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에서 쉽게 구하는 가지가 고지혈증 식단에 잘 어울리는 채소로 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고지혈증이라고 흔히 부르는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 LDL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지나치게 높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낮아진 상태를 말한다. 방치하면 혈관 벽에 지방이 쌓이는 죽상경화가 진행돼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국내에서는 30세 이상 성인의 40.5%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이때 식탁에 활용하기 좋은 채소 중 하나가 가지다. 가지는 그 자체가 고지혈증 치료제는 아니지만, 식이섬유가 포함된 채소이면서 보라색 껍질에 안토시아닌 계열 항산화 성분을 품고 있다. 포화지방이 많은 반찬 대신 가지처럼 채소 비중을 높이는 식사 방식은 혈중 지질을 관리하는 식단 원칙과도 잘 맞는다. 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는 식이섬유를 하루 25g 이상 섭취하고 채소와 잡곡, 해조류 등을 충분히 먹도록 권고하고 있다.

가지의 보라색 껍질에 많은 안토시아닌은 혈중 지질 관리에서 특히 눈여겨볼 성분이다
가지를 반으로 잘라보면 속은 하얗지만 껍질은 짙은 보라색이다. 이 색을 만드는 대표적인 성분이 안토시아닌이다. 가지 껍질에는 나수닌을 비롯한 안토시아닌계 색소가 존재하며, 항산화 작용과 관련해 꾸준히 연구돼 왔다. 국내 연구에서도 가지의 품종과 부위별 추출물을 분석해 항산화 활성을 확인했다.
특히 농촌진흥청이 국내외 임상 연구 41건, 총 2천788명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안토시아닌 섭취는 혈중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보였다. 가지 한 접시만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바로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지만, 껍질을 벗겨 버리기보다 함께 먹는 것이 가지의 보라색 식물성 성분을 섭취하는 데 유리한 이유다.

가지의 식이섬유도 고지혈증 식단에서 빼놓기 어려운 장점이다
콜레스테롤을 관리할 때 무조건 기름진 음식만 줄이는 것으로 끝내기 쉽다. 하지만 무엇을 새롭게 채워 넣느냐도 중요하다. 그중 하나가 식이섬유다. 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농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며 채소와 잡곡, 해조류 섭취를 강조한다.
가지는 식단의 채소량을 늘리기 쉬운 재료다. 큼직하게 썰어 익히면 부피가 있어 포만감을 더하기 좋고 고기 위주의 식사에 곁들이기도 쉽다. 특히 삼겹살이나 튀김처럼 지방이 많은 반찬 비중을 줄이고 그 자리를 가지찜이나 구운 가지로 바꾸면 한 끼 전체의 지방 섭취량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고지혈증 식사에서 제철 채소를 충분히 먹고 튀기거나 부치는 조리보다 찜과 삶기, 굽기를 선택하도록 안내한다.

가지는 기름에 푹 볶기보다 ‘쪄서’ 먹는 방법이 고지혈증 식단에 더 잘 어울린다
가지의 단점 아닌 단점은 스펀지처럼 기름을 잘 흡수한다는 것이다. 건강을 생각해 가지를 먹으면서 식용유를 넉넉하게 붓고 볶거나 튀겨버리면 한 접시의 지방과 열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고지혈증이 있다면 가지를 5~10분 정도 찐 뒤 양념을 가볍게 무쳐 먹는 방법이 활용하기 좋다.
조리 방식에 따른 가지의 성분 변화를 살펴본 국내 연구를 소개한 자료에서는 가지를 찌는 과정에서 총 폴리페놀과 클로로겐산 등 항산화 관련 성분의 이용 측면에서 유리한 결과가 보고됐다. 찐 가지에 다진 마늘과 대파, 식초를 넣고 간장은 소량만 사용하면 된다. 참기름이나 들기름도 향을 내는 정도로만 넣는 것이 좋다. 핵심은 가지를 먹는다는 이유로 기름을 과하게 사용하는 조리법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가지와 비교할 만한 고지혈증 음식은 ‘귀리’…LDL 관리에서는 더욱 직접적인 강점이 있다
가지와 함께 비교해볼 음식으로는 귀리가 있다. 가지가 채소와 항산화 성분을 식단에 추가하는 재료라면, 귀리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이 강점이다. 베타글루칸은 장에서 점성이 있는 형태를 만들고 담즙산 배출과 관련된 과정을 통해 혈중 LDL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소개된 연구 자료에서도 귀리 베타글루칸과 LDL 콜레스테롤 감소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따라서 아침에는 귀리나 오트밀을 먹고 점심이나 저녁 반찬으로 찐 가지를 곁들이는 식단도 좋다. 둘 중 무엇이 더 ‘강력한 약’인지 따질 필요는 없다. 귀리는 베타글루칸, 가지는 채소 식이섬유와 보라색 항산화 성분이라는 서로 다른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고지혈증 식단은 특정 음식 하나를 몰아서 먹기보다 포화지방과 단순당을 줄이고 다양한 채소와 통곡물을 꾸준히 먹는 방식이 중요하다.

실제 국내 사례
국내에서는 안토시아닌과 혈중 지질의 관계를 대규모 연구 자료로 분석한 사례가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진은 2023년 6월까지 발표된 국내외 안토시아닌 임상 연구 336건 가운데 지질 개선 효과를 확인한 41건, 총 2천788명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안토시아닌 섭취 후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이 낮아지는 효과가 확인됐으며, 관련 연구 결과는 2024년 농촌진흥청을 통해 공개됐다.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 증가도 식생활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국회 자료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2016년 약 62만4천 명에서 2021년 약 146만7천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가지는 약을 대신하는 음식은 아니지만, 기름진 반찬을 줄이고 채소 섭취량을 늘리는 식단에 활용하기 쉬운 재료다. 특히 껍질째 쪄서 싱겁게 무쳐 먹고 귀리와 같은 통곡물을 함께 챙기는 방식이라면 혈중 지질을 관리하는 일상 식단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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