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밥상에서 보던 찌개가 외국인에게는 색다른 건강식… 공통점은 바로 ‘콩’이다
한국인에게 콩비지찌개와 된장찌개, 청국장은 특별한 보양식이라는 느낌보다 어머니가 차려주던 집밥에 가깝다.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는 고깃집에서도 쉽게 나오고 청국장은 특유의 향 때문에 오히려 호불호가 갈린다. 콩비지찌개 역시 화려한 음식이라기보다 추운 날 밥 한 공기와 먹는 소박한 찌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영양 구성을 뜯어보면 세 음식의 공통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모두 콩을 중심으로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 칼륨·마그네슘 같은 미네랄과 이소플라본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된장과 청국장은 여기에 발효라는 과정이 더해진다.
콩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는 동안 단백질과 여러 성분이 변화하고 다양한 발효 대사산물이 만들어진다. 최근 해외에서도 이런 한국의 발효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해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강한 냄새 때문에 낯설다는 평가가 많았던 된장찌개를 최근에는 깊은 감칠맛과 편안한 맛 때문에 찾는다는 반응도 확인된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조사에서는 향이 상당히 강한 청국장조차 영어권 응답자들이 먹어보고 싶어 하는 이색 한국 음식 상위권에 포함된 적이 있다.
불고기나 치킨처럼 처음부터 접근하기 쉬운 음식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흥미로운 결과다. 결국 세 음식은 ‘외국인이 먹는 보약’이라기보다 콩을 발효하거나 통째로 활용해 단백질과 식물성 영양소를 한 끼에 담아낸 한국 전통 건강식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콩비지찌개는 콩을 갈아 그대로 먹는다…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동시에 챙기는 든든한 한 끼
콩비지찌개의 가장 큰 매력은 이름 그대로 콩의 영양을 비교적 온전히 활용한다는 것이다. 콩을 불린 뒤 곱게 갈아 끓이는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콩의 단백질뿐 아니라 식이섬유와 여러 미네랄까지 함께 먹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콩은 식물성 식품 가운데 단백질 함량이 높은 대표 식품이며 필수아미노산을 비교적 고르게 공급한다. 여기에 불포화지방산과 칼륨, 마그네슘, 철분, 엽산 등이 들어 있고 콩 특유의 이소플라본도 섭취할 수 있다. 이소플라본은 제니스테인과 다이드제인 등이 대표적이며 심혈관과 뼈 건강 등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연구돼 온 식물성 성분이다.
콩비지에서 특히 눈여겨볼 것은 식이섬유다. 부드럽고 죽 같은 음식이라 식이섬유가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콩을 통째로 갈아 만든 비지는 식이섬유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식이섬유는 대변의 부피와 장 운동을 돕고 일부는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된다. 돼지고기와 김치, 대파 등을 적당히 넣으면 식물성 단백질에 동물성 단백질과 채소까지 더해져 한 그릇의 포만감도 상당하다.
외국인에게는 이런 점이 오히려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 서구권에서는 콩을 두유나 두부, 식물성 패티 형태로 접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갈아낸 콩 자체를 뜨거운 찌개로 끓여 밥과 먹기 때문이다. 특히 채식이나 고단백 식단, 장 건강에 관심이 높은 북미·유럽권 여행객에게 설명하기 좋은 메뉴다. 다만 콩비지찌개 역시 김치와 소금·새우젓 등으로 간을 강하게 하면 나트륨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건강식으로 먹으려면 국물 간을 지나치게 세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된장찌개는 ‘발효 콩’이 핵심… 단백질·이소플라본에 다양한 채소 영양까지 한꺼번에 들어온다
된장찌개의 진짜 주인공은 애호박도 두부도 아닌 된장이다. 된장은 콩으로 만든 메주를 발효·숙성해 만드는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다. 원료가 콩인 만큼 단백질과 이소플라본 등 콩에서 유래한 성분을 포함하며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과 효소의 작용으로 단백질이 펩타이드와 아미노산 등 더 작은 형태로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된장 특유의 깊은 감칠맛도 만들어진다. 여기에 된장찌개의 장점은 재료를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부를 넣으면 단백질과 칼슘을 보충할 수 있고 애호박과 양파, 버섯을 넣으면 식이섬유와 칼륨, 각종 식물성 영양소가 추가된다.
바지락이나 새우를 넣으면 또 다른 단백질과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다. 실제 해외에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자료에서도 된장찌개는 두부와 애호박 등 여러 재료를 된장으로 끓여 만드는 한국의 대표적인 일상 음식으로 소개된다. 해외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가 소개한 한국 음식 인식 조사에서도 한국인 응답자의 99% 이상이 된장찌개를 한국 음식으로 인식할 만큼 대표성이 강한 음식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에게도 된장찌개는 비교적 접근하기 좋은 발효음식이다. 청국장보다 향이 부드럽고 고기구이와 함께 먹으면 짭짤한 감칠맛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해외 한국음식 커뮤니티에서도 김치찌개만 먹다가 된장찌개를 처음 맛본 이용자가 진하고 편안한 국물 맛이 예상보다 좋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매운 음식에 약하지만 한국의 발효음식을 경험하고 싶은 북미·유럽권 여행객이나 일본인 관광객에게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음식이 된장찌개인 셈이다.

청국장은 냄새 때문에 피했다가 맛을 알면 찾는다… 짧은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성분들이 특징이다
청국장은 세 음식 가운데 가장 강렬하다. 뚝배기가 식탁에 나오기도 전에 냄새부터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런데 영양학적으로 보면 바로 그 발효 과정이 청국장의 중요한 특징이다. 삶은 콩을 바실러스 계열 미생물을 중심으로 발효시키면서 콩 단백질의 일부가 펩타이드와 아미노산 등으로 분해되고 특유의 끈끈한 점질물과 여러 발효 대사산물이 만들어진다. 원료가 콩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 이소플라본, 칼륨과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도 가져갈 수 있다.
청국장을 저으면 실처럼 늘어나는 끈적한 부분에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폴리감마글루탐산 같은 물질도 포함돼 있다. 청국장의 미생물과 발효 성분은 장내 환경이나 대사 건강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계속 연구되고 있다. 외국인의 반응도 재미있다. 과거 외국인 관광객 72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청국장이 먹기 어려운 한국 음식 2위에 오를 정도로 강한 향이 장벽이었다. 그런데 다른 한국관광공사 조사에서는 청국장이 외국인이 먹어보고 싶어 하는 이색 한국 음식 상위권에 포함됐고, 특히 영어권 응답자들이 관심을 보인 음식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다.
바로 이 지점이 흥미롭다. 처음에는 냄새 때문에 멈칫하지만 발효식품에 익숙하거나 새로운 음식을 적극적으로 경험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한국에서만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음식’이라는 매력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낫토처럼 발효 콩을 이미 접해본 일본인이나 발효식품과 장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북미·유럽권 여행객에게 설명하기 좋은 음식이다. 확인 가능한 조사에서는 영어권 국가의 소비자들 사이에서 청국장 관심이 눈에 띈다는 정도가 가장 정확하다.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발효식품+식물성 단백질’… 한국적인 맛까지 동시에 경험한다
최근 세계 식품시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발효식품과 식물성 단백질이다. 요거트와 케피어, 사우어크라우트, 콤부차 같은 발효식품이 주목받고 두부와 콩, 렌틸콩처럼 식물에서 단백질을 얻는 식생활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의 콩비지찌개와 된장찌개, 청국장은 이 두 흐름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콩비지찌개는 콩을 갈아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먹는 음식, 된장찌개는 발효한 콩에 두부와 채소를 더한 음식, 청국장은 콩 자체를 발효시켜 먹는 음식이다.
더구나 한국에서는 이런 식재료를 건강보조식품처럼 따로 먹지 않는다. 밥과 채소 반찬을 곁들여 한 끼 식사로 자연스럽게 먹는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바로 이 부분이 독특하다. 콩 단백질을 셰이크나 가공 패티로 먹는 대신 발효된 장과 두부, 채소를 뜨거운 뚝배기에 끓여 먹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된장찌개는 고기구이 전문점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어 한국을 처음 방문한 여행객이 자연스럽게 경험하기 쉽고, 청국장은 반대로 한국 음식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사람이 도전하는 메뉴로 볼 수 있다.
콩비지찌개는 두 음식보다 해외 인지도가 낮지만 그래서 오히려 전통적인 ‘로컬 집밥’을 찾는 여행객에게 소개하기 좋다. 한국인에게는 평범한 백반집 메뉴지만 외국인에게는 콩을 발효하고 갈고 끓여 먹는 한국 특유의 식문화를 한 그릇에서 경험하는 음식인 셈이다.

세 음식 모두 건강하게 먹으려면 ‘짜지 않게’가 중요하다… 콩의 장점은 살리고 나트륨은 줄이는 방법
콩비지찌개와 된장찌개, 청국장이 아무리 콩을 기반으로 한 음식이라도 건강하게 먹기 위한 조건은 있다. 가장 먼저 볼 것은 나트륨이다. 된장 자체가 소금을 사용해 만드는 발효 장류이고 청국장찌개 역시 된장이나 소금, 김치 등으로 추가 간을 하는 경우가 있다. 콩비지찌개도 김치와 새우젓을 많이 넣으면 예상보다 짜질 수 있다. 그래서 집에서 끓일 때는 장의 양을 조금 줄이고 두부와 버섯, 애호박, 양파, 대파 같은 건더기를 넉넉하게 넣는 편이 좋다.
찌개 국물을 전부 마시기보다 콩과 두부, 채소 건더기를 중심으로 먹으면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챙기면서 나트륨 섭취량을 조절하기도 쉬워진다. 특히 콩비지찌개는 돼지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넣기보다 콩비지의 비율을 높이고, 된장찌개는 햄이나 소시지 대신 두부와 버섯을 넣는 식으로 구성하면 더욱 담백하다. 청국장도 강한 냄새를 잡겠다고 된장이나 김치를 과도하게 넣기보다 청국장 본연의 맛을 살리는 편이 낫다.
결국 세 음식의 진짜 가치는 값비싼 보양 재료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인이 너무 익숙해서 지나쳤던 콩 한 알을 갈고 발효하고 끓이는 과정에서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 이소플라본과 다양한 발효 성분을 한 끼에 담아냈다는 데 있다. 불고기와 삼겹살만 한국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외국인에게 된장찌개나 청국장 한 뚝배기가 더 강렬하게 기억되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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