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등장하는 미래 사회가 와도 강남 은마 아파트는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웃지 못할 농담이 부동산 시장에서 통용되곤 한다.
수십 년째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면서도 첫 삽조차 뜨지 못하는 은마 아파트의 재개발이 사실상 난항을 겪는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정보, 지식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해 은마 아파트와 같은 강남 대규모 단지의 재개발이 어려운 가장 큰 원인으로 ‘주민 간 의견 일치의 불가능성’을 꼽았다.
재건축은 수천 명에 달하는 소유주가 본인의 전 재산을 배팅하는 중대한 사업이다. 저마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수천 명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단지 규모가 클수록 조합원들의 목소리는 파편화되기 마련이다. 과도한 사회적 관심과 이에 따른 정치적 파급력도 큰 걸림돌이다.
은마 아파트나 압구정 현대아파트처럼 세간의 주목을 받는 상징적인 단지들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이로 인해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규제 레이더망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유 교수는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단지일수록 더 많은 규제와 태클이 걸리기 때문에 오히려 재건축 추진이 더욱 까다로워진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단지 내부의 복잡한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대규모 단지는 한 번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차수에 걸쳐 순차적으로 개발된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각 차수마다 적용된 건축법이 조금씩 달라 이해관계를 조정하기가 매우 복잡하다.
게다가 단지 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가와 대형 쇼핑센터 등 상업시설 소유주들과 아파트 주민 간의 입장 차이도 극명하다. 상가 동의를 얻지 못해 사업이 공전하는 일은 재건축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다.

결국 전 재산을 건 수천 명의 서로 다른 입장, 차수별로 상이한 건축법과 복잡한 상가 이해관계, 그리고 정권마다 바뀌는 정치적 규제라는 삼중고가 맞물려 있다.
은마 아파트 재개발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보다 먼 미래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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