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자리의 적색초거성 베텔기우스(베텔게우스) 표면에서 주변보다 훨씬 뜨거운 영역이 최소 7년 이상 거의 같은 자리를 지킨 사실이 확인됐다. 지구종말론의 유명한 떡밥 베텔기우스에 또 하나 미스터리가 추가돼 관심이 모였다.
유럽남천천문대(ESO) 빌 덴트 박사 연구팀은 칠레 아타카마의 대규모 전파망원경군 알마(ALMA)로 베텔기우스를 정밀 관측한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그 내용을 담은 보고서 ‘ALMA의 베텔기우스 고해상도 관측: 내부 대기를 가로지르는 지속 구조(ALMA high resolution observations of Betelgeuse: Persistent structure spanning the inner atmosphere)’는 국제 학술지 A&A에 향후 게재된다.
지구에서 약 600광년 떨어진 베텔기우스는 반지름이 태양의 약 800배에 달하는 적색초거성이다. 워낙 커 ALMA 같은 고해상도 관측 장비로 대기 구조를 직접 구분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별 가운데 하나다.

ALMA 전파망원경군이 포착한 적색초거성 베텔기우스. 별 표면의 불균일한 구조와 밝은 고온 영역이 확인된다. 「사진=ALMA·ESO·빌 덴트」
연구팀은 2023년 ALMA의 안테나 간 거리를 최대한 벌린 장기선 배열을 이용해 베텔기우스를 관측했다. 해상도는 최대 약 7밀리각초에 달했다. 관측 결과 베텔기우스 대기의 평균 온도는 2300K(약 2030℃)였고, 별 원반의 북동쪽과 남서쪽에서 주변보다 뜨거운 영역이 최소 두 곳 확인됐다.
가장 밝은 고온점은 주변 가스보다 온도가 약 800℃ 높았다. 연구팀은 별 내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가스가 대기에 도달하며 충격파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이런 불균일한 고온 구조가 형성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문제는 이 구조가 너무 오래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이 2023년 자료를 2015년 ALMA 관측 정보와 비교하자 북동쪽의 가장 뚜렷한 고온점이 거의 같은 위치에서 비슷한 세기로 남아 있었다. 최소 7년 이상 지속됐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현재 모델이 예상하는 거대한 대류 구조의 수명보다 훨씬 길다.
수수께끼의 적색초거성 베텔기우스. 일정 기간 급격한 광량 변화를 보이는가 하면, 최근까지 동반성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베텔기우스의 표면도 매끈하지 않았다. 관측된 대기의 겉보기 반지름은 위치에 따라 최대 약 6% 차이가 났다. 약한 연속파 방출은 별 반지름의 약 2.5배 거리까지 이어졌다. 일산화규소와 일산화탄소 분자 방출 역시 바깥 대기가 상당히 울퉁불퉁하고 덩어리진 구조임을 보여줬다.
빌 덴트 박사는 “장기간 유지되는 고온점이 베텔기우스의 극 부근과 관련됐을 가능성도 검토했다”며 “두 고온 영역은 기존 연구에서 추정된 별의 극 근처에 위치한다. 이에 따라 극지방에서 특히 강하고 안정적인 대류가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파망원경군 알마(ALMA) 「사진=ESO 공식 홈페이지」
이어 “최근 존재 가능성이 제기된 베텔기우스의 근접 동반성과 관련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다만 이번 관측만으로 두 현상이 직접 연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확장된 가스의 방출과 흡수에서도 뚜렷한 별의 자전 신호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베텔기우스는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관계로, 언젠가 초신성이 되면서 생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이 별이 질량을 어떻게 방출하고 대기가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해 왔다. 연구팀은 향후 ALMA 고해상도 관측을 이어가며 이번 고온점이 왜 7년 넘게 거의 같은 자리를 지키는지 알아낼 계획이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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