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가운데 선거인수에 견줘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곳이 50곳에 달했다. 특히 서울 송파구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가 14곳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았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이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광범위했다. 추가로 투표용지를 송부받은 투표소는 전국 67곳이었으며, 이 가운데 실제로 선거인수보다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곳은 50곳으로 집계됐다. 실제 부족했던 50곳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이 33곳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 6곳, 대구 4곳, 부산 3곳, 울산과 경남이 각 2곳씩 뒤를 따랐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투표 자체가 일시 중단되었던 투표소는 전국 22곳으로 더욱 심각한 상황을 드러냈다. 이 중 서울에서만 19곳이 발생했고, 송파구가 12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윤재수 선거정책실장은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원인을 사전투표율 증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본투표일에 투표용지가 과다하게 남는 경향이 생겼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이를 반영해 본투표일 투표용지를 전체 선거인 수의 50%를 기준으로만 인쇄했다. 전체 투표용지 수는 부족하지 않았지만, 투표소마다 선거일 투표자 수에 편차가 있어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선관위는 이번 사태 이전부터 투표용지 인쇄 규모를 축소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있었다. 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부 연구결과와 일선 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종합 관리지침을 수립했으며, 사무편람도 개정했다. 개정 내용에는 예상 사전투표율과 최근 선거의 투표율을 고려해 투표용지를 축소 인쇄할 수 있도록 했고, 대선과 총선은 선거인수의 60%,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선거는 50%를 하한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기준을 포함시켰다. 구·시·군선관위의 의결을 통해 지역 실정에 맞게 선거구 또는 투표구별로 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의 정책 판단 과정에서의 한계를 드러냈다. 사전투표율의 증가 추세를 반영하려는 의도는 있었지만, 지역별 투표 패턴의 차이와 투표소별 선거인수 편차를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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