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 준비로 정신없는 아침,식빵 두 장에 커피 한 잔으로 식사를 끝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빵은 어떤 밀가루를 사용했는지,곡물을 얼마나 가공했는지,어떤 방식으로 발효했는지에 따라 식이섬유와 소화 속도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사워도우와 통밀빵,통곡물빵이 평범한 흰 식빵과 무엇이 다른지 알면 아침 빵을 고르는 기준도 달라진다.
흰 식빵은 왜 혈당이 빨리 오를까… 곡물에서 ‘겉부분’을 벗겨낸 것이 시작이다
일반적인 흰 식빵의 주재료는 정제된 밀가루다. 원래 밀알은 바깥쪽의 겨와 배아,안쪽의 배유로 구성되는데 정제 과정에서는 겨와 배아가 상당 부분 제거되고 전분이 많은 배유가 주로 남는다. 미국당뇨병학회(ADA) 역시 통곡물에는 겨와 배아,배유가 모두 존재하지만 정제 곡물은 주로 전분이 많은 배유 부분이 남는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식이섬유와 일부 비타민,미네랄도 줄어든다. 문제는 아침에 흰 식빵만 단독으로 빠르게 먹는 상황이다.
빵에 들어 있는 전분은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며 정제 탄수화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 식품보다 빠르게 소화될 수 있다. 특히 잼과 설탕이 들어간 스프레드,달콤한 커피까지 함께 먹으면 한 끼의 탄수화물과 첨가당 섭취량이 더욱 늘어난다. 그렇다고 식빵 자체를 ‘당뇨를 만드는 음식’으로 볼 필요는 없다. 미국당뇨병학회도 당뇨병 환자가 빵 같은 탄수화물을 반드시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섭취량과 탄수화물의 질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침에 빵을 먹느냐 마느냐보다 어떤 빵을 얼마나,무엇과 함께 먹느냐다.

첫 번째 ‘사워도우’… 오래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평범한 식빵과 차이가 생긴다
사워도우는 이스트만 이용해 빠르게 부풀리는 일반적인 식빵과 달리 밀가루와 물에서 배양한 발효종을 이용한다. 발효 과정에서 젖산균과 효모가 활동하면서 유기산이 만들어지고 반죽의 산도가 낮아진다. 바로 이 발효 과정 때문에 사워도우와 식후 혈당 반응의 관계가 꾸준히 연구돼 왔다. 사워도우 관련 임상시험 18건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일반적인 산업 발효빵이나 포도당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사워도우 섭취 후 60분과 120분의 혈당 증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통밀가루를 이용해 만든 사워도우에서 이러한 효과가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었다. 다만 연구진은 근거의 확실성이 낮거나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에 ‘사워도우는 혈당을 올리지 않는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사워도우도 결국 밀가루로 만든 탄수화물 식품이며 많이 먹으면 혈당은 올라간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름이다. 시중에서 ‘사워도우’라고 판매한다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과 시간으로 발효한 것도 아니고 통곡물을 사용한 것도 아니다. 혈당 관리를 목적으로 고른다면 단순히 ‘사워도우’라는 이름만 보기보다 통밀이나 통곡물을 사용했는지,식이섬유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첨가당은 많지 않은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두 번째 ‘통밀빵’… 밀의 겨와 배아까지 살리는 것이 흰 식빵과 가장 큰 차이다
통밀빵의 장점은 이름 그대로 밀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분을 최대한 남겨 사용한다는 데 있다. 통밀은 밀의 겨와 배아,배유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정제 밀가루보다 식이섬유를 비롯해 비타민 B군과 비타민 E,미네랄 등을 보다 폭넓게 섭취할 수 있다. 특히 혈당 관리에서 눈여겨볼 것은 식이섬유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탄수화물 식품은 소화와 흡수 속도를 늦추는 데 관여해 정제 탄수화물만 먹었을 때보다 식후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을 종합한 분석에서도 식이섬유 섭취 증가는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등 여러 대사지표 개선과 관련됐다. 하지만 마트에서 갈색을 띠는 빵이라고 전부 통밀빵인 것은 아니다. 정제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면서 일부 통밀가루를 섞거나 색을 내는 다른 원료를 넣은 제품도 있을 수 있다. 미국당뇨병학회는 빵을 선택할 때 원재료 목록의 첫 번째 재료가 통밀이나 통곡물인지 확인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한 조각당 식이섬유가 충분한지도 함께 살펴볼 만하다. 따라서 ‘갈색이니까 건강빵’이라는 색깔 기준보다 원재료명과 영양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이 훨씬 정확하다.

세 번째 ‘통곡물빵’… 곡물이 얼마나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느냐도 중요하다
통밀빵과 통곡물빵은 비슷하게 들리지만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다. 통밀은 밀 한 종류의 겨와 배아,배유를 모두 사용한다는 의미이고 통곡물은 밀뿐 아니라 귀리와 보리,호밀 등 다양한 곡물을 온전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보다 넓은 개념이다. 특히 곡물이 지나치게 곱게 분쇄되지 않고 일부 알갱이나 거친 구조가 남아 있는 빵은 소화 속도 측면에서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통곡물이나 으깬 곡물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빵의 혈당지수가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한 임상 연구도 있다. 연구진은 곡물이 비교적 온전한 구조로 남아 있으면 소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간의 식단 전체를 살펴본 연구에서도 통곡물 섭취는 혈당 관리와 긍정적인 연관성을 보인다. 무작위 임상시험들을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통곡물을 섭취한 그룹에서 정제 곡물 등을 섭취한 대조군보다 공복혈당이 낮아지는 결과가 관찰됐다. 다만 연구마다 곡물 종류와 섭취량,대상자의 건강 상태가 달라 효과의 크기에는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통곡물빵을 선택할 때는 표면에 씨앗 몇 알이 붙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실제로 통곡물이 주원료인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 가지 중 무엇이 최고일까… 이름보다 ‘통곡물 함량·식이섬유·첨가당’을 먼저 봐야 한다
사워도우와 통밀빵,통곡물빵 가운데 하나를 무조건 혈당에 가장 좋은 빵이라고 순위를 매기기는 어렵다. 사워도우는 발효 방식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정제 밀가루로 만들 수도 있고,통밀빵 역시 실제 통밀 함량이 제품마다 다르다. 통곡물빵도 통곡물이 조금만 들어간 제품이라면 기대했던 만큼 식이섬유가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마트에서 빵을 고를 때는 앞면에 크게 적힌 제품명보다 뒤쪽 원재료표를 먼저 보는 편이 낫다. 미국당뇨병학회는 통곡물빵을 고를 때 첫 번째 원재료가 통곡물인지 살펴보고 식이섬유가 충분한 제품을 선택하도록 안내한다.
반대로 설탕이나 시럽,꿀 등이 많이 첨가된 달콤한 통밀빵이라면 ‘통밀’이라는 단어 하나만 보고 안심하기 어렵다. 혈당을 생각한다면 100% 통밀에 가까운 빵,통곡물 함량이 높은 빵,통곡물로 만든 사워도우처럼 여러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제품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결국 사워도우는 발효 방식,통밀빵은 밀가루의 정제 정도,통곡물빵은 곡물의 구성과 가공 정도를 각각 확인하는 것이 차이다.

아침에는 빵만 바꾸지 말고 ‘무엇을 곁들이느냐’까지 바꾸면 더 좋다
혈당 관리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은 건강한 빵으로 교체했다고 해서 식사의 나머지 부분까지 자동으로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통곡물빵도 탄수화물을 포함하기 때문에 양이 많아지면 혈당에 영향을 준다. 아침에 빵만 두세 장 빠르게 먹기보다는 계란이나 무가당 그릭요거트,두부 같은 단백질 식품을 곁들이고 채소나 견과류 등을 함께 구성하는 방법이 좋다. 미국당뇨병학회 역시 탄수화물을 먹을 때 식이섬유와 단백질,지방 등을 함께 고려하는 식사 구성을 강조한다.
반대로 통밀빵을 골라놓고 설탕이 많이 들어간 잼을 듬뿍 바르고 달콤한 라테나 과일주스를 함께 마신다면 빵을 바꾼 효과가 퇴색할 수 있다. 아침 빵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흰 식빵을 통곡물 함량이 높은 빵으로 바꾸고,단백질 한 가지를 더하고,달콤한 음료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빵을 무조건 끊는 식단보다 매일 반복할 수 있는 작은 변화가 장기적인 혈당 관리에는 훨씬 현실적이다.
한눈에 보는 아침 빵 선택법
사워도우 → 발효 방식 확인 → 가능하면 통밀·통곡물 사워도우 선택
통밀빵 → 원재료 첫 번째에 ‘통밀’ 확인 → 식이섬유와 첨가당 확인
통곡물빵 → 통곡물 함량 확인 → 곡물 알갱이가 비교적 온전하게 들어간 제품 선택
아침 식사 → 빵만 먹기보다 계란·무가당 요거트 등 단백질 + 채소·견과류 등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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