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는 7월 27일부터 8월 10일까지 70개국 이상에서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을 제공했으며 한국 역시 공식 적용 시장에 포함됐습니다.
● 시동을 걸면 컨트롤 디스플레이에 배너가 표시됐지만 영상은 강제 자동 재생이 아니라 운전자가 배너를 선택해야 실행되는 방식입니다.
● BMW가 2023년 차량 실내를 ‘사적인 공간’으로 강조했던 만큼 단순 영화 협업을 넘어 향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광고의 기준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카포스트 에디터 유니지입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과 신차 정보를 소비자 관점에서 전합니다.
BMW 차량의 컨트롤 디스플레이(Control Display)에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Spider-Man: Brand New Day)’ 관련 배너가 표시되면서 해외 BMW 오너들 사이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BMW코리아 역시 국내에서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10일까지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7 이상을 갖춘 일부 차량에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을 공식 제공했으며, 영상 자체는 강제 재생이 아니었지만 시동 후 영화 관련 배너가 차량 화면에 표시됐다는 점이 논쟁의 핵심입니다.
단순히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느냐의 문제는 아닙니다. 앞으로 자동차가 소프트웨어와 대형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구입한 차량의 화면을 제조사가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가라는 새로운 문제가 국내 소비자에게도 현실적인 고민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BMW 시동을 걸자 스파이더맨 배너가 나타났습니다
BMW가 이번에 제공한 콘텐츠는 영화 개봉을 기념한 글로벌 브랜드 협업 프로그램입니다.
BMW 공식 자료에 따르면 시동을 걸면 중앙 컨트롤 디스플레이에 특별 배너가 나타나며, 운전자가 이를 선택하면 화면 전체에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과 배경음악이 재생됩니다. 차량에 따라 앰비언트 라이트까지 영상과 연동해 하나의 디지털 콘텐츠처럼 구성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영상이 시동과 동시에 강제로 자동 재생되는 방식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운전자가 배너를 누른 뒤에야 전체 화면 콘텐츠가 실행되는 구조이며, 계기판의 경고 기능을 가리거나 주행 중 강제로 광고 영상이 재생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오너들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영상 재생 여부보다 차량을 켰을 때 영화 프로모션 성격의 배너가 별도의 명확한 사전 동의 없이 표시됐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도 8월 10일까지 공식 제공됐습니다
BMW코리아는 국내에서도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제공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BMW코리아가 지난 7월 3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7 이상과 관련 사양을 갖춘 국내 차량에서도 7월 27일부터 8월 10일까지 해당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2020년 7월 이후 생산된 차량 가운데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7, 8, 8.5, 9 또는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X를 적용하고 관련 장비를 갖춘 차량이 대상이며, 70개국 이상에서 제공됐습니다.
BMW와 스파이더맨의 협업 자체도 이번이 전부가 아닙니다.
영화에는 BMW iX3와 BMW 5시리즈 세단(BMW 5 Series Sedan)이 등장하며, BMW는 영화 개봉에 맞춰 외부 패널에 컬러 E Ink 기술을 적용한 BMW iX3 플로우-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BMW iX3 Flow – Spider-Man Brand New Day)까지 제작했습니다.
결국 차량 화면에 등장한 애니메이션 역시 영화 속 차량 등장과 특별 제작 차량까지 연결된 대규모 마케팅 협업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BMW는 ‘광고’보다 디지털 경험에 가깝게 설명했습니다
BMW는 해당 콘텐츠를 일반적인 차량 내 광고라기보다 영화와의 협업을 기념하기 위한 ‘스페셜 서프라이즈’와 ‘페스티브 애니메이션(Festive Animation)’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BMW의 페스티브 애니메이션은 이전에도 크리스마스나 특정 기념일 등에 맞춰 차량 화면과 앰비언트 라이트를 활용하는 디지털 콘텐츠 형태로 제공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기술적인 방식만 놓고 보면 기존 기능을 활용한 이벤트 콘텐츠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나 새해처럼 일반적인 기념일 콘텐츠와 달리 이번에는 소니 픽처스 영화 개봉과 BMW의 제품 배치가 연결된 상업적 브랜드 협업이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도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벤트 콘텐츠인가, 광고인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해외 보도와 온라인 반응에서는 프리미엄 자동차의 메인 화면까지 영화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더 논란이 된 이유는 BMW가 2023년에 했던 말 때문입니다
이번 논란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BMW가 불과 몇 년 전 차량 화면 광고에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BMW 그룹 커넥티드 컴퍼니 개발 담당 고위 임원이었던 슈테판 두라흐(Stephan Durach)는 2023년 자동차 실내를 사용자가 원하는 온도와 음악 등을 즐길 수 있는 ‘사적인 공간’으로 설명하면서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광고 판매 공간으로 활용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당시 BMW가 강조했던 핵심은 자동차 실내가 다른 디지털 기기와는 다른 개인적인 공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3년 뒤 영화 프로모션 성격을 가진 콘텐츠가 실제 차량의 컨트롤 디스플레이까지 들어오면서 해외 오너들이 과거 발언을 다시 꺼내 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번 프로그램은 BMW가 차량 화면의 광고 지면을 제3자에게 상시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간 역시 7월 27일부터 8월 10일까지로 제한됐으며 BMW와 영화 제작사 간 직접적인 브랜드 협업의 일부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광고 플랫폼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자동차 화면이 어떻게 변할지입니다
BMW 스파이더맨 논란은 한 편의 영화보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이 향하고 있는 방향 때문에 국내 소비자에게 더 중요합니다.
최근 신차는 스마트폰 못지않은 대형 디스플레이와 상시 인터넷 연결,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기본으로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자동차를 출고하면 차량의 기능과 화면 구성이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이나 콘텐츠를 차량 구매 이후에도 계속 추가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편리한 부분도 많습니다.
내비게이션과 차량 기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제조사가 마음만 먹으면 차량을 판매한 이후에도 각종 상품이나 구독 서비스, 제휴 콘텐츠를 차량 화면에 노출할 수 있는 기술적인 기반 역시 이미 마련된 셈입니다.
특히 BMW뿐 아니라 대부분의 완성차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와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미래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량 디스플레이의 활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광고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느냐입니다
국내 소비자가 이번 논란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스파이더맨 콘텐츠 자체보다 선택권과 사전 동의 방식입니다.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운전자라면 음악과 앰비언트 라이트까지 연동된 기능이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1억원에 가까운 프리미엄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시동을 걸 때마다 관심 없는 영화나 브랜드의 프로모션 배너가 등장한다면 받아들이는 느낌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향후 비슷한 프로그램이 확대된다면 제조사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자체보다 사전에 받을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 다시 표시하지 않는 기능, 광고와 차량 필수 알림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번 사안은 ‘개인정보 침해’와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 BMW가 이번 스파이더맨 콘텐츠를 통해 운전자의 개인정보를 별도로 수집하거나 광고주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핵심은 개인정보 유출보다는 소비자가 소유한 자동차의 디지털 공간을 제조사가 어느 범위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주도권 문제에 더 가깝습니다.

에디터의 한마디
소비자 한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저는 이번 BMW의 시도가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스파이더맨이라는 콘텐츠 자체는 재미있고 BMW 차량과 앰비언트 라이트를 활용한 연출도 충분히 흥미로운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영화 협업 콘텐츠라면 차량 시동 후 바로 배너를 띄우기보다 My BMW 앱이나 차량 메뉴에서 “스파이더맨 테마를 활성화하시겠습니까?”라고 먼저 물어봤다면 반응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동차는 스마트폰과 달리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개인 자산입니다.
앞으로 SDV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을 판매한 뒤에도 소비자와 계속 연결될 수 있지만, 그 연결이 새로운 서비스가 될지 원하지 않는 광고가 될지는 결국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 스파이더맨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지, 앞으로 자동차 화면을 둘러싼 새로운 광고 논쟁의 시작이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내가 구입한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이런 영화나 브랜드 콘텐츠가 표시되는 것까지 괜찮다고 보시는지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자료·사진 : BMW Group, BMW Group Korea
기사·분석 : 유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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