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동은 단순히 식품을 오래 보관하는 방법이 아니라 일부 식재료의 조직과 영양 보존 방식까지 바꾼다
냉동실에 음식을 넣는 이유는 대부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베리류와 브로콜리, 팽이버섯처럼 얼리는 과정이 식품의 세포 조직이나 영양 성분 보존에 영향을 주는 재료도 있다. 식품 속 수분이 얼음 결정으로 변하면 세포 조직에 물리적인 변화가 생기고, 해동하거나 조리할 때 세포 안에 있던 성분이 빠져나오기 쉬운 상태가 될 수 있다. 다만 세 음식의 원리는 조금씩 다르다.
베리류는 안토시아닌과 비타민 같은 성분을 오래 유지하는 데 냉동의 장점이 크고, 팽이버섯은 단단한 세포벽이 손상되면서 내부 성분이 조리 과정에서 용출되기 쉬워진다. 브로콜리는 수확 후 감소하기 쉬운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을 비교적 오래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냉동의 장점이 있다. 급속냉동 기술이 비타민C 등 농산물 영양소 손실을 줄이는 기술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블루베리와 같은 베리류는 냉동하면 안토시아닌을 장기간 유지하기에 유리하다
블루베리와 블랙베리처럼 색이 짙은 베리류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항산화 색소가 풍부하다. 문제는 생과일 상태로 냉장고에 오래 보관하면 수확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품질과 일부 영양 성분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수확 상태가 좋을 때 빠르게 냉동하면 영양 변화를 늦추고 안토시아닌을 비교적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냉동 베리류가 계절과 관계없이 항산화 식품으로 활용되는 이유다.
냉동 과정에서 생기는 얼음 결정은 베리의 세포 조직을 손상시킨다. 실제로 블루베리를 해동하면 보라색 즙이 과육 전체로 번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세포 구조가 달라지면서 안토시아닌 색소가 이동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국내에 소개된 연구 자료에서는 생 블루베리보다 냉동 블루베리에서 단위 무게당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게 측정된 결과도 소개됐다. 특히 블루베리는 비타민C와 비타민K, 식이섬유와 다양한 폴리페놀을 함께 섭취할 수 있어 냉동 후 요구르트나 오트밀에 바로 넣어 먹기 좋다.

브로콜리는 냉동하면 수확 후 빠르게 줄어드는 비타민C와 항산화 성분을 오래 붙잡아 두기 좋다
브로콜리는 비타민C와 비타민K,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글루코시놀레이트 계열의 식물성 성분을 품고 있다. 하지만 수확한 뒤 마트와 가정 냉장고를 거쳐 오랫동안 보관하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일부 영양 성분도 감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태가 좋은 브로콜리를 빠르게 손질해 냉동하면 영양 손실 속도를 늦추는 데 유리하다. 냉동 농산물이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을 생채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돼 있다.
다만 브로콜리는 무조건 얼리기만 하면 설포라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음식은 아니다. 브로콜리의 글루코라파닌이 설포라판으로 전환되려면 미로시나아제라는 효소가 중요한데, 높은 온도의 데치기 과정은 이 효소의 활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 냉동 브로콜리 연구에서도 고온 블랜칭이 미로시나아제를 비활성화하는 문제가 확인됐다. 따라서 집에서 먹는다면 브로콜리를 잘게 자른 뒤 약 30분 정도 두었다가 가볍게 찌고 냉동하는 방법이 영양 성분 활용에 더 유리하다.

팽이버섯은 한번 얼리면 단단한 세포벽이 손상돼 내부 성분이 국물로 빠져나오기 쉬워진다
팽이버섯은 가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버섯의 세포벽은 사람의 소화효소만으로 완전히 분해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팽이버섯을 냉동하면 내부 수분이 얼면서 부피가 변하고 세포 조직에 물리적인 손상이 생긴다. 이후 냉동 상태의 팽이버섯을 찌개나 국에 넣고 가열하면 세포 안에 있던 성분이 조리액으로 용출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국내 건강정보에서도 팽이버섯을 얼리면 단단한 세포벽이 손상돼 내부 영양 성분이 분리되기 쉬워진다고 소개했다.
특히 팽이버섯에서 자주 언급되는 성분은 버섯 세포벽과 관련된 키틴·키토산 계열 성분과 식이섬유다. 여기에 버섯류의 다당류도 영양학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팽이버섯은 밑동을 제거한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지퍼백에 얇게 펼쳐 냉동하면 된다. 해동 과정 없이 된장찌개나 전골, 라면 국물에 바로 넣어 끓이면 조직이 부드러워지고 버섯의 감칠맛도 국물에 빠르게 퍼진다.

세 음식은 냉동 방법도 달라야 한다…무작정 봉지째 넣으면 오히려 맛이 떨어질 수 있다
베리류는 깨끗하게 씻은 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서로 붙지 않도록 넓게 펼쳐 먼저 얼린 뒤 밀폐용기에 옮기는 것이 좋다. 냉동 제품을 구입했다면 포장지에 ‘세척 후 섭취’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해동한 베리를 실온에 오래 방치하거나 다시 냉동하면 미생물 증식과 식감 저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브로콜리는 작은 송이로 자른 뒤 냉동하고, 팽이버섯은 밑동을 제거해 가닥을 나눈 상태로 소분하는 것이 편하다. 냉동한 채소와 버섯은 완전히 해동한 뒤 오래 두기보다 필요한 양만 꺼내 바로 조리하는 편이 좋다. 냉동한다고 없던 영양소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영양 손실을 늦추거나 세포 조직을 변화시켜 내부 성분이 조리 과정에서 나오기 쉬운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실제 국내 사례
국내에서도 농산물의 영양과 품질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냉동기술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사례가 있다. 농촌진흥청은 2016년 ‘농식품 냉동기술 국제심포지엄’을 열고 농산물 냉동식품의 연구 동향과 기술 개발 방향을 논의했다. 당시 급속냉동 기술은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비타민C 같은 영양소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소개됐다.
최근 국내에서도 냉동 블루베리와 팽이버섯 등 ‘얼려 먹기 좋은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건강정보에서는 냉동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 함량이 생과보다 높게 측정된 연구 결과가 소개됐고, 팽이버섯은 냉동 과정에서 세포벽이 손상돼 내부 성분이 쉽게 분리되는 식재료로 알려졌다. 냉동실을 단순한 식품 창고로만 생각했다면 베리류와 브로콜리, 팽이버섯만큼은 상태가 좋을 때 손질해 소분 냉동하는 것도 영양과 활용도를 함께 챙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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