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요약
핵심: 혈압 관리는 짠 음식을 줄이는 것과 함께 칼륨,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재료를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효능: 우엉,늙은호박,양파는 각각 장 건강,나트륨 균형,혈관 기능을 뒷받침하는 영양성분을 갖고 있다.
섭취법: 같은 재료도 조림장과 소금을 많이 사용하면 장점이 줄어든다. 세 반찬을 혈압 관리용으로 먹는 조리법은 본문에서 살펴본다.
혈압은 조용히 올라간다… 그래서 매일 먹는 ‘반찬’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혈압이 상당히 높아져도 뚜렷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워야 혈압이 높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특별한 불편 없이 지내다가 건강검진에서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높은 압력이 혈관 벽에 장기간 가해지면 심장과 뇌,신장 등 주요 장기에 부담이 누적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혈압 관리는 문제가 생긴 뒤 특정 음식 하나를 챙겨 먹는 것보다 평소 식탁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한국인의 식생활에서는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국과 찌개,김치,젓갈,장류를 자주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높아지기 쉬운 반면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지 않으면 칼륨 섭취는 부족해질 수 있다.
칼륨은 신장에서 나트륨 배설을 증가시키고 혈관 긴장을 조절하는 과정에 관여해 정상적인 혈압 유지에 중요한 영양소다. 여기에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물성 식품을 충분히 먹는 식단은 체중과 혈당,콜레스테롤 관리에도 유리하다. 이런 관점에서 우엉과 늙은호박,양파는 화려한 건강식은 아니지만 매일 반찬으로 반복해서 먹기 쉬우면서 혈압 관리에 필요한 식단을 만드는 데 활용하기 좋은 재료다.

첫 번째는 ‘우엉’… 식이섬유와 이눌린이 풍부해 혈압과 대사 건강을 함께 관리하기 좋다
우엉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양성분이 식이섬유다. 특유의 질긴 식감에서도 알 수 있듯 우엉에는 식이섬유와 이눌린 같은 프럭탄 계열 성분이 들어 있다. 이눌린은 소장에서 대부분 소화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해 장내 미생물의 먹이로 이용될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 성분이다. 장내 미생물이 이런 발효성 식이섬유를 이용하면 아세트산과 프로피온산,부티르산 같은 단쇄지방산이 만들어지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장내 미생물 대사산물과 혈압,대사 건강의 관계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우엉에는 칼륨도 들어 있어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기 쉬운 식생활에서 무기질 균형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우엉에서 발견되는 클로로겐산을 비롯한 폴리페놀 계열 성분은 항산화 작용과 관련해 연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엉의 장점은 오래 씹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흰밥과 짠 반찬 위주로 빠르게 먹는 식사에서 우엉처럼 씹는 맛이 강한 채소를 곁들이면 식사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우엉조림을 만들면서 간장과 물엿을 듬뿍 넣는다면 혈압 관리 반찬이라는 장점이 크게 줄어든다. 간장은 적게 사용하고 식초나 들깨,참깨 등을 활용해 맛을 보완하는 방법이 좋다.

두 번째는 ‘늙은호박’… 칼륨이 풍부해 짜게 먹은 식단의 나트륨 균형을 맞추는 데 유리하다
늙은호박은 예전부터 몸이 부었을 때 먹는 음식으로 친숙하다. 여기에는 어느 정도 영양학적인 이유가 있다. 늙은호박에는 칼륨이 들어 있어 체액과 나트륨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 몸에 들어온 나트륨은 신장에서 상당 부분 조절되는데 충분한 칼륨 섭취는 소변을 통한 나트륨 배설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혈관의 긴장을 조절하는 과정에도 관여한다.
그래서 혈압 관리 식단에서는 나트륨을 줄이는 것과 함께 채소와 과일,콩류처럼 칼륨을 공급하는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늙은호박의 장점은 칼륨에서 끝나지 않는다. 노란색과 주황색을 만드는 베타카로틴을 비롯한 카로티노이드와 식이섬유도 얻을 수 있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필요한 만큼 비타민 A로 전환되며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데 관여한다. 식이섬유는 포만감과 장 건강을 유지하고 혈당과 콜레스테롤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혈압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늙은호박을 설탕을 많이 넣은 호박죽으로만 먹기보다 큼직하게 썰어 찌거나 양파와 함께 가볍게 볶아 반찬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괜찮다. 단맛이 자연스럽게 나기 때문에 소금을 많이 넣지 않아도 먹기 좋다는 것도 상당한 장점이다.

세 번째는 ‘양파볶음’… 퀘르세틴과 황화합물이 혈관 건강 측면에서 주목받는다
양파는 한국 음식에서 너무 흔하게 사용돼 특별한 건강식품처럼 느껴지지 않지만 혈압과 혈관 건강을 이야기할 때 상당히 흥미로운 채소다. 대표적인 성분이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퀘르세틴이다. 퀘르세틴은 양파,사과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식물성 항산화 성분으로 혈관 내피 기능과 산화 스트레스,염증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 일부 임상시험을 종합한 연구에서는 퀘르세틴 섭취가 혈압 감소와 관련될 가능성도 보고됐다.
양파에는 파와 마늘처럼 여러 유기황화합물도 존재한다. 이런 식물성 성분들은 혈관과 대사 건강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다. 양파볶음이 특히 괜찮은 이유는 조리하면서 양파 자체의 단맛이 강해져 소금과 간장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맛을 내기 쉽다는 데 있다. 팬에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양파를 천천히 볶으면 매운맛은 줄고 단맛과 감칠맛이 살아난다.
이때 햄이나 베이컨을 함께 넣으면 나트륨과 포화지방이 크게 증가할 수 있으므로 혈압 관리가 목적이라면 버섯이나 파프리카처럼 나트륨이 낮은 채소를 함께 볶는 편이 좋다. 양파 하나가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처럼 작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짠 가공식품 반찬을 양파볶음으로 교체한다는 점에서 실제 식생활에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세 반찬을 함께 먹으면 좋은 이유… 칼륨과 식이섬유,식물성 항산화 성분을 골고루 채운다
우엉과 늙은호박,양파의 장점은 서로 조금씩 다르다. 우엉에서는 식이섬유와 이눌린,늙은호박에서는 칼륨과 베타카로틴,양파에서는 퀘르세틴과 황화합물을 주목할 수 있다. 그래서 세 재료를 번갈아 식탁에 올리면 특정 영양성분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혈압과 혈관 건강에 필요한 여러 식물성 영양소를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다. 특히 혈압 관리에서는 체중과 혈당,콜레스테롤을 따로 떼어 생각하기 어렵다.
복부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상지질혈증이 함께 나타나면 혈관 건강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반찬을 충분히 먹으면 포만감을 높여 전체 식사량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장내 미생물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칼륨이 풍부한 식재료는 나트륨이 많은 식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양파와 우엉의 여러 폴리페놀 성분까지 더해진다.
실제로 혈압 관리 식단으로 잘 알려진 DASH 식단 역시 특정 건강식품 하나를 강조하기보다 채소와 과일,통곡물,콩류를 충분히 먹고 나트륨과 포화지방을 줄이는 방식을 중심으로 한다. 결국 우엉과 늙은호박,양파는 이런 식단을 한국식 반찬으로 구현하기 좋은 재료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조리법이다… 우엉조림과 양파볶음이 오히려 ‘짠 반찬’이 될 수도 있다
혈압을 위해 우엉과 양파를 챙겨 먹으면서 간장을 듬뿍 넣는다면 조금 아쉬운 식사가 된다. 특히 우엉은 흔히 간장과 설탕,물엿을 넣어 졸이고 양파볶음에도 간장이나 굴소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조리하면 원재료 자체는 건강해도 반찬 한 접시의 나트륨과 당류 함량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혈압 관리용으로 먹는다면 우엉은 간장을 평소보다 줄이고 식초와 들깨가루,참깨 등을 활용해 맛을 보완하는 방법이 좋다. 늙은호박은 자체적인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굳이 설탕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 찌거나 구운 뒤 계피가루를 살짝 뿌리거나 다른 채소와 함께 볶아도 괜찮다. 양파는 중약불에서 충분히 볶으면 자연스러운 단맛과 감칠맛이 올라오기 때문에 소금이나 간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세 반찬 모두 ‘싱거워서 맛없는 건강식’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마늘과 후추,식초,들깨,참깨,고춧가루처럼 나트륨이 거의 없거나 적은 재료를 활용하면 간을 세게 하지 않고도 충분히 풍미를 만들 수 있다. 혈압 관리에서는 어떤 채소를 먹었느냐만큼 그 채소에 소금을 얼마나 더했느냐가 중요하다.

혈압 관리의 시작은 특별한 보양식보다 ‘매일 올라오는 반찬’을 바꾸는 것이다
혈압은 하루 좋은 음식을 먹었다고 갑자기 정상으로 돌아오는 숫자가 아니다. 오히려 매일 반복되는 식습관과 체중,운동량,음주,수면 같은 생활습관이 오랜 시간 쌓이면서 달라진다. 그래서 혈압이 걱정된다면 특별한 건강식품을 찾아다니기보다 냉장고에 어떤 반찬이 들어 있는지부터 살펴볼 만하다. 우엉은 식이섬유와 이눌린,늙은호박은 칼륨과 베타카로틴,양파는 퀘르세틴과 여러 식물성 성분을 공급한다.
여기에 국과 찌개의 국물을 줄이고 김치와 젓갈,가공육처럼 나트륨이 많은 반찬의 양을 조절하면 식사의 방향 자체가 달라진다. 특히 혈압은 상당히 높아지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몸이 괜찮으니 아직 괜찮다’는 판단이 위험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면서 식습관을 함께 관리하는 이유다.
이미 고혈압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음식으로 약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유지하면서 식단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 매일 먹는 한 끼를 생각해보면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짠 장아찌와 가공식품의 자리를 우엉과 늙은호박,양파 같은 채소 반찬으로 조금씩 바꾸는 것,혈압 관리는 바로 이런 평범한 식탁에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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