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보카도와 시금치,팽이버섯을 냉동하면 항암효과가 크게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정확하게는 조금 다르다. 냉동 과정에서 새로운 항암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며 음식에 따라 일부 성분의 보존이나 세포 조직의 변화가 나타나는 정도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세 음식에 원래 들어 있던 카로티노이드와 폴리페놀,버섯의 생리활성 성분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다.
냉동하면 정말 ‘항암효과’가 올라갈까… 핵심은 생성보다 보존과 조직 변화다
음식을 냉동하면 내부의 수분이 얼면서 얼음 결정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식물이나 버섯의 세포 조직이 일부 손상되고 해동하면 조직이 부드러워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냉동한 시금치나 버섯은 생것과 식감부터 크게 달라진다. 이러한 조직 변화 때문에 일부 성분이 조리와 소화 과정에서 빠져나오기 쉬워질 가능성은 있지만 이것을 곧바로 ‘항암효과가 증가한다’고 표현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오히려 냉동의 확실한 장점은 신선한 상태에서 빠르게 얼리면 저장 중 일어나는 영양소 손실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채소와 과일을 냉장고에서 오랫동안 방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비타민과 식물성 성분이 감소할 수 있는데 냉동은 이런 변화를 늦춘다. 따라서 ‘얼리면 항암식품으로 변한다’기보다 원래 가지고 있던 영양성분을 장기간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보관법에 가깝다. 그리고 아보카도와 시금치,팽이버섯은 애초에 서로 전혀 다른 종류의 생리활성 성분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아보카도’… 냉동보다 중요한 것은 카로티노이드와 불포화지방이다
아보카도에는 루테인과 제아잔틴을 비롯한 카로티노이드,비타민 E,엽산,식이섬유,단일불포화지방 등이 들어 있다. 특히 카로티노이드와 비타민 E는 항산화 작용과 관련된 영양성분이다. 항산화 성분은 체내에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과정에 관여한다. 아보카도의 특징은 이러한 지용성 성분과 함께 지방 자체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카로티노이드는 지용성 성분이기 때문에 지방과 함께 섭취할 때 흡수에 유리하다. 다만 아보카도를 냉동한다고 루테인이나 비타민 E가 갑자기 크게 증가하거나 항암효과가 강화된다고 볼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잘 익은 아보카도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빠르게 냉동하면 너무 익어 버리는 것을 막고 장기간 활용하기 좋다는 것이 실질적인 장점이다. 냉동 아보카도는 해동하면 질감이 물러질 수 있으므로 그대로 먹기보다는 플레인 요거트와 갈거나 으깨 통곡물빵에 올리는 방식이 잘 어울린다. 결국 아보카도의 건강상 가치는 냉동 자체보다 원래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과 식이섬유,항산화 영양소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에서 나온다.

두 번째 ‘시금치’… 얼려두면 카로티노이드와 엽산을 오래 활용하기 편하다
시금치는 냉동 보관의 장점을 활용하기 좋은 대표적인 잎채소다. 시금치에는 베타카로틴과 루테인,엽산,비타민 C,비타민 K를 비롯해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특히 짙은 녹색 잎에는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식물성 성분이 풍부하다. 신선한 채소는 수확 이후에도 호흡과 효소 반응이 이어지고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 일부 영양소가 감소한다. 반면 적절하게 데친 뒤 빠르게 냉동하면 효소 활성을 낮추고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일부 영양성분을 보존하는 데 유리하다.
실제 시판 냉동채소도 수확 후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전처리와 냉동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아 오래 냉장 보관한 채소보다 일부 영양소 보존 상태가 좋은 경우도 있다. 집에서는 시금치를 깨끗하게 세척해 짧게 데친 다음 물기를 제거하고 한 번 먹을 양씩 나눠 냉동하면 국이나 볶음,계란요리에 바로 활용하기 편하다. 냉동했다고 새로운 항암성분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영양소가 풍부한 시금치를 버리지 않고 꾸준히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장점이다.

세 번째 ‘팽이버섯’… 얼리면 세포 조직이 무너지지만 ‘항암효과 증가’와는 구분해야 한다
팽이버섯 역시 냉동하면 변화가 눈에 띄는 식품이다. 버섯 조직 속 수분이 얼음 결정으로 변하면서 세포벽과 조직이 일부 손상되고 해동했을 때 생버섯보다 부드러워진다. 이 때문에 버섯의 맛 성분이나 일부 수용성 성분이 조리 과정에서 더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팽이버섯에는 베타글루칸을 비롯한 다당류와 식이섬유,에르고티오네인 같은 항산화 관련 성분이 들어 있다.
버섯의 다당류와 여러 생리활성 물질은 면역 기능과 암 생물학과 관련해 연구되고 있지만 냉동한 팽이버섯을 먹으면 사람에게서 암 예방 효과가 크게 상승한다는 식의 주장은 아직 충분한 임상 근거가 없다. 따라서 냉동의 장점은 영양성분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것보다 보관성을 높이고 조리하기 쉽게 만드는 데서 찾는 것이 맞다. 특히 팽이버섯은 생으로 먹지 않고 충분히 가열해서 섭취해야 한다. 냉동했다고 식중독균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므로 냉동 상태 그대로 찌개나 국,볶음에 넣어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항암효과’는 무엇을 의미할까… 항산화와 암 예방은 같은 말이 아니다
건강정보에서 가장 혼동하기 쉬운 표현이 ‘항산화 식품=항암 식품’이라는 공식이다. 항산화 물질은 체내 활성산소와 산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과정에 관여하지만 특정 음식에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해서 그 음식을 먹으면 암세포가 제거된다는 뜻은 아니다. 암은 유전적 요인과 흡연,음주,비만,감염,환경적 노출 등 수많은 요소가 장기간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다만 채소와 과일,통곡물,콩류 등 식물성 식품이 풍부한 식생활은 식이섬유와 비타민,미네랄,다양한 식물성 생리활성 성분을 공급하고 체중 관리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암 예방 생활습관의 중요한 부분으로 권장된다.
아보카도의 카로티노이드와 비타민 E,시금치의 베타카로틴과 루테인,팽이버섯의 다당류와 에르고티오네인 역시 이런 다양한 식물성 영양소를 섭취한다는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정 성분 하나가 암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식품을 꾸준히 먹으면서 전체적인 식사 패턴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 음식은 이렇게 얼려야 한다… 무작정 냉동실에 넣는 것보다 ‘소분’이 중요하다
아보카도는 잘 익었을 때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한 번 먹을 크기로 자른 뒤 밀폐해 냉동하면 스무디나 으깨 먹는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시금치는 깨끗하게 씻어 짧게 데친 뒤 빠르게 식히고 물기를 제거해 한 끼 분량씩 나눠 냉동한다. 팽이버섯은 밑동을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나눈 다음 냉동해두었다가 해동하지 않고 바로 국이나 찌개에 넣어 충분히 가열하면 편하다.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면 식감과 품질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처음부터 한 번 먹을 양으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세 식품을 냉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항암효과를 몇 배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영양가 높은 식품을 오래 보관하면서 자주 식탁에 올릴 수 있다는 것에 냉동의 진짜 가치가 있다. 냉장고에서 시들어 버리는 시금치와 갈변한 아보카도,상해서 버리는 버섯보다 적절하게 냉동해 꾸준히 먹는 편이 건강에는 훨씬 현실적인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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