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N-23에 집속탄을 얹었다는 뜻이 뭔가
북한은 KN-23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화성포-11가’)에 집속탄을 탑재해 시험했다고 밝혔다.
집속탄은 공중에서 모탄(母彈)이 터지면서 내부에 들어 있던 자탄 수십~수백 개가 사방으로 흩어져 떨어지는 구조다.
북한은 이번 시험으로 “약 6.5~7헥타르, 축구장 10개 크기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이 포착한 KN-23 비행거리(약 240km)를 고려하면, 실제 시험은 동해 무인도 인근 상공에서 자탄을 흩뿌리는 방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왜 ‘철벽 아이언 돔도 뚫린다’고 불리나
집속탄이 위험한 이유는 두 단계에 있다.
첫째, 모탄이 탄도 궤적으로 날아오는 동안엔 일반 탄도미사일과 다를 바 없어, 방공망이 “집속탄이냐, 일반탄두냐”를 외형만 보고 구분하기 어렵다.
둘째, 목표 상공에 도달해 모탄이 분해되고 자탄이 퍼져 버리면, 그때부턴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해진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쓴 집속탄 일부는 아이언 돔과 상·중·하층 다층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콘크리트 건물을 파괴하고 민간 지역에 상당한 피해를 냈다.
이스라엘조차 모든 탄을 막지 못한 이유가, 자탄이 흩어지는 고도·타이밍을 미사일마다 다르게 설정해 방어체계의 계산을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핵무기와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 양산 가속화하는 북한](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6/CP-2025-0398/image-ca35f837-f078-4d59-a48f-2d87aa36ba45.jpeg)
한국 방공망이 특히 더 불리한 이유
우리 군은 “집속탄을 탑재한 탄도미사일도 현행 방어체계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논리는 단순하다. 자탄이 살포되기 전에 모탄 단계에서 요격하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실이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1500km 이상 떨어져 있어, 조기 경보·대피·요격 준비 시간 여유가 상대적으로 있다.
반면 남북은 붙어 있다. KN-23 같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수도권까지 5분 이내에 날아올 수 있다.
탐지–위협 판정–요격 지시–발사–요격까지 전 과정을 이 짧은 시간 안에, 수십 발 동시 상황에서 모두 성공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한 발에 수십 발” + “가성비 엔진”의 조합
북한이 이번에 드러낸 건 집속탄만이 아니다.
전자기파로 전자 장비를 마비시키는 EMP탄, 전력망을 노리는 탄소섬유탄(‘정전 폭탄’), 저원가 재료를 쓴 SRBM 엔진 시험까지 같이 묶어 보여줬다.
집속탄은 인명·장비·시설을 대량 살상, 탄소섬유탄은 발전소·송전망을 마비, EMP는 통신·레이더·지휘체계를 ‘눈·귀 먼 상태’로 만드는 소프트 킬(soft kill) 무기다.
여기에 “저가 엔진으로 SRBM을 더 많이 찍어내겠다”는 시그널까지 겹치면, 한 발이 여러 발로 쪼개지는 집속탄과, 애초에 발수 자체를 늘리는 양산 SRBM 전술이 같이 굴러가게 된다.

왜 ‘악마의 무기’라는 이름이 붙는가
집속탄이 국제적으로 악명이 높은 건, 군사목표만이 아니라 민간인 살상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모탄이 도시 상공에서 터지면, 자탄은 건물·도로·학교·주거지를 가리지 않고 떨어진다.
자탄 일부는 불발된 채 남아 지뢰처럼 장기간 민간인 피해를 낳기도 한다.
이란·러시아·우크라이나 사례에서 보듯, 집속탄은 ‘전차·포병 제압용’이면서 동시에 ‘도시 위협용 공포무기’로 쓰이고 있다.
북한이 이런 무기를 “수도권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KN-23 계열에 적용했다”고 과시하는 것 자체가, 전면전 시 한국 민간 피해를 감안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우크라에 꽂힌 北미사일 KN-23 잔해 발견”…실전사용 첫 정황 [월드뷰]](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6/CP-2025-0398/image-83bf55cb-c1f7-4e1a-89aa-03438524c09c.webp)
한국 방어체계에 던지는 숙제
현실적으로, 한국이 해야 할 고민은 세 갈래로 갈린다.
첫째, 모탄 요격 확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
탐지–추적–요격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저고도·단거리 탄도탄에 특화된 요격 수단(개량 천궁, L-SAM, 패트리엇 운용 개념 개선 등)을 촘촘히 배치해야 한다.
둘째, ‘뚫렸을 때’ 피해를 줄이는 민방위·분산.
수도권 집중 인구·시설 구조를 조금이라도 분산하고, 탐지 즉시 지하 대피가 가능한 경보·대피 시스템을 현실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그나마 피해를 줄이는 데 민방위 체계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셋째, 소프트 킬에 대비한 전력·통신망 방호.
탄소섬유탄·EMP에 대비해 주요 발전소·송전선, 군 통신망·지휘망의 이중화·우회망·복구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전과 통신 마비가 길어질수록, 나머지 방어·타격 전력도 힘을 잃기 때문이다.

북한이 노리는 건 ‘방공망 붕괴 + 심리전’
결국 북한이 노리는 그림은 단순히 “철조망을 넘는 한 발”이 아니다.
집속탄으로 방어·주둔지·도시 외곽을 갈아엎고, 탄소섬유탄과 EMP로 전기·통신을 끊어 지휘체계를 흔들며,
저가 SRBM과 방사포를 물량으로 쏟아붓는 식으로 한국의 요격·민방위 체계를 동시에 과부하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 자체로 군사적 위협일 뿐 아니라, “이런 무기를 갖고 있으니 미국이 이란을 때리듯 우리를 건드리긴 힘들다”는 식의 심리전·억제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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