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우주의 은하 중심에서 거대한 블랙홀 두 개가 불과 620광년 간격으로 나란히 성장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은하 외곽에서는 세 번째 블랙홀까지 확인돼 초기 우주에서 은하와 블랙홀의 합병이 빈번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 한나 위블러 박사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관측 보고서 ‘BlackTHUNDER: 적색편이 약 5인 은하에서 발견된 세 거대질량 블랙홀의 증거(BlackTHUNDER: Evidence of three massive black holes in a z∼5 galaxy)’를 12일 국제 학술지 Astronomy & Astrophysic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지구에서 약 125억 광년 떨어진 은하 J0148-4214를 상세히 관측했다. 적색편이가 5.02인 J0148-4214는 빅뱅 이후 약 12억 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기의 은하다.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분광기(NIRSpec)를 통해 은하의 각 부분에서 나오는 빛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은하 중심부의 수소 방출선 형태가 상당히 복잡했다. 연구팀은 이를 하나의 블랙홀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방출선의 미세한 위치 차이를 측정하는 분광천문측정법을 적용하자 서로 가까운 곳에서 물질을 빨아들이는 두 블랙홀이 존재할 가능성이 떠올랐다.
한나 위블러 박사는 “두 블랙홀 사이의 투영거리는 약 620광년으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영상에서 별개의 점으로 분리해 볼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면서도 “주변 가스가 빠르게 움직이며 내는 빛의 특징과 위치 차이를 통해 각각의 존재를 구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초신성이나 충격파, 항성풍, 매우 무거운 별이 비슷한 신호를 만들 가능성도 검토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블랙홀이 둘로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은하 중심에서 약 5500광년 떨어진 곳에서도 물질을 흡수하며 성장하는 세 번째 블랙홀이 파악됐다. 먼 우주의 단일 은하에서 활동 중인 블랙홀 세 개의 증거가 한꺼번에 잡힌 것은 처음이다.
한나 위블러 박사는 “세 번째 블랙홀의 위치는 이 은하가 이미 복잡한 합병 과정을 겪었음을 시사한다”며 “과거 합병 과정에서 중심에서 밀려났거나, 다른 은하와 함께 들어와 현재 중심부로 이동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사는 “중심부의 두 블랙홀 역시 그대로 남아 있지 않고, 수억 년 안에 합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합쳐지면서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면 초기 우주에 거대한 블랙홀이 예상보다 일찍 등장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초기 우주에서는 은하의 충돌과 상호작용이 블랙홀을 한 곳으로 모으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학계는 이런 천체들이 합쳐질 때 발생하는 중력파를 레이저간섭계우주안테나(LISA) 같은 특화 장비로 포착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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