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사만으로는 못 지킨다”…이 대통령이 꺼낸 군 개편 카드
이재명 대통령이 저출생과 전장 환경 변화를 이유로 ‘선택적 모병제’ 도입을 포함한 국방개혁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인력과 보병 중심의 군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첨단 장비와 기술 중심의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군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연내 구체적 계획을 내놓고, 이르면 내년부터 제도를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군대는 낭비’라는 인식부터 바꾼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군 복무가 청년에게 단절의 시간이 아니라 기술과 경력을 축적하는 과정이 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 대통령은 군 생활이 인생의 낭비나 손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일이 정부의 중요한 책임이라고 언급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청년의 가치관과 삶의 현실을 반영해 병역제도를 새롭게 설계할 창의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단순히 병력을 확보하는 정책이 아니라, 군 복무의 보상과 이후 진로까지 함께 손보겠다는 방향이다.

징병제 폐지가 아니라 ‘복무 방식’의 선택
선택적 모병제는 모든 병사를 지원제로 바꾸는 전면 모병제와는 다르다. 현행 징병제를 기본 틀로 유지하면서 병역 대상자가 일반 징집병으로 복무하거나, 전문성을 갖춘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으로 장기 복무하는 길을 고르게 하는 구상이다. 따라서 병역의무 자체를 이행할지 말지를 선택하게 하는 제도가 아니라, 의무를 수행하는 경로를 넓히는 방식에 가깝다. 정부와 여당은 이 체계가 안보 공백 우려를 줄이면서 군의 전문성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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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병사 대신 5년 기술 인력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은 인공지능, 드론, 사이버, 유무인 복합체계 등 첨단 전력을 맡는 인력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들은 일반 병사보다 긴 약 4~5년 동안 복무하면서 장비 운용과 관련 분야 교육을 받는 방식이 거론된다. 짧은 복무 기간의 병사만으로는 숙련이 필요한 무인체계와 첨단 무기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배경이다. 정부 구상에는 해당 인력이 전역한 뒤 방산·정보기술 등 관련 산업으로 진출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담길 전망이다.

목표는 ‘전투부사관 5만 명’ 확보
정부가 제시한 큰 틀은 기술집약형 부사관 약 5만 명을 확보해 첨단 무기 운용의 연속성을 높이는 것이다. 과거 대선 공약 단계에서는 이 인력에게 연간 약 3000만 원 수준의 보수와 장기복무 뒤 사회 정착 지원금을 제공하는 구상도 제시된 바 있다. 다만 실제 지급 규모와 선발 기준, 교육 체계, 전역 후 취업 연계 방안은 향후 정부 계획에서 구체화돼야 한다. 장비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장기간 운용할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 제도의 실질적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병력 감소가 더 이상 먼 얘기 아닌 이유
군의 병력 감소는 이미 진행 중인 구조적 문제다. 저출생으로 입영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병사 중심으로 대규모 병력을 유지하는 방식은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단순한 병력 수 부족이 아니라 전쟁 양상이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난 국방 체계의 전환 과제로 본다. 드론과 인공지능, 전자전, 사이버전이 결합하는 현대전에서는 인원 규모보다 전문 인력의 숙련도와 체계 운용 능력이 전투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돈으로 청춘 못 사” 반발도 넘어야
제도 도입까지는 적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제도 설계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경제적 보상만으로 청년의 시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비판을 제기했다. 장기복무자가 실제로 충분히 지원할지, 일반 병사와의 처우 격차를 어떻게 조정할지, 재정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검증 대상이다. 결국 선택적 모병제는 병력 감소의 해법인 동시에, 공정성·직업 안정성·국방 효율성을 함께 입증해야 하는 새 병역 실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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