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창 시절의 순수한 추억을 공유하며 오랜만에 만나 웃고 떠들던 동창회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발길을 뚝 끊어버리는 시니어들이 급증하고 있다.
젊은 날의 정으로 엮인 관계도 세월의 흐름 속에 각자의 처지가 달라지면서 만남이 주는 즐거움보다 피로감이 훨씬 더 커지기 마련이다.
큰맘 먹고 나갔다가 오히려 마음의 상처와 씁쓸함만 안고 돌아와 결국 모임을 탈퇴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들을 알아본다.

가장 큰 이유는 만나기만 하면 자식의 대기업 취업이나 전문직 배우자 자랑, 그리고 재산 과시를 일삼으며 은근히 편을 가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나 옛 추억을 나누고 싶었으나 대화의 중심은 항상 누구 아파트가 올랐는지 같은 영양가 없는 재력 비교로 변질되기 쉽다.
내 평온한 일상까지 흔들어놓는 불편한 자랑질을 굳이 돈과 시간을 써가며 들어줄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순간 조용히 발길을 끊게 된다.

과거 학창 시절의 서열이나 추억에만 갇혀 여전히 상대방을 하대하거나 무례하게 선을 넘는 이기적인 행동에 깊은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수십 년이 흘러 엄연한 사회적 어른이 되었음에도 옛날 버릇을 못 고치고 함부로 말을 놓거나 분위기를 주도하려는 이들과는 대화가 섞이지 않는다.
서로의 나이 든 모습을 존중하고 배려해 주는 성숙함이 없는 만남은 즐거움보다 불쾌함만 더해줄 뿐이기에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가치관이나 정치적 성향, 종교적 신념의 차이로 인해 술자리에서 만나기만 하면 고성을 지르며 감정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부드럽게 포용하지 못하고 내 신념만 정답이라며 상대방을 억지로 설득하려 드는 순간 동창회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나이 들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안정과 평온함이기에 서로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껴입기보다 만남 자체를 피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쉽게 오해하고 삐치거나 모임에 나오지 않은 다른 동창의 험담을 일삼는 부정적인 뒷말에 지쳤기 때문이다.
오랜 친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돌아서면 남의 흉을 보고 시기 질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밀려온다.
안 그래도 남은 인생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데 굳이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현실적인 결론에 도달한 결과다.

모임의 목적이 순수한 친목이 아니라 보험 가입 권유나 다단계 판매, 혹은 돈을 빌려달라는 식의 사적인 욕심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반가운 마음에 나갔다가 결국 무언가를 요구하는 상대방의 이기적인 태도를 마주하면 배신감과 허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필요할 때만 아쉬운 소리를 하며 다가오는 인연은 결국 허무함만 남긴다는 것을 깨닫고 내 진짜 인생을 위해 과감하게 관계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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