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란 자체보다 ‘무엇을 더해서 먹느냐’가 문제다… 췌장은 지방과 당을 처리하는 과정에 모두 관여한다
계란은 단백질을 비롯해 비타민 B12,비타민 D,콜린,셀레늄 등 여러 영양소를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아침마다 계란을 챙기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같은 계란이라도 삶아 먹는 것과 기름을 넉넉하게 둘러 튀기듯 굽거나 설탕을 뿌리고 버터를 듬뿍 넣어 볶아 먹는 것은 영양 구성이 상당히 달라진다. 여기서 췌장의 역할을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췌장은 하나의 일만 하는 장기가 아니다.
음식이 소장으로 내려오면 지방과 단백질,탄수화물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췌장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을 담당하고,혈당이 상승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도 담당한다. 따라서 기름과 단순당이 과도하게 추가된 식사가 반복되면 췌장 건강과 연결되는 대사환경 역시 나빠질 수 있다. 특히 고중성지방혈증은 급성 췌장염의 잘 알려진 원인 가운데 하나이며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췌장 지방 축적 사이의 연관성도 계속 연구되고 있다. 췌장염 환자의 식단에서는 지방과 단순당을 줄이는 것이 권고되기도 한다.
클리블랜드클리닉 역시 췌장염 환자의 식단을 설명하면서 동물성 지방과 단순당이 적은 식사를 권하고 있으며 고지방 음식과 단순당은 중성지방을 높여 급성 췌장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계란 한 알이 췌장을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계란에 기름,설탕,버터를 반복적으로 더하면서 원래 없던 부담을 만들어내는 식습관을 주의해야 한다.

첫 번째는 계란을 ‘튀기듯 굽는 습관’… 계란 한 알에 필요 이상의 지방을 추가하게 된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하게 붓고 가장자리가 바삭하게 튀겨질 때까지 계란을 굽는 사람이 있다. 맛은 좋지만 이렇게 조리하면 삶은 계란에는 없었던 추가 지방과 열량이 들어온다. 특히 계란이 기름을 머금도록 조리하거나 한 번에 여러 알을 튀기듯 굽는다면 섭취하는 지방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지방이 들어오면 소장에서 이를 소화하기 위해 췌장에서는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를 비롯한 소화효소가 분비된다. 그렇다고 건강한 사람에게 기름진 계란 하나를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췌장이 손상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고지방 식사가 반복되는 생활이다.
튀김과 삼겹살,가공육,버터 같은 고지방 식품을 자주 먹으면서 계란까지 많은 기름에 조리하면 하루 전체 지방과 열량 섭취량이 빠르게 증가한다. 장기간 과도한 열량을 섭취해 복부비만과 높은 중성지방이 생기는 환경은 췌장 건강에도 반갑지 않다. 특히 혈중 중성지방이 매우 높아지면 급성 췌장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췌장염을 다룬 연구에서도 고중성지방혈증은 급성 췌장염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이며 지방산과 췌장 염증 사이의 복잡한 기전이 계속 연구되고 있다.
해외 건강전문매체 클리블랜드클리닉 역시 췌장염이 있는 사람에게 튀긴 음식과 고지방 음식을 피하도록 설명한다. 계란을 먹는 목적이 양질의 단백질 보충이라면 굳이 기름 속에서 튀길 이유는 없다. 삶거나 찌거나 프라이팬에 소량의 기름만 사용해 익혀도 계란의 주요 영양소는 충분히 가져갈 수 있다.

두 번째는 ‘계란에 설탕 뿌리기’… 이번에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을 계속 자극하는 식사가 된다
계란말이나 계란찜에 단맛을 내려고 설탕을 넣거나 계란프라이 위에 설탕을 뿌려 먹는 식습관도 있다. 설탕을 넣는 순간 계란에는 원래 거의 없던 단순당이 추가된다. 설탕은 소화된 뒤 포도당과 과당으로 흡수되며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의 베타세포에서는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한다. 한두 번 설탕을 조금 먹는다고 베타세포가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설탕이 많은 음료와 디저트,정제 탄수화물을 자주 먹는 식생활이 계속되면서 체중과 내장지방이 증가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기 쉬워진다.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 같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는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췌장에 지방이 축적되는 현상 역시 대사증후군과 포도당 대사 이상,제2형 당뇨병과 연관돼 있으며 특정 상황에서는 인슐린 분비 감소와도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단순당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중 중성지방 관리에도 불리하다.
췌장염 식단을 설명하는 해외 의료기관에서 단순당을 줄이라고 강조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여기에 있다. 계란을 달게 먹고 싶다는 이유로 매번 설탕을 넣는 것보다는 대파와 양파,파프리카,버섯처럼 자연스러운 맛을 더해 먹는 편이 훨씬 낫다. 단백질이 풍부한 계란에 굳이 첨가당을 더해 췌장이 처리해야 할 혈당 부담까지 만들 필요는 없다.

세 번째는 ‘버터를 듬뿍 넣은 스크램블’… 부드러운 식감 뒤에 포화지방이 숨어 있다
호텔이나 브런치 가게에서 먹는 스크램블에그가 유난히 부드럽고 고소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버터다. 계란에 버터를 넣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볶으면 크리미한 식감이 살아난다. 여기에 우유나 생크림,치즈까지 넣기도 한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수록 평범한 계란 요리가 지방,특히 포화지방이 많은 메뉴로 변한다는 점이다. 버터는 대표적인 포화지방 공급원이다.
계란 두세 알에 버터를 넉넉하게 넣고 베이컨과 흰빵까지 곁들이는 브런치가 반복된다면 계란 하나만 놓고 건강성을 평가하기 어렵다. 포화지방과 전체 열량이 많은 식생활은 체중 증가와 이상지질혈증을 비롯한 대사 문제와 연결될 수 있고 높은 중성지방은 췌장염 위험과도 관계가 있다. 특히 이미 급성 또는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지방 소화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췌장은 우리가 섭취한 지방의 소화에 필요한 효소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은 췌장염 환자의 경우 지방을 많이 먹을수록 췌장이 처리해야 할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하며 버터와 전지방 유제품,튀김류 등을 제한 대상으로 제시한다.
다만 일반인에게 버터가 곧바로 췌장 손상을 일으킨다고 연결할 근거는 부족하다. 실제 무작위 임상시험들을 종합한 연구에서는 포화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단기간 대체했을 때 인슐린 민감도나 췌장 베타세포 기능이 유의하게 개선된다는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정확한 메시지는 단순하다. 버터 한 조각이 췌장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버터와 튀김,가공육 등으로 포화지방과 열량이 과해지는 식습관을 장기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세 가지 조리법이 겹치면 더 문제다… ‘고지방+단순당’ 조합이 대사 부담을 키운다
튀기듯 구운 계란과 설탕을 넣은 계란,버터 스크램블의 문제를 따로 보면 각각 기름,당,포화지방이다. 그런데 실제 식생활에서는 이 세 가지가 따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버터를 듬뿍 넣은 스크램블에 베이컨을 곁들이고 설탕이 들어간 케첩이나 달콤한 소스를 뿌린 뒤 흰빵과 달콤한 커피까지 먹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한 끼에 지방과 포화지방,정제 탄수화물,첨가당,열량이 동시에 몰린다.
이런 식사가 장기간 이어져 복부비만과 고중성지방혈증,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면 췌장은 소화기관이면서 동시에 혈당을 조절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양쪽으로 영향을 받는다. 비만,특히 복부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은 췌장 지방 축적과 연결되며 연구에서는 고지방 식생활이 췌장 지방 침착과 베타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시돼 있다. 반대로 췌장 건강을 생각한 식단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채소와 과일,통곡물을 충분히 먹고 단백질은 비교적 담백하게 조리하며 튀김과 지나친 동물성 지방,첨가당의 비중을 낮추는 것이다. 특히 이미 중성지방이 높은 사람이나 당뇨병 전단계,비만이 있는 사람이라면 계란을 어떻게 조리하는지도 이런 전체 식단 안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계란을 건강하게 먹으려다 기름과 설탕,버터를 잔뜩 더한다면 정작 계란의 장점을 스스로 깎아먹는 셈이다.

췌장을 생각한다면 계란은 오히려 단순하게 먹는 것이 좋다… 삶기,찌기,기름 적게 굽기가 기본이다
계란을 췌장 건강 때문에 피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계란은 적당한 열량으로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고 콜린과 비타민 B12,셀레늄 등을 섭취할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식품이다. 바꿔야 할 것은 계란이 아니라 계란 주변에 붙는 조리 재료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삶은 계란이다. 별도의 기름과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계란 본래의 영양 구성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계란찜도 설탕이나 기름을 많이 넣지 않는다면 부드럽게 먹기 좋다. 프라이를 좋아한다면 팬에 기름을 흥건하게 붓기보다 눌어붙지 않을 정도의 소량만 사용한다.
스크램블을 만들 때도 버터를 많이 넣어 풍미를 만드는 대신 우유를 소량 사용하거나 버섯과 양파,대파,토마토 등을 넣으면 부피와 영양을 함께 늘릴 수 있다. 췌장염 환자에게는 개인의 질환 상태와 영양상태에 따라 지방 섭취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무조건적인 극저지방 식단을 적용해서도 안 된다. 최신 의학 자료에서도 모든 췌장질환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하나의 지방 섭취 기준이 확립돼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결국 건강한 사람에게 가장 현실적인 원칙은 계란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튀기듯 굽는 기름을 줄이고,설탕을 빼고,버터를 과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삶은 계란 한두 개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계란을 고지방,고당류 음식으로 바꿔 먹는 습관이 췌장과 대사 건강에 불필요한 부담을 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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