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잠까지 얕아진다면 비싼 보양식만 찾기보다 평소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호박씨에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을 비롯해 마그네슘,아연,철 등 다양한 영양소가 작은 한 줌에 들어 있다. 특히 근육과 에너지 대사,정상적인 신경 기능에 필요한 영양소를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중년 이후 간식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장어나 소고기만 보양식이 아니다… 호박씨 한 줌에 영양소가 밀집돼 있다
몸이 축 처지고 입맛까지 떨어지면 장어나 전복,소고기처럼 값비싼 음식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체력은 특정 음식을 한두 번 먹는다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근육을 유지할 단백질과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미네랄을 매일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먼저다. 이런 관점에서 호박씨는 의외로 알찬 식품이다. 껍질을 제거한 호박씨 28g,한 줌 정도에는 약 8~9g의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지방도 상당량 포함돼 있는데 대부분 불포화지방이 차지한다.
여기에 마그네슘과 철,아연,구리,망간,인 등이 밀집돼 있다. 특히 식사량 자체가 줄어드는 노년에는 한 번에 많은 음식을 먹기 어려워 적은 양으로 단백질과 열량,미량영양소를 공급하는 식품이 유용할 수 있다. 다만 호박씨 자체가 피로를 치료하는 ‘천연 자양강장제’라는 뜻은 아니다. 밥과 김치 정도로 끼니를 간단하게 끝내면서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간식 한 줌으로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 호박씨가 체력 관리 식품으로 주목할 만한 진짜 이유다.

체력 보충의 첫 번째 열쇠는 ‘단백질’… 30g도 안 되는 양에 8~9g 들어 있다
체력이 떨어졌다는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피곤함뿐 아니라 계단을 오르기 힘들고 오래 걷기 버거워지는 등 근력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은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때문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운동이 중요해진다. 호박씨는 식물성 식품이지만 단백질 함량이 상당히 높다. 껍질을 벗긴 호박씨 약 28g에서 8~9g 안팎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어 삶은계란 한 개보다 많은 양을 공급하기도 한다.
단백질은 근육뿐 아니라 효소와 호르몬,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데도 필요한 기본 재료다. 여기에 호박씨에는 철도 들어 있다. 철은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미네랄로 산소 운반에 관여하기 때문에 철이 부족하면 쉽게 피곤하고 기운이 없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물론 호박씨만으로 노년의 단백질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계란과 생선,두부,콩,살코기 등과 함께 먹으면서 오후 과자나 빵 대신 호박씨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다.

밤잠과 연결되는 핵심 영양소 ‘마그네슘’… 호박씨가 특히 풍부하다
호박씨를 중년 이후 간식으로 추천할 때 가장 눈에 띄는 영양소 가운데 하나가 마그네슘이다. 껍질을 제거한 호박씨 약 28g에는 150mg 안팎의 마그네슘이 들어갈 수 있어 상당히 풍부한 공급원에 해당한다. 마그네슘은 수백 가지 효소 반응에 관여하며 정상적인 근육과 신경 기능,에너지 생성 등에 필요하다. 수면과 관련해서도 마그네슘은 신경계 기능과 생체리듬에 관여하기 때문에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일부 관찰연구와 임상시험에서는 마그네슘 섭취 상태와 수면의 질 사이의 연관성이 보고됐지만 호박씨를 먹으면 불면증이 치료된다고 단정할 정도의 근거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마그네슘이 부족한 식사를 하는 사람이 호박씨와 견과류,콩,통곡물 같은 공급원을 통해 필요한 양을 채우는 것이다. 특히 저녁마다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이 간식 일부를 무염 호박씨로 바꾼다면 마그네슘뿐 아니라 단백질과 불포화지방까지 함께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호박씨에는 ‘트립토판’도 있다… 수면호르몬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연결된다
호박씨와 수면을 이야기할 때 또 하나 등장하는 성분이 트립토판(tryptophan)이다. 트립토판은 우리 몸에서 만들 수 없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이다. 체내에 들어온 트립토판 일부는 세로토닌 합성 과정에 사용되고 이후 멜라토닌을 만드는 경로와도 연결된다. 멜라토닌은 밤이 되면 분비가 증가해 수면과 각성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호박씨를 먹은 즉시 멜라토닌이 쏟아져 잠이 오는 것은 아니다. 수면은 빛 노출과 카페인,스트레스,운동,취침시간 등 수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호박씨는 트립토판을 포함한 단백질과 마그네슘을 동시에 공급한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저녁 식단이나 간식으로 활용하기 좋다. 밤에 배가 고파 잠들기 어렵다면 라면이나 빵,과자 대신 무염 호박씨 소량을 플레인 요거트나 우유와 함께 먹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수면을 위해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늦은 밤 과식하지 않는 것이다.

아연과 불포화지방도 빼놓을 수 없다… 중년 이후 필요한 영양소가 다양하다
호박씨에는 단백질과 마그네슘 외에도 아연과 철,구리,망간,인,불포화지방산 등이 들어 있다. 아연은 정상적인 면역 기능과 단백질 합성,상처 회복 등에 필요한 필수 미네랄이고 구리와 철은 정상적인 혈액과 에너지 대사에 관여한다. 지방 가운데서는 리놀레산을 비롯한 다중불포화지방과 단일불포화지방을 섭취할 수 있다. 포화지방이 많은 간식을 호박씨와 같은 씨앗류로 일부 바꾸면 전체 식사의 지방 구성을 개선하는 데도 유리하다.
결국 호박씨의 장점은 어떤 하나의 ‘보양 성분’에 있지 않다. 근육에 필요한 단백질,에너지 대사와 신경 기능에 필요한 마그네슘,면역 기능에 필요한 아연,산소 운반에 관여하는 철을 작은 한 줌에서 함께 얻는다는 것이 강점이다. 입맛이 떨어져 한 끼를 많이 먹기 힘든 중년이나 노년층에게 이런 영양 밀도는 꽤 실용적인 장점이 된다.

언제 얼마나 먹을까… 저녁에는 ‘무염 호박씨 한 줌’이면 충분하다
호박씨는 영양 밀도가 높은 만큼 열량 밀도 역시 높다. 따라서 건강에 좋다고 밥그릇에 가득 담아 먹을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하루 20~30g,작은 한 줌 정도면 간식으로 활용하기 충분하다. 수면을 생각해 저녁에 먹는다면 잠들기 직전보다 저녁 식사와 취침 사이에 소량을 먹는 편이 낫다. 소금이나 설탕,기름을 많이 첨가한 제품보다는 볶지 않은 제품이나 무염으로 가볍게 구운 호박씨를 선택한다. 플레인 그릭요거트에 한 숟가락 넣거나 바나나와 우유에 소량 곁들이고 샐러드에 뿌려 먹는 방법도 있다.
특히 밤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호박씨보다 더 중요한 조건도 있다. 늦은 카페인과 음주를 줄이고 취침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잠들기 직전 과식을 피해야 한다. 호박씨가 좋은 이유는 먹으면 곧바로 기운이 솟고 잠이 쏟아져서가 아니다. 작은 한 줌으로 단백질과 마그네슘,아연,철,불포화지방 등 체력과 정상적인 신경 기능에 필요한 영양소를 꾸준히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비싼 보양식을 가끔 먹는 것보다 이런 평범한 식품을 매일의 식사에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오래가는 체력 관리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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