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탈북, 2016~2017년 ‘예능 스타’가 되기까지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임지현은 2014년 한국에 입국해 정착한 탈북 여성으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모란봉 클럽’과 ‘남남북녀’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프로그램에서 그는 평안남도 안주 출신 탈북자로서 북한 생활과 탈북 과정을 비교적 솔직하게 전하며 화제를 모았다. 일부 한국 언론은 그가 서울에서 학원에 다니고, 방송 출연료와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을 꾸려가며 ‘탈북 성공 스토리’의 아이콘처럼 소비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그의 개인사와 가족 관계, 중국에서의 생활 등은 프로그램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는 증언도 뒤늦게 나왔다.
![K스타] '재입북' 임지현 “압록강 헤엄쳐 북으로 갔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7/CP-2025-0398/image-eed1f270-64d1-46d0-88a4-e4ca7c2b5f09.jpeg)
2017년 갑작스러운 실종과 북한 TV 등장
2017년 봄, 임지현은 중국에 다녀오겠다며 지인들에게만 짧게 알린 뒤 한국에서 자취를 감췄다. 몇 달 뒤인 그해 7월, 그는 북한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uriminzokkiri)’가 공개한 영상에 전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한국 생활을 “지옥 같은 나날”이라고 표현했다. 영상에서 그는 “돈만이 전부인 나라에서 유흥업소 등지에서 일하며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며, 한국 TV 프로그램들이 대본을 강요했고 “북한을 헐뜯는 거짓 증언을 시켰다”고 비난했다. 자신은 “지난달 다시 조국으로 돌아와 평안남도 안주에 있는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 생활 여건이나 위치에 대한 구체한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자진 월북설 vs 납치설
임지현의 재입북 과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두 가지 설이 대립한다. 첫째, 자진 월북설이다. 전 남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인물은 한국 언론에 “헤어진 직후 임지현에게서 ‘나는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증언하며, 그는 중국을 경유해 스스로 북중 접경을 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지현 본인도 북한 선전 영상에서 “압록강을 헤엄쳐 건너 돌아왔다”며 납치설을 “새빨간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둘째, 납치설이다. 일부 탈북자와 인권단체, 대북 전문가들은 그가 중국에서 가족 송출·송금 문제를 해결하려다 국가보위성 요원에게 붙잡혀 강제 송환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국 경찰과 정보당국도 당시 “중국에서의 동선과 통신 기록을 조사 중이며, 자진·강제 두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선전 영상, 얼마나 ‘자발적’이었나
임지현은 2017년 7~8월 사이 최소 세 차례 북한 선전 영상에 등장해 한국 방송과 탈북자 단체들이 “대본에 따라 북한을 비인간적으로 묘사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프로그램이 “인간 쓰레기의 거짓말을 바탕으로 기획된 것”이라며, 자신이 한국에서 했던 발언을 ‘산더미 같은 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방송사 측은 “대본 강요는 없었고, 출연자들이 자발적으로 경험을 이야기했다”고 반박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북한 선전 영상에 등장하는 재입북자의 발언은 강압·감시 하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며, “자발적 증언”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해 왔다. 실제로 다른 재입북 사례들 중 상당수는 이후 다시 한국으로 탈출해, 당시 발언이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후 행방, 공식 정보는 ‘0’
임지현은 2017년 8월 선전 영상 이후 북한 매체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 정부나 국제기구, 언론이 그 이후 그의 구체적 행방을 확인했다는 공식 보고는 현재까지 없다. 일부 탈북자 출신 인사들은 “북한에서 선전용으로 한두 차례 쓰인 뒤, 정치범 수용소나 보위성 관리 하에 사실상 ‘영구 격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한다. 반대로 어떤 이들은 그가 여전히 안주 인근에서 가족과 함께 살 수 있지만, 철저한 감시 아래 외부와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됐을 수 있다고 본다. 어느 쪽이든, 외부 세계가 그의 생사와 생활 조건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재입북 현상의 상징적 사례가 된 이유
한국 통일부는 2017년 당시까지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매체에 다시 등장한 재입북·강제송환 탈북자가 25명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는 나중에 다시 한국으로 탈출했지만, 임지현처럼 공개 이후 행방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사례는 드물다. 그는 한국에서 비교적 유명한 ‘탈북 예능인’이었고, 북한이 그를 앞세워 한국 사회를 “지옥”으로 선전했기 때문에 상징성이 더 커졌다. 이 사건 이후 탈북자 사회에서는 “가족 송출·송금 때문에 중국을 오가다 국가보위성 표적이 되는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훨씬 높아졌고, 한국 정부도 탈북자 방송 출연자에 대한 보호·관리 방안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예능 스타에서 선전 도구로”가 던진 메시지
임지현 사례는 탈북자 개개인의 삶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또 북한이 이를 어떻게 되갚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 실상 폭로’와 ‘성공한 탈북자’ 서사가 동원됐고, 북한에서는 같은 인물을 앞세워 “한국은 지옥, 북한이 진짜 조국”이라는 반대 서사를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당사자의 의지와 안전, 가족의 생존권은 양측 모두에게 후순위로 밀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금으로서는 임지현이 살아 있는지, 어디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의 이름은 탈북자 3만여 명이 안고 있는 취약성과, 북한 체제가 재입북자를 어떻게 정치적으로 도구화하는지를 상징하는 사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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