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는 안 좋지만” 동맹은 건재한 두 나라
여기서 말하는 두 나라는 미국과 일본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이 워싱턴 D.C.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미·일 동맹이 전혀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양국 간 일부 현안·갈등과는 별개로 군사·안보 동맹은 굳건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1960년 미·일 안보조약을 기반으로, 일본에는 여전히 약 5만 5천 명의 미군과 첨단 항공·해군 전력이 주둔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강조되었다.
미국, “동맹 강화가 우리의 임무”
미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미·일 동맹을 두고 “이를 지속하고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강화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전략적 초점이 서반구와 인도태평양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일본과의 동맹을 핵심 축으로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다. 이는 미국이 ‘미국 우선’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동맹과의 연대를 통해 역내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일본이 보는 안보 환경: “전후 가장 복잡하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가장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의 중국 군사 활동 강화, 대만해협 긴장, 북한의 미사일·핵 프로그램, 일본 인근 영공에서의 중·러 연합 공중 활동이 대표적인 위협으로 거론됐다. 하와이 호놀룰루 국방 포럼에서 그는 “세계 곳곳에서 전쟁 직전의 긴장이 감지된다”며, 뜻을 같이하는 태평양 국가들이 방위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세이 열도·대만 방향 방어 강화에 초점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회담에서 미·일 국방장관은 오키나와를 포함해 대만 방향으로 뻗어 있는 일본 난세이 열도 방위를 강화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기로 합의했다. 이는 대만 유사시나 동중국해 분쟁 상황에서 난세이 열도가 전략적 전초기지이자 완충지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한다. 재팬 타임스는 이 과정에서 일본의 군사비 지출 확대와 방위산업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고 전했다.

사상 최대 방위비, 장거리 타격 역량 키우는 일본
AP 통신에 따르면, 일본 내각은 2026년 국방 예산으로 약 83조 5천억 원(580억 달러)을 책정해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비를 승인했다. 이 가운데 9조 원 이상이 장거리 미사일 전력 강화에 배정되었고, 사거리 약 1,000km급 국산 개량형 12식 지대함 미사일 개발에만 1조 6천억 원대의 예산이 들어간다. 여기에 미국산 토마호크 도입, 무인 전력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일본은 단순 방어를 넘어 ‘반격 능력’을 점진적으로 갖춰 가는 중이다.

“미국 우선 = 동맹 배제”는 아니라는 메시지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 우선’ 정책이 미국의 고립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우리와 함께 투자하고 연대하는 동맹국들과 함께한다는 뜻”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전 세계와 각 지역에서 ‘힘을 통한 평화’를 실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즉, 미국이 동맹에 더 많은 역할과 부담을 요구하는 흐름 속에서도, 일본과 같은 핵심 동맹은 여전히 미국 전략의 중심 파트너로 남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한국과는 껄끄러워도, 미·일 축은 더 견고해지는 그림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역사·영토·외교 갈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미·일 간 군사 동맹과 전략 협력은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모습이다. 일본은 군사력·예산을 빠르게 늘리며 ‘전후 금기’였던 장거리 타격·반격 능력까지 갖추려 하고, 미국은 이를 환영하며 난세이 열도·대만 인근 방어에서 일본의 역할을 키우려 한다. 이 구조 속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 일본과의 실무 협력, 그리고 중국·북한을 둘러싼 전략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보다 정교한 외교·안보 계산이 필요해지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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