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음식 ‘후무스’… 병아리콩을 곱게 갈아 만든다
계란과 두부는 가격 부담이 비교적 적고 조리가 쉬워 단백질을 챙길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음식이다. 하지만 매일 삶은 계란과 두부를 반복하다 보면 아무리 몸에 좋아도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다. 이럴 때 식단에 변화를 주기 좋은 음식이 후무스(hummus)다. 한국에서는 아직 샐러드 전문점이나 중동 음식점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지만 중동과 지중해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즐겨 먹어온 음식이다. 기본 재료는 의외로 단순하다. 삶은 병아리콩을 곱게 갈고 여기에 참깨를 갈아 만든 타히니,올리브유,레몬즙,마늘 등을 섞어 부드러운 페이스트 형태로 만든다.
얼핏 보면 걸쭉한 소스처럼 보이지만 주재료 자체가 콩이기 때문에 탄수화물만 들어 있는 일반적인 소스와 영양 구성이 다르다.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불포화지방을 한 음식에서 함께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후무스의 가장 큰 특징이다. 맛도 콩 특유의 담백함에 타히니의 고소함,레몬의 산미,마늘 향이 더해져 계란이나 두부와는 상당히 다르다. 빵에 발라도 되고 생오이와 당근,파프리카를 찍어 먹어도 된다.
샐러드에 드레싱처럼 한두 숟갈 얹는 방법도 있다. 그래서 후무스는 단백질을 엄청나게 농축한 보충제라기보다 평소 간식이나 반찬에서 자연스럽게 식물성 단백질 섭취량을 더해주는 음식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후무스 100g에는 단백질이 대략 7~8g… 제품과 조리법에 따라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실제 후무스에는 단백질이 얼마나 들어 있을까. 일반적인 후무스를 기준으로 보면 100g당 단백질은 대략 7~8g 안팎으로 볼 수 있으며 레시피와 제품에 따라 약 5~10g 정도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한 번에 먹기 좋은 양을 약 30g,큰 숟가락 두 숟갈 정도로 잡으면 단백질은 대략 2g 전후가 된다. 병아리콩 비율이 높은 제품이라면 이보다 조금 많을 수도 있다. 후무스의 단백질은 대부분 주재료인 병아리콩에서 나온다.
삶은 병아리콩 자체에는 100g당 약 8~9g 수준의 단백질이 들어 있는데 후무스를 만들면서 올리브유와 레몬즙,물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완성된 후무스의 100g당 단백질 함량은 조금 낮아질 수 있다. 여기에 타히니도 단백질을 보탠다. 참깨를 갈아 만드는 타히니는 지방이 풍부하지만 단백질 역시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계란이나 닭가슴살보다 단백질 밀도가 높은 음식은 아니다. 삶은 계란 두 개에서는 대략 12g 안팎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후무스 몇 숟갈이 계란 두 개를 그대로 대체한다고 생각하면 계산이 맞지 않는다.
대신 후무스의 장점은 다른 곳에 있다. 단백질과 함께 식이섬유와 불포화지방,여러 미네랄까지 동시에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계란과 두부가 지겨운 날 샌드위치에 후무스를 넉넉히 바르거나 통곡물빵과 함께 먹으면 평소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병아리콩 단백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까지 오래간다
후무스를 단백질 식품으로 활용할 때 놓치기 아까운 것이 식이섬유다. 동물성 단백질 식품인 계란과 육류에는 식이섬유가 없지만 후무스의 주재료인 병아리콩에는 상당한 양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후무스 100g에는 제품에 따라 대략 5~6g 안팎의 식이섬유가 들어갈 수 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한꺼번에 들어오면 식사 후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도 유리하다.
특히 오후만 되면 과자나 빵이 당기는 사람이라면 크래커만 단독으로 먹는 것보다 오이나 당근 같은 채소에 후무스를 곁들이는 방식이 꽤 괜찮다. 병아리콩에는 소화 속도가 비교적 느린 탄수화물과 저항성전분도 들어 있으며 일부는 대장으로 이동해 장내 미생물의 발효 기질로 이용될 수 있다. 장내 미생물이 이러한 성분을 발효하면 단쇄지방산이 만들어지고 이는 장 점막과 장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 관여한다. 해외 언론에서도 후무스를 다룰 때 단백질 하나만 강조하기보다 병아리콩에서 얻는 단백질+식이섬유의 조합을 포만감과 식사 구성 측면에서 장점으로 꼽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더욱 활용도가 높다.
단, 후무스에는 타히니와 올리브유도 들어가기 때문에 숟가락으로 계속 퍼먹으면 생각보다 열량이 빠르게 늘어난다. 채소나 통곡물과 함께 적당량을 곁들이는 방식이 후무스의 장점을 살리기 좋다.

타히니와 올리브유까지 들어간다… 불포화지방과 미네랄을 함께 챙길 수 있다
후무스가 단순히 ‘갈아 놓은 병아리콩’과 다른 이유는 함께 들어가는 재료에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타히니와 올리브유다. 타히니는 참깨를 곱게 갈아 만든 페이스트로 불포화지방산과 단백질,칼슘,마그네슘,인,구리 등 여러 영양소를 가지고 있다. 올리브유 역시 주로 올레산을 중심으로 한 단일불포화지방산을 공급한다. 그래서 후무스를 먹으면 병아리콩에서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타히니와 올리브유에서는 지방과 여러 미량영양소를 추가로 가져가는 구조가 된다.
병아리콩 자체에도 엽산,철,마그네슘,칼륨,인 등이 들어 있다. 특히 엽산은 정상적인 세포 분열과 혈액 생성에 필요하고 철은 헤모글로빈 생성에 사용된다. 마그네슘은 근육과 신경 기능,에너지 대사에 관여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도 중요한 영양소다. 레몬즙을 넣는 것도 단순히 새콤한 맛을 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비타민 C가 식물성 식품에 존재하는 비헴철의 흡수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조합이 된다. 마늘에서는 여러 황 함유 성분도 섭취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후무스 한 접시는 꽤 재미있는 음식이다. 병아리콩이라는 평범한 콩에 참깨와 올리브유,레몬,마늘을 더했을 뿐인데 단백질과 식이섬유,불포화지방,미네랄을 골고루 포함하는 음식으로 바뀐다.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후무스만 먹기보다 ‘단백질 조합’을 만드는 것이 더 좋다
근육을 키우거나 운동 후 단백질 섭취량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후무스를 조금 다르게 활용하는 것이 좋다. 후무스는 분명 식물성 단백질을 제공하지만 한 번에 먹는 양을 생각하면 이것만으로 많은 양의 단백질을 채우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후무스 30~50g을 먹는다면 단백질은 몇 g 수준이기 때문에 한 끼 단백질 공급원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이럴 때 후무스를 통곡물빵과 닭가슴살,그릭요거트,콩류,생선 등 다른 단백질 식품과 조합하는 방식이 좋다.
식물성 단백질은 식품마다 필수아미노산의 비율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하루 동안 여러 단백질 공급원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유리하다. 후무스를 통밀빵에 바르고 토마토와 채소,닭가슴살을 올리면 단백질과 복합탄수화물,식이섬유를 함께 갖춘 샌드위치가 된다. 육류를 줄이고 싶다면 통곡물 피타빵에 후무스를 넉넉히 바르고 콩이나 채소를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운동 후에는 후무스와 통곡물빵에 우유나 무가당 그릭요거트를 곁들이는 식으로 단백질 양을 보완할 수 있다. 결국 후무스의 진짜 매력은 계란과 두부를 완전히 밀어내는 ‘새로운 고단백 식품’이라기보다 매일 똑같았던 단백질 식단에 새로운 식물성 선택지를 하나 추가해준다는 것이다.

집에서도 병아리콩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 단백질 간식으로 활용하는 방법
후무스는 이름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지만 만드는 과정은 상당히 단순하다. 삶은 병아리콩이나 물기를 뺀 통조림 병아리콩에 타히니,올리브유,레몬즙,마늘을 넣고 믹서로 곱게 갈면 기본적인 후무스가 완성된다. 너무 되직하면 물을 조금 넣어 농도를 조절하고 취향에 따라 파프리카가루나 후추를 넣어도 된다. 시판 제품을 구입한다면 병아리콩 함량과 단백질,나트륨,지방 함량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같은 후무스라도 올리브유가 많이 들어간 제품과 병아리콩 비율이 높은 제품은 영양성분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먹는 방법은 더 간단하다. 아침에는 통곡물빵에 후무스를 바르고 토마토를 올리고,간식으로는 오이와 당근,파프리카를 후무스에 찍어 먹는다. 점심 샐러드에 한두 숟갈을 넣어 드레싱처럼 활용해도 된다. 평소 계란과 두부를 반복해서 먹다가 지겨워졌다면 맛의 변화도 꽤 크다. 후무스 100g에서 대략 7~8g 안팎의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병아리콩의 식이섬유와 타히니,올리브유의 불포화지방까지 함께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음식의 장점이다.
단백질은 매일 챙겨야 하지만 반드시 삶은 계란과 닭가슴살만 반복할 필요는 없다. 중동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먹어온 병아리콩 한 접시가 생각보다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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