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이나 간식으로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먹는 떡, 혈당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끝내고 출출한 오후가 되면 냉장고나 식탁 위에 놓인 떡 한두 개가 눈에 들어온다. 가래떡을 그냥 구워 먹기도 하고, 달콤한 꿀떡이나 쫀득한 찹쌀떡을 커피와 함께 먹기도 한다. 특히 떡은 빵이나 과자보다 덜 자극적이고 전통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건강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떡의 겉모습이나 단맛보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탄수화물의 양과 형태다. 대한당뇨병학회도 당뇨병 환자의 식후 혈당은 식사에 포함된 당질의 총량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하며, 달지 않은 밥이나 떡, 국수, 빵 역시 소화 과정에서 혈당을 올리는 탄수화물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단맛만으로 안전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안내한다.
특히 꿀떡은 당질과 열량이 높은 주의 식품으로 제시돼 있다. 한국인의 식사에서 곡류와 곡류 가공품이 혈당부하에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곡류 및 곡류 제품이 전체 식사혈당부하의 85.3%를 차지했고, 곡류 제품의 평균 혈당지수는 72.6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가래떡·꿀떡·찹쌀떡을 ‘당뇨 환자는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혈당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양과 섭취 빈도를 특히 조심해야 하는 음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세 가지가 혈당에 불리한 이유는 단순히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서가 아니다. 쌀을 주원료로 만들어 탄수화물 밀도가 높고, 떡을 만드는 과정에서 쌀알의 구조가 크게 변하면서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 쉬운 데다, 꿀떡과 찹쌀떡처럼 당류가 추가되는 제품은 여기에 단맛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가래떡은 달지 않은데 왜 혈당을 걱정해야 할까
가래떡을 보면 특별히 단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얀 떡을 썰어 떡국을 끓여 먹거나 프라이팬에 구워 먹고, 꿀이나 조청을 찍어 먹기도 한다. 그래서 당뇨가 걱정되는 사람 가운데는 ‘설탕이 들어 있지 않으니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혈당 관리에서는 이 판단이 빗나갈 수 있다. 가래떡의 기본 재료가 쌀이기 때문이다. 쌀의 전분은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흡수되면서 혈당을 올린다. 즉 음식 자체가 달지 않아도 탄수화물이 많으면 혈당은 올라갈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역시 ‘달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밥이나 떡을 혈당 관리에 유리한 식품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특히 가래떡의 문제는 먹는 양을 조절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데 있다. 한두 조각만 먹으려고 잘라놓아도 떡국 한 그릇에는 여러 조각이 들어가고, 구운 가래떡은 간식처럼 계속 집어 먹기 쉽다.
떡은 수분이 적고 탄수화물이 농축된 형태이기 때문에 밥과 비교해도 ‘몇 조각 먹었는지’만으로 실제 탄수화물 섭취량을 가늠하기 어렵다. 여기에 조청이나 꿀을 찍으면 상황은 더 달라진다. 가래떡 자체의 전분에 단순당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래떡을 한 번 먹었다고 당뇨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혈당은 한 가지 음식보다 전체 식사량과 활동량, 약물 복용, 인슐린 분비 능력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이미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로 혈당을 관리하고 있다면 가래떡을 밥과 별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떡도 엄연히 탄수화물 식품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떡국을 먹으면서 밥까지 한 공기 먹는다면 쌀로 만든 탄수화물 식품이 한 끼에 겹치는 셈이다. 반대로 떡국을 먹는 날에는 밥을 추가하지 않고 달걀이나 두부, 살코기와 채소를 함께 구성하는 방식으로 식사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기자가 식탁에서 특히 주목하는 부분도 이것이다. 가래떡의 가장 큰 문제는 ‘하얀색’이나 ‘단맛’이 아니라 탄수화물 식품이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는 것이다. 달지 않다고 방심하는 순간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

꿀떡은 쌀 전분에 단맛까지 겹쳐 혈당 관리가 더 까다롭다
세 가지 가운데 혈당 관리 관점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주의할 만한 것이 꿀떡이다. 이름부터 꿀이 들어간다. 쫀득한 떡 안에 설탕이나 꿀 등을 이용한 달콤한 소가 들어가고, 겉의 떡은 쌀을 원료로 한다. 결국 한입을 먹었을 때 탄수화물 공급원이 두 겹으로 들어오는 셈이다. 떡 부분의 전분이 소화되면서 포도당으로 전환되고, 소에 들어간 당류 역시 흡수 가능한 당으로 작용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꿀떡을 당질과 열량이 높아 혈당 조절에 주의해야 할 식품으로 분류한 것도 이런 특성과 관련이 있다. 꿀떡이 더욱 조심스러운 이유는 크기와 식감이다. 보통 한입 또는 두입에 먹을 수 있고 부드럽고 쫀득해 여러 개를 연달아 먹기 쉽다. 밥 한 공기를 먹을 때는 ‘한 공기’라는 양을 의식하지만, 꿀떡은 접시에 몇 개만 놓여 있어도 어느새 여러 개가 사라진다. 특히 명절이나 가족 모임에서는 이런 일이 흔하다. 차를 마시면서 하나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나 더 먹고, 남은 떡이 아까워 또 집어 먹는다. 혈당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이런 누적이다. 단 한 개의 음식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들어오는 탄수화물의 양이 많아지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또 꿀떡을 식사 후 디저트로 먹는 습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미 밥과 반찬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한 뒤 달콤한 떡까지 추가하면 한 끼의 총 탄수화물량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떡을 꼭 먹어야 한다면 식사와 간식의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절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밥을 먹은 뒤 꿀떡을 여러 개 추가하는 것보다 소량을 정해 먹고, 견과류나 무가당 유제품 등 단백질과 지방을 포함한 식품과 함께 구성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조합이 혈당 상승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소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뿐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양이다. 꿀떡은 ‘작아서 괜찮은 음식’이 아니라 작기 때문에 오히려 과식하기 쉬운 음식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찹쌀떡은 쫀득한 식감 때문에 더 천천히 먹는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찹쌀떡은 일반적인 떡과 또 다른 특징이 있다. 찹쌀 특유의 끈기와 쫀득한 식감 때문에 포만감이 오래갈 것처럼 느껴지고, 천천히 씹어 먹으니 혈당에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식감과 혈당 반응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찹쌀은 전분을 주성분으로 하는 곡류이고, 찹쌀떡 역시 기본적으로 탄수화물이 많은 식품이다. 여기에 팥앙금이나 설탕 등이 들어가는 제품이라면 당류까지 추가된다. 특히 찹쌀떡은 종류에 따라 소의 구성과 당류 함량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찹쌀떡 하나’라는 이름만으로 영양 특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팥앙금이 많이 들어간 제품, 설탕을 많이 넣은 제품, 크림이나 초콜릿을 넣은 현대식 제품 등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서도 전통적인 찹쌀떡류가 높은 혈당지수와 낮은 식이섬유 함량을 갖는 특성이 지적됐다. 2026년 발표된 국내외 연구진의 쑥인절미 연구에서도 전통적인 찹쌀떡이 높은 혈당지수와 낮은 식이섬유를 가진 식품이라는 점이 언급됐다. 물론 특정 찹쌀떡 제품의 혈당 반응을 이 연구 결과와 그대로 동일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찹쌀떡을 건강한 간식으로 착각해서 양을 늘리는 것은 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쫀득하니까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다’는 느낌 때문에 실제 섭취량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찹쌀떡은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하나씩 꺼내 먹기 편하고, 커피나 차와 곁들이기에도 좋아 간식으로 반복 섭취하기 쉽다. 당뇨가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이때 한 번에 먹는 개수를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봉지째 먹지 않고 접시에 필요한 양만 덜어놓는 방법도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습관이다. 혈당 관리에서는 ‘무엇을 먹느냐’만큼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찹쌀떡을 무조건 금지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대한당뇨병학회 역시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단 음식을 모두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방식보다는 하루 전체의 당질 섭취량을 고려해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결국 찹쌀떡의 핵심은 쫀득한 식감에 속아 탄수화물 섭취량을 잊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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