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남반구 고지대 아래 맨틀이 북반구보다 최대 400℃ 더 뜨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성은 오래전 지질 활동이 멈춘 행성으로 여겨졌는데, 내부에는 여전히 뚜렷한 열적 차이가 남아 있다는 분석에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와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등 공동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 ‘조석 단층촬영으로 확인한 화성 남북 지각 이분성 아래의 열적 이상(Tidal tomography reveals a thermal anomaly beneath Mars’s crustal dichotomy)’을 27일 공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화성의 중력 변화다. 태양 주위를 타원 궤도를 따라 도는 화성은 자전축도 기울어져 계절에 따라 태양의 중력에 조금씩 늘어나고 줄어든다. 이 미세한 변형은 화성 내부 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화성 맨틀의 물성 차이를 지형도에 겹쳐 나타낸 연구 결과. 깊이 50~1560㎞ 맨틀의 전단탄성률이 남북반구에서 뚜렷하게 다르며, 이를 토대로 남부 고지대 아래 맨틀이 북부 저지대보다 약 200~400℃ 뜨거운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알렉산더 번」
자세한 구조를 알기 위해 연구팀은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와 마스 오디세이, 화성 탐사 위성(MRO) 등 화성 궤도선 3대가 장기간 추적한 데이터를 이용했다. 특히 시간에 따른 중력장 변화를 살폈는데, 일종의 조석 단층촬영을 통해 화성 내부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본 시도였다.
그 결과 화성 남부 고지대 아래 맨틀은 북부 저지대 아래보다 200~400℃ 더 뜨거운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남북 맨틀의 탄성 특성이 20% 이상 달라야 관측된 중력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이 차이는 화성 표면의 대표적 특징인 남북 지각의 이분성과도 거의 일치했다.
애리조나대 알렉산더 번 연구원은 “화성 북반구는 낮고 평탄한 지형이 넓게 펼쳐지고, 남반구는 높고 오래된 고지대와 충돌구가 많다”며 “남부의 지각은 평균적으로 북부보다 두꺼운데, 수십억 년 동안 내부 열이 갇히면서 남반구 맨틀을 상대적으로 뜨겁게 유지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번 연구는 화성 남반구와 북반구가 왜 크게 다른 지각 구조를 보이는지 알게 해줄 중요한 정보일지 모른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이 현상의 또 다른 이유로는 지역적인 맨틀 대류를 꼽을 수 있다. 뜨거운 물질이 남반구 아래에서 천천히 상승하는 흐름이 지금까지 남았다는 의미”라며 “과거 거대 충돌이 화성 내부 구조에 장기적인 비대칭을 남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화성 남반구 내부가 북반구보다 200~400℃ 더 뜨겁고 일부는 부분적으로 녹아 있을 가능성은 화성 내부가 완전히 균일하게 식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가 현재 화성에서 화산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는 뜻은 아니다. 연구팀이 확인한 것은 화성 맨틀의 온도와 물성 차이로, 실제 분화나 마그마 이동을 직접 포착한 적은 없다.
연구팀은 화성 남북반구가 왜 크게 다른 지형과 지각 구조를 갖게 됐는지 이해할 중요한 단서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학계는 화성 표면 아래에 남은 열의 분포를 비교한 이번 연구가 과거 화산 활동과 물의 존재 가능성, 나아가 한때 생명체가 살기 좋은 환경이 얼마나 오래 유지됐는지 알아내는 열쇠일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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