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 건강을 위한 식단이라고 특별한 음식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호두와 땅콩,캐슈넛에도 뇌와 혈관 건강에 필요한 불포화지방과 비타민,미네랄,식물성 항산화 성분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 세 가지가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 눈에 띄는 영양상의 강점도 다르다.
첫 번째 ‘호두’… 견과류 가운데 눈에 띄는 식물성 오메가3가 들어 있다
뇌 건강을 이야기할 때 호두가 자주 등장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지방의 구성이다. 호두에는 다중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며 특히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ALA)을 섭취할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알파리놀렌산은 필수지방산이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어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체내에서는 알파리놀렌산 일부가 EPA와 DHA로 전환되지만 그 양은 제한적이므로 생선의 오메가3와 완전히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호두가 특별한 것은 일반적인 견과류 가운데 알파리놀렌산을 비교적 풍부하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뇌는 지방 함량이 높은 기관이며 정상적인 신경세포막 기능을 위해 다양한 지방산이 필요하다. 여기에 호두에는 폴리페놀을 비롯한 여러 식물성 성분과 비타민 E 계열 성분도 존재한다. 호두 섭취와 인지기능을 살펴본 연구들도 있지만 결과가 모두 일관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호두를 먹는다고 기억력이 갑자기 좋아진다고 설명하기보다 포화지방이 많은 간식 대신 호두 같은 불포화지방 중심의 견과류를 선택하는 식습관이 장기적인 뇌와 심혈관 건강에 유리할 수 있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호두가 뇌에 좋은 또 다른 이유… ‘뇌혈관’을 함께 관리하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뇌 건강을 생각하면서 기억력만 바라보기 쉽지만 실제로는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뇌는 끊임없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호두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대신해 섭취했을 때 혈중 지질 관리에 유리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호두 섭취를 다룬 무작위 임상시험들을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등 일부 심혈관 위험지표가 개선되는 결과가 관찰됐다.
호두가 뇌에 직접 영양을 공급해 기억력을 끌어올린다기보다 뇌가 오랫동안 제 기능을 하도록 뒷받침하는 혈관과 대사 환경까지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식품이라는 의미다. 특히 아침에 과자나 버터가 많이 들어간 빵으로 허기를 채우는 사람이라면 간식의 일부를 무염 호두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단 호두는 열량이 높은 식품이므로 몸에 좋다는 이유로 봉지째 계속 집어 먹을 필요는 없다. 평소 먹던 고열량 간식을 호두로 ‘추가’하는 것보다 기존 간식의 일부를 호두로 ‘교체’한다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두 번째 ‘땅콩’… 비타민 E와 나이아신,폴리페놀까지 챙길 수 있다
땅콩은 엄밀하게 식물학적으로는 콩과에 속하지만 영양학적으로 견과류와 비슷한 방식으로 섭취되며 가격 부담도 비교적 적어 일상적으로 활용하기 좋다. 뇌 건강 측면에서 눈여겨볼 성분은 불포화지방과 비타민 E,나이아신,엽산을 비롯한 비타민 B군이다. 비타민 E는 세포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항산화 영양소이며 신경계를 포함한 정상적인 신체 기능 유지에 필요하다. 나이아신은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과 지방,단백질을 에너지로 이용하는 대사 과정에 관여한다.
뇌는 체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지만 많은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를 지원하는 영양소가 꾸준히 필요하다. 땅콩에는 여기에 폴리페놀 계열의 식물성 성분도 들어 있다. 다만 땅콩 한 줌이 치매를 예방한다고 표현할 정도의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침 식단의 전체적인 질이다. 달콤한 시리얼이나 과자 대신 무염 땅콩을 조금 곁들이거나 100% 땅콩으로 만든 무가당 땅콩버터를 통곡물빵에 얇게 발라 먹으면 정제 탄수화물 중심의 아침에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을 보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캐슈넛’… 마그네슘과 구리 같은 미네랄이 강점이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의 캐슈넛은 호두처럼 오메가3가 두드러지는 견과류는 아니지만 미네랄 구성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마그네슘과 구리,아연 등을 공급한다. 특히 마그네슘은 신경과 근육 기능을 비롯해 수백 가지 효소 반응에 관여하는 필수 미네랄이다.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하지 않도록 식사를 통해 꾸준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구리 역시 에너지 생성과 철 대사,결합조직 형성 등에 필요하며 정상적인 신경계 기능과도 관련돼 있다.
여기에 캐슈넛에는 단일불포화지방과 다중불포화지방도 포함돼 있다. 캐슈넛의 장점은 특별한 ‘두뇌 활성 성분’ 하나에 있다기보다 신경계와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여러 미네랄과 불포화지방을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시중 캐슈넛 가운데 소금이나 설탕,버터 등으로 강하게 가공한 제품도 많다. 뇌 건강을 위해 챙기는 견과류라면 허니버터나 캐러멜 코팅 제품보다 볶기만 한 무염 제품을 고르는 편이 낫다.

세 가지를 함께 먹으면 좋은 이유… 서로 다른 영양소의 빈틈을 채울 수 있다
호두와 땅콩,캐슈넛은 모두 견과류처럼 먹지만 영양상의 강점은 조금씩 다르다. 호두에서는 알파리놀렌산을 비롯한 다중불포화지방이 돋보이고 땅콩에서는 단백질과 비타민 E,나이아신 등 여러 영양소를 챙길 수 있다. 캐슈넛에서는 마그네슘과 구리 등 미네랄 섭취가 눈에 띈다. 한 종류만 고집하기보다 세 가지를 적절하게 섞어 먹으면 다양한 지방산과 비타민,미네랄을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는 이유다.
견과류를 포함한 식습관과 인지 건강을 살펴본 연구에서는 견과류를 섭취하는 사람이 일부 인지기능 지표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는 보고가 있지만 연구마다 결과에는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뇌 건강에 좋은 식단은 특정 견과류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채소와 과일,통곡물,콩류,생선,올리브오일,견과류 등을 다양하게 먹는 지중해식 식단이나 MIND 식단처럼 식단 전체의 질을 장기간 높이는 방식이 인지 건강 연구에서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따라서 세 견과류는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는 음식’이 아니라 좋은 식단을 구성하는 작은 부품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아침에는 얼마나 먹을까… ‘한 줌’을 추가하기보다 기존 간식을 바꾸는 것이 좋다
견과류는 몸에 좋다는 이미지 때문에 양을 신경 쓰지 않고 먹기 쉬운데 호두와 땅콩,캐슈넛 모두 지방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열량 밀도가 높은 식품이다. 일반적으로 하루 견과류 섭취량은 약 28g 안팎,작은 한 줌 정도를 활용하기 좋다. 세 종류를 먹는다면 각각 한 줌씩 먹는 것이 아니라 세 가지를 합쳐 한 줌 정도로 생각하면 편하다. 아침에는 무가당 그릭요거트에 잘게 부순 호두와 캐슈넛을 조금 넣거나 오트밀에 땅콩과 호두를 곁들이는 방식이 간단하다.
시간이 없다면 삶은 달걀과 과일에 무염 견과류 한 줌을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단맛이 필요하다고 설탕이나 꿀로 코팅된 견과류를 선택하면 본래의 장점이 퇴색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무염,무가당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견과류를 평소 식사에 무조건 추가하기보다 과자와 빵,달콤한 간식을 먹던 자리를 견과류로 교체하는 것이 체중 관리 측면에서도 낫다. 결국 뇌 건강을 위한 아침 식사는 특별한 보충제보다 매일 반복되는 식탁에서 시작된다.
한눈에 보는 ‘뇌 건강 견과류 3가지’
호두 → 알파리놀렌산(ALA),불포화지방,폴리페놀 → 뇌와 혈관 건강을 고려한 지방 섭취에 강점
땅콩 → 불포화지방,단백질,비타민 E,나이아신 → 세포 보호와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를 지원
캐슈넛 → 불포화지방,마그네슘,구리,아연 → 정상적인 신경 기능과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미네랄 공급
먹는 방법 → 세 종류 합쳐 작은 한 줌 정도 → 무염·무가당 제품 선택 → 요거트,오트밀,과일,달걀 등에 곁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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