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제로 닦아도 은근히 남는 생선 냄새…비린내 물질과 기름 찌꺼기가 팬 표면에 남기 때문이다
고등어나 갈치처럼 향이 강한 생선을 프라이팬에 굽고 나면 설거지를 해도 다음 요리를 할 때 은근한 비린내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생선 특유의 냄새를 만드는 대표적인 물질은 트리메틸아민이다. 수산물안전정보는 생선의 산화트리메틸아민이 분해되면서 트리메틸아민이 만들어지고, 이 물질이 생선 썩는 냄새와 비린내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생선을 굽는 과정에서는 지방과 단백질 찌꺼기도 팬에 얇게 달라붙는다. 눈에는 깨끗해 보여도 미세하게 남은 기름막과 냄새 물질 때문에 팬을 다시 가열했을 때 비린 향이 느껴질 수 있다. 이때 살림법으로 활용되는 것이 버리기 쉬운 무 밑동의 잘린 단면으로 프라이팬을 문지르는 방법이다.

무는 약 94%가 수분…거친 단면으로 문지르면 팬에 남은 기름과 찌꺼기를 떼어내는 데 유리하다
무 밑동을 잘라보면 단면이 단단하면서도 수분이 많다. 농촌진흥청이 소개한 무의 일반 성분 자료에 따르면 무는 수분이 약 94%를 차지한다. 이처럼 수분을 머금은 무의 단면을 프라이팬에 밀착해 문지르면 팬 표면을 적시면서 생선을 구운 뒤 남은 얇은 기름막과 눌어붙은 찌꺼기를 물리적으로 닦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무 밑동은 키친타월처럼 쉽게 찢어지지 않고 손으로 잡기 편해 팬 바닥을 원을 그리듯 문지르기 좋다. 생선 비린내 성분인 트리메틸아민은 수용성 특성이 있어 물로 씻어내는 과정에서도 일부 제거할 수 있다. 무의 풍부한 수분과 단면을 이용해 먼저 팬 표면의 잔여물을 닦아낸 뒤 세제로 씻으면 바로 설거지하는 것보다 냄새 원인이 남을 공간을 줄이는 데 유리한 셈이다.

무 특유의 글루코시놀레이트와 이소티오시아네이트 성분도 주목할 만하다
무를 썰거나 갈았을 때 특유의 알싸한 향이 올라오는 이유 중 하나는 배추과 채소에 들어 있는 글루코시놀레이트와 그 분해산물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무에 다양한 글루코시놀레이트가 들어 있으며 분해산물인 알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항균 작용을 하는 기능성 물질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알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곰팡이와 여러 세균의 발육을 억제하는 항미생물 소재로 연구돼 왔다.
무 단면을 팬에 문지르는 과정에서는 무 조직이 으깨지면서 수분과 특유의 향미 성분이 표면에 묻게 된다. 여기에 무 자체의 강한 향이 생선 잔향을 줄이는 데 보조적으로 작용하고, 이후 주방세제로 다시 세척하면 팬 표면에 남은 잔여물을 더욱 깔끔하게 씻어낼 수 있다.

무 밑동은 2~3cm 두께로 잘라 따뜻한 프라이팬을 원을 그리듯 문지르면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생선을 구운 뒤 프라이팬에 남은 기름을 키친타월로 먼저 닦아낸다. 팬이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울 때 바로 무를 대지 말고 충분히 식힌 뒤 미지근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무 밑동을 약 2~3cm 두께로 잘라 단면이 넓게 나오도록 준비하고 잘린 면을 팬 바닥에 밀착시킨다. 이후 원을 그리듯 팬 전체를 1~2분 정도 꼼꼼하게 문지른다.
생선이 눌어붙었던 부분은 무 단면을 앞뒤로 여러 번 움직여 닦아준다. 무 단면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기름이 많이 묻었다면 얇게 한 번 잘라 새 단면을 만든 뒤 다시 문지르면 된다. 마지막에는 미지근한 물과 주방세제로 평소처럼 세척하고 물기를 완전히 말린다. 코팅 프라이팬은 철수세미나 거친 연마제를 사용할 경우 표면이 손상될 수 있어 부드러운 재료를 이용한 세척이 중요하다.

무 밑동을 버리지 않고 냉장고에 따로 보관하면 생선 굽는 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무를 국이나 조림에 사용하고 나면 뿌리 끝이나 밑동 부분이 애매하게 남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을 바로 버리지 않고 깨끗하게 씻어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했다가 생선을 굽는 날 프라이팬 청소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곰팡이가 생기거나 물러진 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비린내가 매우 심하게 남았다면 무로 먼저 팬을 문지른 뒤 식초와 물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생선 비린내의 대표 물질인 트리메틸아민은 염기성 아민 계열 물질로 산성 성분과 반응하면 휘발성이 줄어 냄새가 완화될 수 있다. 실제 생선 비린내 제거에 식초나 레몬을 활용하는 이유도 이런 원리 때문이다. 무 밑동으로 찌꺼기와 기름막을 먼저 닦고 세제로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적인 생선 냄새 관리에는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실제 국내 사례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생선 비린내를 줄이기 위해 단순히 향을 덮는 것이 아니라 냄새 원인 물질인 트리메틸아민을 줄이는 기술을 실제 제품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국내 간편식 생선구이 제조 현장을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고등어 제품의 비린내를 줄이기 위해 사과 추출물을 적용해 폴리페놀 성분으로 트리메틸아민을 저감하는 방식을 활용했으며, 동원산업은 생선 손질 과정에서 세라믹의 흡착 효과를 이용해 핏물과 부유물을 제거하는 특허 기술을 적용했다.
이 사례는 생선 냄새를 없애는 핵심이 강한 향으로 가리는 것보다 트리메틸아민과 기름, 표면 잔여물을 줄이는 데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정에서 무 밑동으로 프라이팬을 문지르는 방법 역시 전문적인 식품 제조 기술과 동일한 방식은 아니지만, 수분이 많은 무의 단면으로 팬 표면의 기름막과 잔여물을 먼저 닦아낸 뒤 세척한다는 점에서 활용하기 쉬운 생활 속 청소법이다. 생선을 자주 굽는 집이라면 버리던 무 밑동을 바로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기보다 프라이팬을 한 번 문지른 뒤 설거지하는 데 활용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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