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산물을 씻는다고 영양소가 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먹을 수 있는 상태’를 제대로 만드는 과정이다
바지락과 홍합,오징어는 한국 식탁에서 상당히 익숙한 해산물이다. 국과 찌개에 넣고 볶거나 데쳐 먹는 등 활용법도 많다. 그런데 의외로 조리 전 손질은 대충 끝내는 경우가 있다. 바지락은 겉만 한 번 헹구고,홍합은 껍데기째 냄비에 넣으며,오징어는 물에 오래 담가놓기도 한다. 여기서 세 해산물을 제대로 씻어야 하는 이유가 나온다. 정확히 말하면 씻는 행위 자체가 단백질이나 철분 같은 영양소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대신 모래와 진흙,껍데기의 이물질,먹지 않는 내장 등을 제대로 제거하면 해산물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고 불필요하게 오래 물에 담가두거나 여러 번 데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영양소를 덜 손실하면서 먹는 방법과 연결된다. 특히 조개류는 모래가 씹히면 국물 전체를 버리거나 다시 끓이는 일이 생기기 쉽고 오징어 역시 잘못 손질하면 비린내를 잡겠다며 지나치게 오래 씻고 가열하게 된다. 해산물에 풍부한 일부 비타민 B군과 미네랄은 조리 과정에서 국물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깨끗하게 손질해 적절한 시간만 가열하는 편이 좋다.
세 식품은 공통적으로 고단백이면서 지방 함량이 비교적 낮고 비타민 B12,셀레늄을 비롯한 미량영양소를 얻기 좋은 해산물이다. 결국 ‘잘 씻어야 영양가가 높아진다’기보다 좋은 영양을 가진 해산물을 버리는 부분과 과도한 조리를 줄여 제대로 먹게 해주는 첫 단계가 세척과 손질인 셈이다.

첫 번째는 ‘바지락’… 모래를 제대로 빼야 철분과 비타민 B12가 풍부한 속살과 국물까지 먹기 편하다
바지락을 먹다가 ‘서걱’하고 모래가 씹히는 순간 숟가락을 내려놓게 된다. 바지락은 바닷가의 모래와 펄 속에서 생활하며 물을 빨아들이고 내보내는 여과섭식 동물이기 때문에 껍데기와 내부에 모래나 이물질이 남을 수 있다. 그래서 바지락은 단순히 흐르는 물에 씻는 것보다 해감 과정이 중요하다. 먼저 껍데기끼리 문질러 표면의 흙과 이물질을 제거한 뒤 소금물에 담가 어두운 환경에서 일정 시간 해감시키면 바지락이 내부에 가지고 있던 모래와 이물질을 뱉어낸다.
이후 깨끗한 물로 껍데기를 다시 헹궈 조리하면 된다. 이 과정을 제대로 하면 국물에 모래가 섞이는 것을 줄여 바지락에서 우러나온 국물까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바지락은 작은 몸집과 달리 영양 구성이 꽤 알차다. 단백질과 철분,비타민 B12,셀레늄,아연 등을 섭취할 수 있으며 특히 비타민 B12는 정상적인 적혈구 생성과 신경 기능에 필요한 영양소다. 철은 헤모글로빈 형성과 산소 운반에 관여하고 아연은 정상적인 면역기능에 필요하다. 바지락 국이 숙취 다음 날 자주 등장하는 것도 시원한 국물 맛과 부담이 적은 식감 덕분이다.
다만 해감한다고 깨끗한 민물에 지나치게 오래 담가놓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바지락이 살아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모래를 뱉어낼 수 있도록 바닷물과 비슷한 염도의 소금물을 이용하고,해감이 끝난 뒤 깨끗하게 씻어 바로 조리하는 편이 좋다.

두 번째는 ‘홍합’… 껍데기의 이물질과 족사를 제거하면 영양 가득한 국물을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
홍합도 껍데기째 끓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리 전 세척이 특히 중요하다. 껍데기 표면에는 바다에서 붙은 이물질이나 부착물이 남아 있을 수 있고 껍데기 사이에는 실처럼 생긴 족사가 튀어나와 있는 경우가 있다. 족사는 홍합이 바위 같은 곳에 몸을 붙잡기 위해 사용하는 섬유질 구조다. 조리 전에 흐르는 물에서 홍합끼리 가볍게 문지르거나 솔을 이용해 껍데기를 닦고 튀어나온 족사를 제거하면 국물에 불필요한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홍합탕처럼 껍데기째 넣어 국물을 먹는 음식은 세척 상태가 음식 전체의 깔끔한 맛에 직접 영향을 준다.
홍합 역시 영양 측면에서는 상당히 뛰어난 해산물이다.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B12,철,셀레늄,망간 등을 공급하며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도 섭취할 수 있다. DHA와 EPA는 정상적인 심혈관 기능과 혈중 지질 관리 측면에서 많이 연구되는 지방산이다. 비타민 B12와 철은 정상적인 혈액 생성 과정에 관여하기 때문에 육류 이외의 식품에서 이들 영양소를 보충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활용도가 높다.
홍합을 너무 오래 삶으면 살이 작아지고 질겨지기 때문에 깨끗하게 손질한 뒤 입이 벌어질 정도로 적절히 익혀 먹는 편이 식감도 좋다. 구입 단계에서 껍데기가 심하게 깨졌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홍합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가열 후에도 입이 열리지 않은 홍합은 억지로 먹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세 번째는 ‘오징어’… 내장과 이물질은 깨끗하게 제거하되 물에 오래 담가둘 필요는 없다
오징어는 조개류와 손질 방법이 조금 다르다. 모래를 빼는 해감 과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장과 먹지 않는 조직,표면의 이물질을 깔끔하게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몸통에서 다리와 내장을 조심스럽게 분리하고 몸통 내부에 남은 내장과 투명한 연골을 제거한다. 다리 쪽에서는 눈과 입을 정리한 뒤 흐르는 물에 빠르게 씻으면 된다. 오징어 껍질은 요리에 따라 벗기기도 하지만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부분은 아니다. 오히려 껍질에는 색소와 여러 성분이 있기 때문에 음식의 식감과 모양에 문제가 없다면 그대로 조리할 수도 있다.
여기서 많이 하는 실수가 비린내를 없애겠다고 오징어를 물에 오랫동안 담가놓거나 반복해서 씻는 것이다. 오징어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B12,셀레늄,인,구리 등이 풍부하고 수용성 성분 일부는 지나치게 오래 물에 노출하거나 삶은 물을 버리는 과정에서 손실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부분만 제거한 뒤 흐르는 물에서 짧고 깨끗하게 세척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오징어에서 흔히 언급되는 영양성분인 타우린도 빼놓을 수 없다.
타우린은 체내에서 담즙산 결합과 세포 기능 등에 관여하는 아미노산 유사 물질이며 오징어를 비롯한 해산물에 풍부하다. 결국 오징어 손질의 핵심은 ‘박박 오래 씻기’가 아니다. 먹지 않는 부분은 확실히 제거하고 먹는 살은 필요 이상으로 물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 맛과 영양을 모두 살리는 방법이다.

세 가지 모두 단백질만 있는 게 아니다… 비타민 B12와 철,셀레늄까지 챙길 수 있다
바지락과 홍합,오징어를 한데 놓고 보면 공통점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바로 적은 양으로도 단백질과 다양한 미량영양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지락과 홍합 같은 조개류에는 비타민 B12와 철을 비롯한 여러 미네랄이 풍부하고 오징어에서는 단백질과 비타민 B12,셀레늄,인,구리 등을 얻을 수 있다. 셀레늄은 우리 몸의 항산화 효소 체계와 정상적인 갑상선 기능에 필요한 미량영양소이며 비타민 B12는 신경 기능과 적혈구 형성에 관여한다.
철 역시 혈액 속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홍합에서는 EPA와 DHA 같은 오메가3 지방산까지 얻을 수 있고 오징어에는 타우린이 풍부하다는 특징이 있다. 해외 건강 전문매체에서도 조개류를 다룰 때 단순한 고단백 식품보다는 비타민 B12와 철,아연,셀레늄 등을 함께 공급하는 영양 밀도가 높은 식품이라는 점을 자주 소개한다. 조리할 때도 이런 특징을 살릴 수 있다.
바지락국이나 홍합탕처럼 깨끗하게 손질한 해산물을 국물째 먹는 음식은 조리 과정에서 국물로 빠져나온 수용성 성분까지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반면 짠 양념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해산물 자체의 장점보다 나트륨 섭취가 커질 수 있으므로 대파와 마늘 같은 향신채를 이용해 간을 줄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많이 씻기’가 아니라 ‘제대로 씻기’다
해산물을 깨끗하게 먹겠다고 무조건 오랫동안 물에 담가놓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니다. 바지락은 해감,홍합은 껍데기와 족사 세척,오징어는 내장 제거 후 빠른 세척처럼 식재료마다 필요한 손질이 다르다. 바지락은 소금물에서 충분히 모래를 토하게 한 뒤 껍데기를 깨끗하게 씻고 홍합은 껍데기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한 뒤 족사를 정리한다. 오징어는 내장과 눈,입,연골 등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서 필요한 만큼만 씻으면 된다. 이렇게 손질하면 모래와 이물질 때문에 음식을 버리는 일을 줄이고 비린내를 없애려고 불필요하게 오래 가열하는 것도 피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해산물은 세척만큼 신선도와 충분한 가열도 중요하다.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변질된 해산물을 물로 씻는다고 안전한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다. 특히 조개류는 신뢰할 수 있는 유통 경로의 제품을 구입하고 적절한 온도에서 보관한 뒤 충분히 가열해 먹는 것이 기본이다. 결국 세 해산물의 영양을 제대로 챙기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바지락의 철과 비타민 B12,홍합의 오메가3와 미네랄,오징어의 단백질과 타우린을 살리고 싶다면 무작정 오래 씻기보다 각각에 맞는 방법으로 짧고 정확하게 손질하는 것,그것이 맛과 영양을 함께 챙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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