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을 피를 나누지 않은 유일한 타인으로 만나 미우나 고우나 내 모든 생을 함께했던 남편이 떠나면 아내의 세상은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린다.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아 덤덤한 듯 기운을 내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남편의 빈자리가 주는 타격은 온몸을 집어삼킨다.
홀로 남겨진 차가운 방 안에서 아내들이 매일 밤 눈물로 마주하게 되는 슬픔의 실상을 알아본다.

속을 썩이고 잔소리를 할 때조차도 늘 내 눈앞에서 숨을 쉬고 움직이던 동반자의 부재는 상상 이상의 거대한 절망으로 다가온다.
평생 삶의 중심 축을 이루고 있던 존재가 영영 사라졌다는 사실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에 거대한 구멍이 뚫린 듯한 허망함에 시달린다.
세상에 나를 가장 잘 알던 유일한 내 편이 이제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외로움이 온 삶을 짓누른다.

남편이 남겨두고 간 낡은 옷가지와 손때 묻은 안경 등을 정리할 때마다 가슴을 치는 후회가 해일처럼 밀려온다.
왜 그리 매일 고집을 부리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는지, 조금만 더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지 못했는지 스스로가 너무나 원망스러워진다.
자존심 때문에 끝내 고맙다거나 미안하다는 속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영영 이별하게 된 것이 평생의 한으로 가슴에 박힌다.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남편이 늘 앉아있던 거실 소파나 낡은 의자가 덩그러니 비어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금방이라도 나 왔어 하고 부를 것만 같은 환청에 시달리며 매일 밤 쓸쓸한 거실을 서성인다.
집안 구석구석 스며있는 남편의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이 되레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혼자 남은 아내의 심장을 매일 찌른다.

가장 가까운 동반자를 잃은 슬픔은 단순히 슬픈 감정을 넘어 앞으로 살아갈 모든 삶의 목적과 의미를 한순간에 앗아가 버린다.
아침에 눈을 떠도 해야 할 일도, 가고 싶은 곳도 없어 그저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며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낼 뿐이다.
남편이 없는 세상에서 나 혼자 숨을 쉬고 밥을 먹는 행위 자체가 죄스럽게 느껴져 극심한 우울증의 늪으로 빠져든다.

젊은 시절 자식들 키우고 먹고살기 위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만 하던 남편의 거칠었던 손과 굽은 등만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이제 겨우 숨을 돌리고 노년을 함께 보내나 싶었는데 좋은 것 한번 제대로 누려보지 못하고 황망히 떠난 남편의 인생이 너무나 가엽다.
차디찬 무덤 속에 홀로 누워있을 남편을 생각하면 목이 메어 밥 한 술조차 제대로 삼키지 못하고 눈물로 밤을 지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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