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스마트폰 태양의 후예 넣었더니 순식간에 삭제

북한은 2013년 5월에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첫 스마트폰을 대중에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이후 진달래와 삼태성 등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무려 2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스마트폰 기종이 시장에 출시됐다. 현재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스마트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적인 생활필수품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과거에는 유선 전화나 2G 수동식 전화기를 주로 사용했으나 이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이 필수 기기가 됐다. 지나가는 개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정도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대다수의 승객이 화면을 들여다보며 게임을 즐기거나 전자책을 읽는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북한 내부에 개통된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총 785만 개를 달성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는 북한 전체 인구 대비 약 29.5%에 이르는 스마트폰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북한 당국은 지난 2023년부터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4G 네트워크망을 현지에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했다.
취재팀은 실제 북한 내부에서 주민들이 직접 사용하던 최신 스마트폰 단말기 2대를 어렵사리 직접 입수했다. 이 스마트폰은 각각 삼태성8과 해양701이라는 명칭을 가진 모델로 모두 2023년에 생산된 최신 제품들이다. 이 기기들은 철저하게 통제된 국가 허용 내부 인트라넷망만 연결되며 전 세계가 사용하는 일반 인터넷 접속은 원천 차단된다.

외형이나 조작 방식은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제품과 매우 유사하며 전자결제 지불 기능 등 자체 편의 기능도 들어있다. 하지만 기기를 작동하는 순간부터 정권이 심어놓은 촘촘한 검열 기능들이 사용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문자 메시지 입력창에 남한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괴뢰 지역이라는 멸칭으로 강제 변환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한국이라는 단어를 타이핑하면 화면에는 글자 대신 아예 별표 기호가 표시되며 단어 전송 자체가 철저히 막힌다. 오빠라는 남한식 유행 말투를 입력창에 쓰면 자동으로 동지라는 북한식 단어로 바뀌며 경고 팝업창이 화면에 뜬다. 심지어 자기라는 친근한 호칭을 쓰면 부부 사이에서는 절대 사용하지 말라는 황당한 지시 메시지까지 액정에 출력된다.

사용자가 기기로 무엇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열람이력이라는 공포스러운 감시 애플리케이션도 기본 탑재됐다. 이 앱은 사용자의 실제 스마트폰 구동 화면을 5분에서 10분 단위로 무단 캡처하여 단말기 내부에 강제로 저장한다. 이렇게 은밀하게 캡처된 기록들은 사용자가 임의로 확인할 수 없으며 오직 당국의 사후 검열 용도로만 철저히 활용된다.
취재팀은 북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자 엘리트 탈북민인 장혁 씨와 함께 단말기 보안 성능을 테스트하는 실험을 가졌다.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 영상 파일이 담긴 외장 메모리 카드를 구동 중인 삼태성8 단말기에 직접 연결했다. 스마트폰 폴더 앱에 영상 파일들이 정상적으로 노출되었고 취재진이 비디오 파일을 재생하기 위해 화면을 터치했다.

그 순간 화면에는 국가의 공식 승인 서명을 받지 못해 재생할 수 없다는 차단 경고 안내 문구가 갑자기 나타났다. 동시에 단말기 내부 검열 시스템이 작동하며 폴더 안에 들어있던 드라마 영상 원본 파일들을 순식간에 강제 삭제했다. 이는 북한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자체 개조하여 강제로 심어놓은 감시 프로그램인 붉은기가 정상 작동했기 때문이다.
붉은기 시스템은 스마트폰 내부의 모든 디지털 콘텐츠가 정권의 공식 승인을 받은 정당한 파일인지 실시간으로 판별한다. 당국이 정식으로 승인하여 안전하다고 판단한 서명 파일에는 붉은별이라는 고유 표식이 부여되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비승인 파일은 기기 내부에서 절대로 재생할 수 없도록 설계했으며 발견 즉시 데이터를 무조건 영구 소멸시킨다.
초창기에는 이러한 정교한 서명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 북한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한류 문화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이에 극심한 체제 위협을 느낀 북한 정권은 지난 2015년경부터 붉은기 1.0이라는 서명 통제 시스템을 단말기에 의무 장착했다. 구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북한 정권은 운영체제를 극단적으로 뜯어고쳐 주민들을 감시하는 가장 완벽한 디지털 수용소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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