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숭아를 먹을 때 까슬까슬한 털 때문에 껍질부터 벗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영양 측면에서 보면 과육만 먹는 것보다 껍질까지 함께 먹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특히 복숭아의 바깥쪽에는 식이섬유와 여러 폴리페놀 계열의 식물성 성분이 존재한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껍질째 먹는 방식이 좋은 것은 아니어서 세척과 알레르기 문제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복숭아 껍질은 단순한 포장지가 아니다… 식물성 항산화 성분이 존재한다
복숭아 껍질을 벗기는 이유는 대부분 맛보다는 식감 때문이다. 표면에 있는 미세한 털이 입술과 혀에 닿는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 과도로 두껍게 깎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식물의 껍질은 햇빛과 산소,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부위인 만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식물성 화합물을 가지고 있다. 복숭아 역시 껍질을 포함한 바깥쪽 조직에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안토시아닌,카로티노이드 등 다양한 식물성 성분이 존재한다.
특히 붉은빛을 띠는 복숭아 껍질에는 안토시아닌 계열 색소가 존재할 수 있으며 클로로겐산을 비롯한 페놀성 화합물도 연구돼 왔다. 이런 성분들은 체내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해 연구되는 대표적인 식물성 성분이다. 그렇다고 복숭아 껍질을 먹으면 특정 질환이 치료되거나 암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과육만 먹을 때 버려지는 부분까지 섭취하면서 식이섬유와 다양한 식물성 성분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항산화 성분은 몸에서 무슨 일을 할까… 산화 스트레스 관리에 주목한다
우리 몸에서는 에너지를 만들고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활성산소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생성량이 지나치게 많아져 항산화 방어체계와 균형이 무너지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 장기간의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와 단백질,지질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노화와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여러 만성질환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복숭아 껍질에서 발견되는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카로티노이드 등이 관심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들 식물성 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중심으로 연구돼 왔다. 다만 여기에서 한 가지 구분해야 할 점이 있다. 시험관에서 강한 항산화 활성을 보인다고 해서 복숭아 껍질을 먹는 순간 사람의 몸에서도 똑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 건강에서는 복숭아 하나보다 평소 다양한 색의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식습관이 훨씬 중요하다. 복숭아 껍질은 이런 식단에서 버리던 부분까지 활용해 식물성 영양소의 섭취 폭을 넓히는 방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과육만 먹을 때와 달라지는 것… 껍질째 먹으면 식이섬유도 더 챙긴다
복숭아 껍질을 함께 먹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장점 가운데 하나는 식이섬유를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일의 식이섬유는 과육에도 들어 있지만 껍질을 포함한 외부 조직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껍질을 두껍게 제거하면 일부가 함께 버려진다. 식이섬유는 장에서 변의 부피와 수분 유지에 영향을 주고 정상적인 배변 활동을 돕는다. 일부 식이섬유는 대장까지 내려가 장내 미생물의 먹이로 이용되기도 한다.
특히 과일을 주스로 갈아 즙만 걸러 마시는 것보다 통째로 씹어 먹는 것이 식이섬유를 보존하는 데 유리하다. 포만감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복숭아를 껍질째 천천히 씹으면 주스나 과즙음료처럼 빠르게 마시는 것보다 먹는 시간이 길어지고 과식하기도 어렵다. 결국 복숭아를 건강하게 먹는 핵심은 ‘껍질에 특별한 치료 성분이 있다’기보다 과육과 껍질을 가능한 한 온전한 과일 형태로 함께 먹는 것에 있다.

까슬까슬해서 못 먹겠다면… 흐르는 물에 씻고 얇게 썰어보자
영양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털이 많은 복숭아를 억지로 베어 물 필요는 없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흐르는 물에서 복숭아 표면을 손으로 부드럽게 문질러 충분히 씻는 것이다. 표면의 털과 이물질을 제거한 뒤 물기를 닦으면 껍질의 까슬한 느낌이 상당히 줄어든다. 그래도 식감이 싫다면 복숭아를 껍질째 얇은 조각으로 썰어 플레인 그릭요거트나 오트밀에 섞어 먹는 방법이 있다.
한입 크기를 작게 만들면 껍질의 질감이 덜 느껴진다. 또 잘게 잘라 샐러드에 넣거나 우유·요거트와 함께 갈아 껍질까지 그대로 먹을 수도 있다. 이때 주스로 만든 뒤 체에 걸러 섬유질을 버리기보다는 건더기까지 함께 섭취하는 편이 낫다. 껍질 전체를 먹는 것이 도저히 부담스럽다면 과도로 두껍게 벗기기보다 표면을 아주 얇게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강을 위해 억지로 먹는 것보다 자신이 꾸준히 먹을 수 있는 방식으로 껍질의 손실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농약이 걱정된다면 어떻게 씻을까… 흐르는 물에서 충분히 세척한다
껍질째 먹는다고 하면 가장 먼저 농약 걱정을 하는 사람이 많다. 농촌진흥청과 식품안전 관련 기관에서 일반적으로 안내하는 과일·채소 세척의 기본은 깨끗한 물을 이용해 충분히 씻는 것이다. 복숭아는 표면에 털이 있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서 손으로 부드럽게 문질러 씻으면 흙과 먼지,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베이킹소다나 식초,전용 세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껍질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씻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자르면 칼을 통해 표면의 오염물이 과육으로 옮겨갈 수 있으므로 통째로 먼저 씻은 뒤 자르는 순서가 중요하다. 물러졌거나 곰팡이가 보이고 이상한 냄새가 나는 복숭아는 껍질만 제거해서 먹기보다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여름철 복숭아는 쉽게 무르기 때문에 구입 후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하게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주의할 사람은 ‘복숭아 알레르기’… 건강에 좋다고 억지로 먹으면 안 된다
복숭아 껍질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 알레르기다. 복숭아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과일이며 사람에 따라 입술과 입안이 가렵거나 붓는 구강알레르기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복숭아 껍질과 관련해 알려진 알레르기 단백질 가운데 하나인 Pru p 3는 복숭아의 지질전달단백질로,껍질에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복숭아를 먹은 뒤 입과 목이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나타난 경험이 있다면 ‘껍질에 영양이 많다’는 이유로 껍질째 먹어서는 안 된다.
호흡곤란이나 목이 붓는 느낌,어지럼증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각적인 의료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 반대로 알레르기가 없고 껍질의 식감에도 문제가 없다면 깨끗하게 씻어 과육과 함께 먹어도 된다. 복숭아 껍질의 장점은 식이섬유와 여러 식물성 항산화 성분을 버리지 않고 함께 먹을 수 있다는 데 있다. 하지만 건강식도 내 몸에 맞아야 건강식이다. 알레르기가 없다면 이번 여름에는 습관적으로 껍질부터 벗기기 전에 깨끗하게 씻어 한 조각 정도 껍질째 먹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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