당한 다른 국가들의 대응은 강도와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인도는 즉각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해 공식 항의하며 “자국 선박 보호”를 강하게 요구했다.
중국은 공격 주체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우려를 표명한다”는 수준에서 정리해, 이란과의 전략 관계를 의식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태국은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자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뒤, 자국 총리가 “태국 유조선의 안전 통과에 대한 이란과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실질적인 안전 담보를 끌어냈다.

한국, “증거 확보”에 올인…잔해는 두바이 거쳐 한국으로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 잔해는 현지에서 수거돼 두바이 총영사관, 이어 주아랍에미리트(UAE) 대사관을 거쳐 한국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이 잔해가 드론인지, 미사일인지조차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정말 모른다”며, 재료·추진체·유도장치 등을 포함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외교전의 다음 수순은 ‘이게 정확히 어떤 무기였고, 누가 쐈는지’까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책임은 사실상 이란 쪽으로 쏠리는데…테헤란은 ‘버티기 모드’
한국 정부는 “이란 말고 다른 주체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못 박으면서도, 아직 이란을 공식 규탄하는 데에는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 중이다.
반대로 이란 측은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직접 인정하지 않은 채, ‘명시적 부정도, 명시적 인정도 피하는’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서방을 압박하면서도, 동시에 정면충돌로 제재·보복을 키우고 싶지 않은 이란 특유의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나무호 피격은, 한국이 미·이란 갈등과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리스크 속에서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놓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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