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찌개는 재료보다 ‘순서’가 맛을 바꾼다
집에서 김치찌개를 끓이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든다. 분명 신김치도 넣었고 삼겹살도 아끼지 않았는데, 국물이 어딘가 허전하다. 얼큰하긴 한데 깊은 맛이 부족하다. 그래서 다시 고춧가루를 넣고, 다시 간을 맞춰본다.
그런데도 전문점에서 먹던 그 진한 국물은 잘 나오지 않는다. 얼마 전 한 김치찌개 전문점을 취재하면서 주방을 유심히 본 적이 있다. 의외였다. 물을 가장 먼저 붓는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모든 과정은 볶는 것부터 시작됐다.

삼겹살에서 나온 기름을 그냥 지나치면 아쉽다
첫 번째 비결은 삼겹살이다. 냄비에 삼겹살과 다진 마늘을 먼저 넣고 충분히 볶는다. 고기에서 기름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찌개의 맛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불을 너무 세게 올리기보다 중약불에서 천천히 볶는 것이 좋다. 마늘 향이 올라오고 삼겹살 표면이 노릇해질 무렵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이 기름은 단순히 고기 기름이 아니다. 뒤에 들어갈 양념의 향을 살려주는 역할까지 한다.
고춧가루와 김치는 ‘볶는 시간’이 맛을 만든다
삼겹살 기름이 충분히 나왔다면 고춧가루를 넣어 짧게 볶아준다. 이 과정에서 고춧가루 특유의 텁텁한 맛은 줄고 고소한 향이 살아난다. 이어 김치를 넣고 다시 볶는다.
여기서 바로 물을 많이 붓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물을 소량만 넣고 김치와 양념이 걸쭉해질 때까지 한 번 더 끓인다. 이 과정이 지나면 김치의 신맛과 양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국물의 바탕이 만들어진다. 생각보다 이 차이가 크다.

쌀뜨물을 두 번 나눠 넣는 이유
걸쭉해진 상태가 되면 쌀뜨물을 냄비 중간 정도까지 붓고 한 번 끓인다. 이후 부족한 만큼 다시 쌀뜨물을 추가해 한 번 더 끓여준다.
쌀뜨물에는 전분 성분이 남아 있어 국물을 조금 더 부드럽고 묵직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김치의 강한 신맛도 한결 부드럽게 느껴진다. 마지막에는 참치액을 소량 넣어 감칠맛을 더하면 된다. 너무 많이 넣을 필요는 없다. 한두 숟갈 정도만으로도 국물의 깊이가 달라진다.
실제로 집밥을 자주 한다는 40대 주부 김모 씨는 “예전에는 물만 넣고 바로 끓였는데, 김치를 충분히 볶고 쌀뜨물을 넣기 시작한 뒤부터 가족들이 밖에서 사온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맛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놓치는 것이 있다
김치찌개는 오래 끓인다고 무조건 맛있어지는 음식이 아니다. 어떤 재료를 넣느냐보다 재료를 언제 넣느냐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기자도 여러 요리 전문가를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있다.
“김치찌개는 끓이는 음식이 아니라 볶아서 만드는 음식이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집에서 만든 김치찌개와 전문점 김치찌개의 차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처럼 들렸다.

작은 순서 하나가 국물의 깊이를 만든다
비싼 육수를 사지 않아도 된다. 특별한 양념을 여러 개 준비할 필요도 없다. 삼겹살과 마늘을 먼저 볶고, 고춧가루와 김치를 충분히 볶아 향을 끌어낸 뒤 쌀뜨물을 두 번 나눠 넣어 끓이는 것. 여기에 마지막으로 참치액을 조금 더하는 순서만 지켜도 국물은 한층 진해진다.
평소와 같은 재료인데도 숟가락을 떠보는 순간 “오늘은 왜 이렇게 맛있지?”라는 말이 먼저 나올 수 있다. 김치찌개의 비결은 의외로 냄비에 물을 붓기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댓글3
주부25년차 이제서야 김치찌게 비법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정보다. 맛은 사소한 차이에서 갈린다.
심도하
이거를 기사라고 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