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흰머리를 음식만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머리카락과 색소를 만드는 과정에는 단백질과 구리,비타민 B군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소가 필요하다. 평소 영양 섭취가 불균형하다면 모발 상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삶은계란과 다크초콜릿,김에는 서로 다른 모발 관련 영양소가 들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흰머리는 왜 생길까… 머리카락보다 먼저 변하는 것은 ‘색소를 만드는 세포’다
머리카락이 원래 검은색으로 만들어지는 데에는 멜라닌이라는 색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낭에 존재하는 멜라닌세포가 색소를 만들어 성장하는 모발에 전달하면서 머리카락 색이 결정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모낭의 멜라닌을 만드는 기능과 관련 세포가 감소하면 새롭게 자라는 머리카락에 색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회색이나 흰색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유전적인 영향이 상당히 크지만 영양 상태도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다. 일부 연구에서는 비타민 B12,엽산,철,구리 등의 결핍과 조기 백발 사이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구리는 멜라닌 합성에 관여하는 티로시나아제라는 효소의 정상적인 기능에 필요한 미네랄이다. 그렇다고 특정 음식을 많이 먹으면 이미 하얗게 변한 머리카락이 다시 검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사의 역할은 모발과 색소 생성에 필요한 재료가 부족하지 않도록 공급하는 데 있다. 그래서 흰머리가 걱정된다면 ‘검은 음식’을 찾기보다 모발을 만드는 단백질과 색소 합성에 관여하는 미량영양소가 충분한 식사를 하는 것이 먼저다.

첫 번째 ‘삶은계란’… 머리카락을 만드는 단백질부터 비오틴,B12까지 들어 있다
머리카락의 주요 구조를 이루는 것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이다. 따라서 머리카락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기본적으로 충분한 단백질 공급이 필요하다. 삶은계란 한 개에는 크기에 따라 대략 6g 안팎의 양질의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필수아미노산을 골고루 공급한다. 여기에 비타민 B12와 비오틴,셀레늄,콜린 등도 포함돼 있다. 특히 비타민 B12는 정상적인 적혈구 형성과 신경 기능,세포 대사에 필요한 영양소이며 일부 연구에서 B12 결핍과 조기 백발 사이의 연관성이 관찰되기도 했다.
비오틴 역시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며 결핍될 경우 탈모와 피부 문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흰자만 먹고 노른자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계란의 비오틴과 B12를 비롯한 여러 미량영양소는 노른자에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삶은계란은 기름을 추가할 필요가 없고 간식으로도 간편하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전체 식사량이 줄어 아침을 밥과 김치 정도로 끝내는 사람이라면 계란 하나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모발에 필요한 단백질과 여러 영양소를 보완하는 간단한 방법이 된다.

두 번째 ‘다크초콜릿’… 흰머리에서 의외로 주목할 영양소는 ‘구리’다
초콜릿이 머리카락에 좋다는 이야기가 의외로 들리지만 핵심은 단맛이 아니라 카카오에 있다.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초콜릿에는 구리와 마그네슘,철,폴리페놀 계열의 플라바놀 등이 들어 있다. 이 가운데 흰머리와 관련해 특히 눈여겨볼 영양소가 구리다. 구리는 멜라닌 생성 과정에 필요한 효소의 보조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색소 형성에 필요한 미량영양소다. 구리가 심하게 부족한 경우 모발 색소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 여기에 카카오의 플라바놀은 대표적인 식물성 항산화 성분이다.
다만 여기서 ‘다크초콜릿을 먹으면 흰머리가 검어진다’고 확대해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미 정상적으로 구리를 충분히 섭취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더 먹인다고 흰머리가 사라진다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제품 선택이 중요하다. 설탕과 우유가 많이 들어간 밀크초콜릿보다는 카카오 함량 70% 이상인 다크초콜릿을 소량 선택하는 것이 낫다. 다크초콜릿 역시 지방과 열량이 높은 식품이므로 건강식이라는 이유로 한 봉지를 먹기보다 하루 한두 조각 정도를 간식으로 활용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세 번째 ‘김’… 단백질과 철,엽산 등 작은 한 장에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김은 밥을 싸 먹는 평범한 반찬이지만 모발 건강 측면에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식품이다. 마른 김에는 단백질과 철,엽산을 비롯해 여러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어 있다. 특히 모발은 성장 속도가 빠른 조직이기 때문에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면 영향을 받기 쉽다. 철은 헤모글로빈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이고 엽산은 정상적인 세포 분열과 혈액 형성에 관여한다. 김에는 요오드도 상당량 들어 있는데 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 생성에 필요하고 갑상선 기능은 모발 성장과도 관계가 있다.
그러나 요오드는 많이 먹는다고 좋은 영양소가 아니다. 부족해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오히려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김이나 다른 해조류를 무조건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 특히 미역과 다시마 등 다른 해조류까지 자주 먹는 사람이라면 전체 섭취량을 생각해야 한다. 김을 고를 때는 소금과 기름이 많이 들어간 조미김만 반복하기보다 구운 김이나 무조미 김을 밥과 계란,두부 등에 곁들이는 방식이 좋다.

세 음식을 함께 보면 답이 보인다… 흰머리에 필요한 것은 ‘검은색 음식’이 아니다
검은콩이나 검은깨,김처럼 색이 짙은 음식을 먹으면 머리카락이 검어진다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있지만 음식의 색이 그대로 머리카락 색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모낭이 정상적으로 머리카락과 멜라닌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다. 삶은계란은 단백질과 비타민 B12,비오틴,다크초콜릿은 구리와 마그네슘,카카오 폴리페놀,김은 철과 엽산,단백질을 비롯한 다양한 미량영양소를 보충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영양 구성을 가진 세 음식을 균형 잡힌 식사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이 좋은 이유다.
예를 들어 아침에 삶은계란 한 개와 김을 곁들이고 오후에는 과자 대신 다크초콜릿 한두 조각과 견과류를 먹는 식이다. 여기에 생선과 두부,콩류,녹색채소 등을 충분히 먹으면 모발에 필요한 영양소의 폭이 더욱 넓어진다. 결국 흰머리를 관리하는 식사의 핵심은 특정 식품 하나를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모발과 색소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가 장기간 부족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갑자기 흰머리가 빠르게 늘었다면… 단순한 노화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흰머리가 증가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변화다. 특히 언제부터 흰머리가 나타나는지는 유전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아무리 건강하게 먹어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그러나 비교적 젊은 나이에 흰머리가 갑자기 많아지거나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탈모와 심한 피로,체중 변화 같은 다른 증상까지 동반된다면 한 번쯤 건강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양 불균형이나 비타민 B12·철 등의 결핍,갑상선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이 모발 변화와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흰머리를 없애겠다고 구리나 비오틴 같은 영양제를 고용량으로 임의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영양소 역시 과잉 섭취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삶은계란과 다크초콜릿,김의 진짜 가치는 흰머리를 되돌리는 특별한 약효가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한 모발을 만드는 데 필요한 단백질과 미량영양소를 일상 식사에서 꾸준히 채울 수 있다는 데 있다. 결국 머리카락도 우리가 매일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오랜 시간 반영하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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