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나토 행, 메시지는 ‘북핵·북러’
이재명 대통령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방위산업 포럼 기조연설과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나토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K뉴스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북러 군사협력 심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북한 무기 사용, 사이버·자금조달 네트워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이를 “유럽 안보와도 직결된 문제”라고 규정했다. 사실상 “북한 문제는 더 이상 동북아 지역 현안이 아니라, 나토의 후방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리스크”라는 프레이밍을 내세운 셈이다.
![속보]이재명 대통령](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5-0398/image-98afdf7b-fa3b-4067-8ae2-b435fa59cbc4.jpeg)
북러–우크라이나 전쟁, 왜 유럽에 북핵을 끌어당기나
유럽이 북한 이슈에 깊이 관여하게 된 계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러 무기 거래가 있다. 서방·한국 등 11개국이 참여한 다자 제재 감시 보고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900만 발의 포탄·로켓탄과 10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제공했고, 러시아가 이를 우크라이나 도시·인프라 공격에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2024년 10월 이후 1만1천 명이 넘는 북한군 인력이 러시아 후방에서 전쟁 지원·훈련에 투입됐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나토·EU는 북한의 무기 생산 능력이 유럽 전쟁의 ‘탄약 창고’ 역할을 하는 상황을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북핵·미사일·포탄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다.

나토와 한국이 주목하는 ‘실무 협력’의 네 축
이번 협력 요청의 실질적 방향은 네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북러 무기 거래·기술 협력에 관한 정보 공유 강화다. 이미 2024년 윤석열 정부 시기에도 한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북한제 무기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한 바 있고, 이 라인을 이재명 정부가 더 확장하고 있다. 둘째, 금융·해운 제재 공조다. 나토 회원국 상당수가 G7·EU 제재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어, 북한 무기 수출에 동원되는 페이퍼 컴퍼니·우회 은행·그림자 선박 추적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셋째, 미사일 발사·탄도 궤적 추적이다. 유럽의 조기경보·레이더·위성망 데이터를 한국·미국 정보와 결합하면, 북한 미사일 기술 발전과 실전 사용 사례를 더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다. 넷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수집된 북한 무기 성능 데이터를 한반도 방어계획에 반영하는 작업이다.
![ET톡]무기거상 대한민국 - 전자신문](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5-0398/image-81870fdb-e7cc-47a7-adb4-7d112c378106.jpeg)
‘방산 수출’만이 아니라 ‘방산 파트너십 2.0’
이재명 대통령은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단순 무기 거래를 넘어 공동 연구·생산·운용을 아우르는 ‘한–나토 방산협력 2.0’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안정된 생산 능력과 검증된 기술, 나토의 오랜 운용 경험이 결합하면 양측 방위력이 동시에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외교·안보 라인은 이를 통해 한국 방산 기업들이 나토 공동조달 시장에 진입할 제도적 기반(프레임워크 조달 협정)을 마련하고, 동시에 나토 표준·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한국 무기 체계가 나토의 제재·감시·정보 시스템과 호환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형식은 ‘산업 협력’이지만, 실질은 ‘북핵·북러 감시를 위한 정보·표준 동맹에 더 깊이 발을 들이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나토가 한반도에 군대 보내나? 그럴 가능성은 낮다
일부에서는 “나토가 한반도 방어에 직접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과장된 전망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나토는 회원국 상호 방위를 규정한 조약 기반 군사동맹이며, 한국은 어디까지나 ‘파트너 국가’에 해당한다. 현재 논의되는 협력의 중심은 방산·정보·제재·표준 공조이지, 조약상 자동 개입을 전제로 한 군사 배치가 아니다. 오히려 나토 내부에선 “한국이 나토의 군사작전 부담을 나누기보다는, 나토의 정보를 활용해 자국 방어와 방산 수출을 강화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어, 한국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안보 파트너’로 자리 잡느냐가 향후 협력 폭을 좌우할 변수가 되고 있다.

‘한국만으로는 못 막는다’가 의미하는 것
이재명 정부가 북핵·미사일 대응에서 유럽까지 찾아간 것은, 군사력 자체의 부족이라기보다 ‘단독 제재와 감시로는 북러·북중 네트워크를 끊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인정한 행보로 볼 수 있다.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고, 전술핵 배치에 대비하는 군사적 대응은 한·미 동맹과 한국군 자체로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부품·기술·자금을 조달하는 경로는 러시아·중국·중동·아프리카·유럽에 걸친 글로벌 네트워크를 타고 흘러가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려면 유럽 금융·수출통제·제재 집행망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국만으로는 이제 북한을 못 막는다”는 말 속에는, 군사력뿐 아니라 제재·정보·외교까지 포함한 ‘전체 네트워크’를 한국이 홀로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이 깔려 있다.

새 전선은 요격이 아닌 ‘사전 차단망’
결국 북핵 저지 전선은 미사일이 발사된 뒤를 쫓는 요격·방어에서, 그 미사일과 포탄이 만들어지기 전 단계인 자금·부품·기술·훈련·외교적 후방을 틀어막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나토와의 협력은 북한 무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부품이 어느 항만을 통해 들어오고, 어떤 금융망·암호화폐·차명계좌를 통해 돈이 오가며, 러시아 전장에서 어떤 성능 피드백이 평양으로 되돌아가는지를 함께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한국 입장에선 나토·EU의 제재 집행 경험과 데이터, 표준을 공유받는 대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장에서 수집한 북한 무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상호 의존적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한반도 안에서만 ‘요격’에 머무르던 북핵 대응이, 이제는 유럽·중동·러시아까지 뻗어 있는 공급망과 제재망을 겨냥한 ‘사전 차단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나토 방문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한·나토 관계의 성격을 바꾸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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