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식당을 처음 찾은 일본인에게 의외의 문화 충격을 주는 것은 메인 요리가 아니라 식탁 주변을 채우는 반찬이다. 일본에서도 김치와 채소 반찬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식당에서는 개별 메뉴나 추가 주문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에서는 건새우볶음 같은 밑반찬부터 김치, 고깃집의 쌈채소까지 기본 상차림에 포함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일부 식당에서 부족한 반찬을 추가 비용 없이 더 주는 모습은 한국의 식문화를 처음 경험한 외국인에게 꽤 낯선 장면이 된다.
일본인들이 한국 식당에서 먼저 놀라는 것, 주문하지 않은 접시가 계속 나온다
한국에서는 식당에 앉아 찌개나 고기 하나를 주문한 뒤 자연스럽게 반찬을 기다린다. 하지만 일본에서 온 관광객에게는 이 평범한 장면부터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주문한 기억이 없는 작은 접시들이 테이블에 하나둘 놓이기 때문이다. 김치는 기본이고 나물과 장아찌, 어묵볶음, 멸치나 건새우 같은 밑반찬이 식당에 따라 여러 종류 나온다. 한국 사람에게는 음식 가격에 포함된 기본 상차림으로 익숙하지만 일본에서는 작은 반찬을 별도의 사이드 메뉴로 주문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익숙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것도 계산서에 추가되는 것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더 놀라운 장면은 반찬을 다 먹은 뒤다. 한국에서는 식당에 따라 “이모, 김치 조금만 더 주세요”라고 이야기하면 빈 접시를 다시 채워주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한국 식당이 모든 반찬을 무제한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추가 요금을 받는 곳도 있다. 그럼에도 메인 요리를 주문했는데 여러 가지 작은 음식이 기본적으로 따라오는 한국식 상차림 자체가 외국인의 눈에는 상당히 풍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건새우볶음까지 기본 반찬으로 나온다, 일본에서는 하나의 ‘작은 요리’처럼 느껴질 수 있다
건새우볶음은 한국 사람에게 익숙한 밑반찬이다. 마른 새우를 간장이나 고추장 양념 등에 볶고 단맛과 고소함을 더해 만들어 놓으면 냉장고에 두고 며칠 동안 먹을 수 있어 가정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식당에서 이런 반찬이 기본으로 등장하면 일본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순히 채소를 썰어 담은 것이 아니라 새우라는 해산물 재료를 사용하고 한 차례 양념해 볶아 완성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건새우인 사쿠라에비(桜えび) 같은 식재료를 사용하지만 이를 이용한 음식이 한국의 밑반찬처럼 어디에서나 기본 제공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일본의 식당에서는 작은 요리 하나하나가 별도의 메뉴나 정식 구성에 포함돼 나오는 경우가 많아 건새우볶음처럼 손이 들어간 반찬이 주문하지 않았는데 놓이는 모습 자체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한국에서는 반찬 한 접시의 양을 작게 하고 여러 가지 맛을 동시에 제공하는 상차림이 발달했다. 그래서 한국 사람에게는 ‘오늘 나온 밑반찬 중 하나’에 불과한 건새우볶음이 외국인에게는 따로 주문해도 이상하지 않을 작은 요리처럼 보이는 것이다.

김치도 그냥 나온다, 일본에서는 마트와 식당 모두 ‘하나의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두 번째는 김치다. 일본은 한국 밖에서 김치가 상당히 대중화된 국가 중 하나라 일본인에게 김치 자체가 신기한 음식은 아니다. 일본 슈퍼마켓에서도 다양한 김치 제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야키니쿠집이나 이자카야에서도 김치를 찾아볼 수 있다. 오히려 일본인이 한국에 와서 새롭게 느끼는 부분은 김치의 존재가 아니라 김치가 식탁에 등장하는 방식이다. 일본 식당에서는 김치가 메뉴판에 별도의 사이드 메뉴로 올라가 있는 경우가 흔하지만 한국의 한식당에서는 김치가 기본 반찬의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다.
국밥 한 그릇을 시켜도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나오고 찌개를 주문해도 김치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식당에 따라서는 접시를 비우면 다시 가져다주기도 한다. 한국인에게 김치는 밥과 국 옆에 놓이는 일상적인 음식이라는 성격이 워낙 강해 ‘김치를 따로 주문한다’는 생각 자체가 오히려 어색한 경우도 있다. 같은 김치를 두고 일본에서는 하나의 독립된 사이드 메뉴로, 한국에서는 기본 상차림의 일부로 경험할 수 있다는 차이가 여행자에게 재미있는 문화적 발견이 되는 셈이다.

고기를 주문했는데 상추와 깻잎이 한 바구니, 한국 고깃집에서 또 한 번 놀란다
세 번째는 쌈채소다. 한국 고깃집에서는 삼겹살이나 목살을 주문하면 상추와 깻잎을 비롯한 채소가 함께 나오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고기 한 점에 마늘과 쌈장, 파채 등을 올려 한입에 싸 먹는 방식은 한국의 대표적인 고기 식문화 가운데 하나다. 일본에도 야키니쿠 문화가 있고 고기와 채소를 함께 먹지만 한국처럼 여러 종류의 생채소에 고기와 양념을 한꺼번에 싸 먹는 방식은 상대적으로 한국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채소의 양이다.
고기를 주문했는데 작은 장식 수준이 아니라 상추와 깻잎이 별도의 접시나 바구니에 담겨 나오고 부족하면 더 요청할 수 있는 식당도 많다. 한국 사람에게는 고기를 먹다가 상추가 떨어져 “쌈 좀 더 주세요”라고 하는 것이 평범한 일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채소 역시 식재료 원가가 있는 음식인데 기본 구성으로 넉넉하게 제공된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덕분에 한국식 고깃집은 단순히 고기만 굽는 장소가 아니라 고기와 채소, 마늘, 김치, 쌈장 등 여러 음식을 한 테이블에서 조합해 먹는 경험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왜 한국에서는 반찬을 따로 계산하지 않을까, 밥상을 ‘한 세트’로 보는 문화가 남아 있다
한국의 무료 반찬 문화를 단순히 식당의 서비스 경쟁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전통적인 한식 상차림에서는 밥과 국을 중심으로 여러 반찬을 함께 놓고 먹는 방식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하나의 메인 요리를 주문하고 필요한 사이드 메뉴를 개별적으로 추가하는 방식과 달리 여러 맛을 한 상에서 조금씩 함께 먹는 구조다. 이런 식문화가 외식으로 이어지면서 식당에서도 메인 메뉴와 함께 김치와 나물, 장아찌 등의 반찬을 기본 상차림으로 제공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물론 반찬이 실제로 ‘공짜’인 것은 아니다.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은 결국 음식 가격과 식당 운영비에 포함된다. 다만 손님 입장에서는 반찬 하나마다 별도의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고 기본 상차림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무료 서비스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식당마다 반찬 종류가 달라 “오늘은 뭐가 나올까” 하는 재미도 있다.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에게는 바로 이 지점이 흥미롭다. 한 가지 음식을 주문했는데 식탁 전체가 하나의 식사로 완성되는 방식, 이것이 한국 반찬 문화가 가진 독특한 인상을 만든다.

“이것도 더 달라고 해도 돼?”… 음식보다 한국의 ‘인심’을 기억하게 되는 이유
한국 식당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가장 신기하게 느낄 만한 순간은 어쩌면 첫 번째 반찬이 나왔을 때보다 빈 접시가 다시 채워질 때다. 김치나 일부 밑반찬, 쌈채소를 먹고 추가로 부탁했는데 별도의 주문 과정 없이 다시 가져다주는 식당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식재료 가격과 인건비가 올라 추가 반찬을 유료화하거나 셀프바를 운영하는 곳도 많고 고가 식재료가 들어간 반찬은 추가 제공하지 않는 곳도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모든 반찬이 무조건 공짜로 무한 제공된다’고 설명하면 실제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기본 반찬을 풍성하게 차리고 부족한 것은 어느 정도 더 챙겨주는 식문화는 여전히 한국 외식의 인상적인 특징이다. 특히 건새우볶음처럼 손이 들어간 밑반찬,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지기 어려운 김치, 고기와 함께 한 바구니씩 나오는 쌈채소를 한 자리에서 경험하면 단순히 음식 세 가지를 공짜로 먹었다는 기억만 남는 것이 아니다. ‘하나를 주문했는데 한 상을 대접받았다’는 느낌, 이것이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반찬 문화가 오래 기억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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