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외를 먹고 나면 노란 껍질은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깨끗하게 세척한 참외 껍질은 식이섬유와 다양한 식물성 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식재료가 된다. 문제는 특유의 질긴 식감과 약간의 쓴맛인데,얇게 썰고 양념하는 방법만 조금 바꾸면 오이무침처럼 아삭한 여름 반찬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과육만 먹었다면 아깝다… 참외 껍질에는 식이섬유와 식물성 성분이 남아 있다
참외는 달콤한 과육 때문에 주로 디저트 과일로 먹지만 영양을 따져보면 껍질도 그냥 버리기 아쉬운 부분이다. 참외에는 수분이 풍부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식이섬유와 여러 식물성 화합물이 들어 있으며 특히 껍질 부분에는 과육과 다른 영양상의 특징이 있다. 참외의 부위별 성분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껍질에서 과육보다 총 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게 측정된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페놀과 플라보노이드는 식물이 햇빛과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식물성 화합물로 항산화 작용과 관련해 폭넓게 연구되고 있다.
여기에 과육만 먹을 때보다 껍질까지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식이섬유 섭취량도 늘릴 수 있다. 식이섬유는 정상적인 장운동과 배변 활동에 관여하고 일부는 장내 미생물이 이용하는 재료가 된다. 참외 껍질을 먹는다는 것이 특별한 건강식품을 추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나의 과일에서 그동안 버렸던 부분까지 활용해 식이섬유와 식물성 성분을 조금 더 챙기는 방법에 가깝다.

노란 껍질에 주목해야 할 ‘플라보노이드’… 항산화 성분까지 함께 먹는다
참외 껍질에서 눈여겨볼 성분 가운데 하나가 플라보노이드다. 플라보노이드는 폴리페놀 계열의 식물성 화합물로 활성산소와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항산화 작용을 중심으로 연구돼 왔다.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와 조직에 지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채소와 과일을 통해 다양한 항산화 성분을 섭취하는 식생활이 중요하다. 참외 역시 껍질과 씨 주변,과육의 성분 구성이 조금씩 다르며 국내에서 참외 부위별 항산화 성분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껍질에서 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고 참외 껍질을 몇 번 먹는다고 체내 활성산소가 모두 제거되거나 특정 질환이 예방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건강상의 가치는 훨씬 현실적인 곳에 있다. 우리가 평소 먹는 채소와 과일의 종류와 부위를 다양하게 만들면서 여러 종류의 식물성 항산화 성분을 꾸준히 섭취하는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다. 참외를 먹은 날 껍질까지 반찬으로 활용하면 과육만 먹고 끝냈을 때보다 식재료 하나를 훨씬 알차게 활용할 수 있다.

베타카로틴과 미네랄도 눈여겨볼 만하다… 과육과 다른 영양을 보충한다
참외 껍질에는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식물성 색소도 존재한다. 그중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필요한 만큼 비타민 A로 전환될 수 있는 프로비타민 A 카로티노이드다. 비타민 A는 정상적인 시각 기능과 면역기능,피부와 점막 유지 등에 필요한 영양소다. 참외에는 칼륨을 비롯한 여러 미네랄도 들어 있기 때문에 과육과 껍질을 함께 활용하면 과일 하나에서 보다 다양한 영양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다만 참외 껍질을 ‘베타카로틴 보충제’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당근이나 단호박,시금치처럼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다른 채소들도 많기 때문이다. 참외 껍질의 진짜 장점은 따로 건강식품을 사지 않고도 원래 버리던 식재료를 식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에는 참외를 자주 먹기 때문에 매번 껍질을 버리지 않고 일부를 무침이나 샐러드에 활용하면 채소 반찬의 종류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단, 신장질환 등으로 칼륨 섭취를 제한하고 있다면 과일과 채소 섭취량을 임의로 크게 늘리기보다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가 안내한 범위를 따르는 것이 좋다.

쓰고 질긴 맛이 문제라면 ‘얇게 썰기’… 소금에 오래 절이지 않아도 된다
참외 껍질을 한 번 먹어보고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영양이 아니라 식감이다. 과육처럼 부드러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두껍게 썰어 먹으면 껍질이 질기게 씹히고 품종이나 숙성 상태에 따라 풋내와 쌉싸름한 맛도 느껴질 수 있다. 해결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참외를 깨끗하게 세척한 뒤 과육을 먹고 남은 껍질을 2~3mm 정도로 가늘게 채 써는 것이다. 껍질 안쪽에 과육을 아주 조금 남겨두면 단맛이 자연스럽게 더해져 먹기도 편하다.
그래도 질기다면 노란 겉껍질을 감자칼로 군데군데 한 줄씩 벗겨 줄무늬 형태로 만든 뒤 썰어도 좋다. 이렇게 하면 껍질을 모두 버리지 않으면서 질긴 식감을 줄일 수 있다. 이후 소금을 아주 조금 넣어 5분 정도만 가볍게 절였다가 나온 물을 버리고 물기를 살짝 짜면 조직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너무 오래 절이면 아삭함이 사라지고 나트륨 섭취도 늘어날 수 있으므로 오이장아찌처럼 오래 절일 필요는 없다. 얇게 썰고 짧게 절이는 것,이 두 단계만 지켜도 참외 껍질 특유의 식감은 상당히 먹기 편해진다.

고추장 범벅보다 식초와 고춧가루로 새콤하게… 참외의 단맛을 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참외껍질무침은 양념을 강하게 할수록 맛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다. 참외 껍질 안쪽에 남은 과육 자체에서 은은한 단맛이 나오기 때문에 설탕과 고추장을 많이 넣으면 참외 특유의 맛이 사라지고 평범한 초무침처럼 변한다. 참외 1개 분량의 껍질을 기준으로 고춧가루 1큰술,식초 1큰술,진간장 1/2큰술,다진 마늘 1/3큰술,참기름 1/2큰술,깨 약간 정도에서 시작하면 부담이 적다. 단맛이 부족할 때만 매실청이나 올리고당을 1/2큰술 이하로 조금 넣는다. 참외 과육을 조금 남겨뒀다면 별도의 당류 없이도 충분히 새콤달콤한 맛을 낼 수 있다.
채 썬 양파나 부추를 조금 섞으면 향과 식감이 더 풍부해지고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청양고추를 얇게 썰어 넣어도 잘 어울린다. 모든 재료를 넣은 뒤 손으로 오래 주무르기보다 젓가락이나 집게로 가볍게 버무려야 아삭함이 살아난다. 이렇게 만든 참외껍질무침은 삼겹살이나 수육처럼 기름진 고기와 함께 먹어도 좋고 비빔밥이나 국수에 오이 대신 넣어도 잘 어울린다.

껍질을 먹는 만큼 ‘세척’이 먼저다… 먹기 직전에 충분히 씻어야 한다
참외껍질무침을 만들 때 양념보다 먼저 챙겨야 하는 단계가 세척이다. 과육만 먹는다면 껍질을 직접 섭취하지 않지만 무침으로 활용할 때는 표면까지 그대로 먹기 때문이다. 참외는 먹기 전에 흐르는 물에서 손으로 표면을 충분히 문질러 씻고 굴곡진 부분과 꼭지 주변까지 꼼꼼하게 세척한다. 필요하다면 깨끗한 과일용 브러시를 이용해 표면을 부드럽게 닦을 수 있다. 특별한 세척제를 사용한다고 모든 잔류농약이 제거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본은 깨끗한 물과 충분한 세척이다.
씻은 뒤에는 깨끗한 키친타월이나 행주로 물기를 제거하고 상처가 있거나 물러진 부분은 잘라낸다. 이미 곰팡이가 생겼거나 부패한 참외라면 껍질만 씻어서 활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참외껍질무침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 오래 보관하기보다 먹을 만큼 만들어 신선할 때 먹는 편이 식감도 좋다. 결국 참외 껍질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잘 씻고,얇게 썰고,양념은 가볍게 하는 것.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쓰레기통으로 향하던 참외 껍질이 여름철 별미 반찬으로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한눈에 보는 ‘새콤아삭 참외껍질무침’
재료 → 참외 1개 껍질,고춧가루 1큰술,식초 1큰술,진간장 1/2큰술,다진 마늘 1/3큰술,참기름 1/2큰술,깨 약간
만드는 법 → 참외 표면 깨끗하게 세척 → 과육 먹고 껍질 안쪽에 과육 조금 남기기 → 껍질 2~3mm로 가늘게 썰기 → 소금 아주 조금 넣어 약 5분 가볍게 절이기 → 물기 제거 → 고춧가루·식초·간장·마늘 넣기 → 마지막에 참기름·깨 넣고 가볍게 버무리기
더 맛있게 → 질기면 노란 겉껍질을 줄무늬처럼 일부만 벗기기 → 단맛은 남은 과육으로 내고 설탕 최소화 → 부추·양파·청양고추 추가해도 잘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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