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선거가 키운 음모론 비즈니스…선관위 ‘용지 부족’ 사태에 유튜버들 이틀간 2500만 원 챙겨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정치 유튜버들의 극단적 음모론 마케팅과 결합하며 거대한 수익 창출의 장으로 변질됐다. 선관위의 미숙한 선거 관리가 가라앉았던 부정선거 주장에 불을 붙이면서,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단 이틀 만에 수천만 원의 후원금을 쓸어 담았다.
유튜브 분석 플랫폼 플레이보드의 집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인근에서 현장 생중계를 진행한 상위 10개 채널이 지난 3일과 4일 이틀 동안 벌어들인 슈퍼챗 수익은 총 2502만 원으로 확인됐다. 날짜별로는 3일에 689만 원, 4일에 1813만 원이 쏟아졌다. 이들 채널의 평소 일평균 수익이 311만 원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300% 이상 급증한 수치다.

특히 구독자 26만 명을 보유한 한 유튜버는 이 기간에만 663만 원의 슈퍼챗 수익을 올렸다. 이는 해당 채널의 전월 한 달간 총수입인 1500만 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을 단 이틀 만에 달성한 규모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정치 유튜브 시장이 선관위의 행정 부실을 기점으로 다시 ‘특수’를 맞이한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본투표 당일인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광진구 등 수도권 일대 17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며 시작됐다. 송파구의 경우 전체 유권자의 50% 분량만 투표용지를 사전에 인쇄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이로 인해 투표가 일시 중단되고 대기표를 배부받은 유권자들이 밤늦게까지 줄을 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잠실7동 제2투표소의 경우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되는 파행을 겪었다.

현장에 집결한 보수 성향 유튜버들과 시위대는 “투표용지 부족은 부정선거에 투입된 가짜 투표지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거나 “이번 선거는 ‘6·3 부정선거’로 불러야 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실시간으로 유포했다.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발언이 이어질수록 시청자들의 후원금 결제 강도는 더욱 거세졌다. 4일에는 일부 보수단체 관계자들과 유튜버들이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밤샘 시위를 벌이며 “선거 무효”를 주장하기도 했다.
선관위의 안일한 기획과 현장 대응이 결과적으로 음모론 확산의 빌미를 제공하고, 자극적 콘텐츠로 돈을 버는 ‘사이버 레커’들의 지대를 넓혀주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허철훈 선관위 사무총장이 공정한 선거관리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청와대 역시 엄정 주시 방침을 밝혔으나, 부실 행정이 초래한 사회적 불신과 진영 갈등의 비즈니스화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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