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코리아 숏드라마 어워즈] 이준익 감독 초청 상영부터 대상 이주승까지… K-콘텐츠 새 지평 열며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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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K 영상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씨네플레이(대표이사 최태형)와 한국영상자료원(원장 모은영)이 공동 주최한 ‘제1회 코리아 숏드라마 어워즈’가 8월 29일(토)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본원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0일까지 두 달간 진행된 작품 접수에는 약 200여 편이 응모했고, 심사위원장 민규동 감독(한국영화감독조합(DGK) 대표)을 비롯해 모은영 한국영상자료원장, 한정수 감독(연두컴퍼니 대표), 김원진 감독(MCA 크리에이티브 본부장 겸 총괄감독), 〈경주기행〉 〈21세기 대군부인〉의 이연 배우까지 5인의 심사위원단이 본선 진출작 12편 가운데 대상, 우수상, 배우상, 신인 크리에이터상 등 4개 부문의 수상작을 최종 선정했다.
29일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에서 개최된 행사는 1, 2부로 나눠서 진행됐다. 시네마테크KOFA 1관에서 진행된 1부는 이준익 감독의 숏드라마 〈아버지의 집밥〉 상영으로 문을 열었다. 웹툰 작가 고리타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영화 〈왕의 남자〉 〈사도〉 〈동주〉 〈자산어보〉의 감독 이준익이 도전하는 첫 숏드라마로, 배우 정진영, 이정은, 변요한, 박지연 등이 출연했다.
〈아버지의 집밥〉은 40년간 삼시세끼 집밥만 찾던 아버지 ‘하응’(정진영)이 ‘요리백지증’에 걸린 아내 ‘순애’(이정은)를 대신해 생애 처음 부엌에 들어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버지의 집밥〉 상영 후에는 이화정 영화 저널리스트의 진행으로 이준익 감독과의 관객과의 대화(GV)가 이어졌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가로 영화는 주연과 조연이 나뉘는 계급 사회이지만, 세로 화면은 등장인물 모두가 원샷을 받는 평등한 형식”이라며 인물이 중심이 되는 세로형 숏드라마만이 지닌 독자적인 미학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숏드라마의 장점은 인물 개인의 내면을 가까이서, 디테일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라며 영화는 가로로 된 풍경화, 그리고 숏드라마는 세로로 된 인물화에 비유했다. 한편, 〈아버지의 집밥〉은 9월 9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네마테크KOFA 2관에서 진행된 2부에서는 시상식 및 대상작 상영이 진행됐다. 최태형 씨네플레이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1, 2분의 세로형 좁은 프레임 안에 담긴 창작자들의 압축된 열정과 감각이 이제 전 세계를 사로잡는 강력한 문화적 현상이 되고 있다”며 “씨네플레이는 앞으로도 신진 크리에이터들의 과감한 도전을 가장 가까이에서 응원하며 K숏드라마가 세계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는 든든한 교두보이자 허브가 되겠다”고 말했다. 후원사를 대표해 축사에 나선 박찬수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는 “몇 분 남짓한 세로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숏드라마는 이제 짧게 보고 넘기는 콘텐츠에 머물지 않고,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강한 몰입감을 보여주는 새로운 영상 언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젊은 창작자들의 도전을 앞으로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환영사에 나선 모은영 한국영상자료원장은 “오늘 선정된 수상작들은 저희 아카이빙 기관에 함께 보존돼, 후대는 물론 지금의 관객들에게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은 차세대 숏드라마를 이끌어갈 원석을 발굴하는 신인 크리에이터상으로 시작됐다. 심사위원장 민규동 감독은 총평을 통해 “기존 영화 작업에서는 제작사와 투자사, 관객의 반응을 검열하며 좌절하는 순간이 많았는데, 이번 본선작들에서는 그런 자기 검열 없이 평소 꿈꾸던 이야기를 곧바로 영상화해낸 힘이 느껴져 부러웠다”며 심사 소회를 전했다. 신인 크리에이터상 시상에는 캐논코리아 손숙희 팀장이 함께해 수상자에게 약 430만 원 상당의 신제품 카메라 ‘EOS R6 V KIT’를 전달했다. 신인 크리에이터상의 영예의 주인공은 〈길이 보이면 캐스팅해〉의 이유진 감독이 선정됐다. 배우 출신인 이유진 감독은 “배우를 꿈꾸기 훨씬 이전부터 감독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배우로서 신인상을 받았을 때도 이름을 알리는 게 쉽지 않다고 느꼈는데, 이제 신인 감독으로서 다시 이름을 알려야 해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기술과 콘텐츠의 혁신적 결합을 조명하는 AI숏드라마상은 아쉽게도 수상작 없이 마무리됐다. 시상을 맡은 김원진 감독(2025 KT AI P.A.N AI영화 공모전 대상 수상자)은 “AI를 통해 실사로는 시도하기 어려운 이야기와 장르를 다양하게 실험한 작품들을 즐겁게 봤지만, 심사위원들과 오랜 논의 끝에 결국 드라마의 중심은 이야기이며 인문과 감정의 힘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며 “기술과 표현이 앞으로 계속 발전하더라도 이야기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기준에서 아쉽게도 당선작을 정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완성도로 숏드라마의 미학적 가치를 입증한 우수상은 〈베팅맨: 신의 눈〉의 이샛별 감독에게 돌아갔다. 시상은 연두컴퍼니 대표 한정수 감독이 맡았다. 상금 200만 원을 안은 이샛별 감독은 “신인 감독, 신인 작가, 신인 스태프, 신인 배우들은 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숏드라마라는 새로운 형식에 대한 도전을 좋게 봐주시고 제1회 코리아 숏드라마 어워즈를 열어주신 씨네플레이와 한국영상자료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준익 감독님께서도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데, 사실 나는 이준익 감독님의 TV 시리즈 〈욘더〉 연출팀이었다. 존경하는 감독님 앞에서 큰 상을 받게 되어 마음이 벅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로형 프레임 속에서 압도적인 몰입감과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에게 수여하는 배우상은 〈붉은 그림자〉의 배우 지우에게 돌아갔다. 시상은 배우 심사위원 이연이 맡았다. 지우는 “상을 처음 받아봐서 아직도 얼떨떨하다. 저를 믿어주신 이정섭 감독님과 박경민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짧은 시간 안에 한 이야기를 표현해야 하는 숏드라마를 준비하고 촬영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즐겁게 작업했다”며 “앞으로도 한 작품 한 작품 최선을 다하는, 진심을 다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지우가 1인 2역을 소화한 〈붉은 그림자〉는 현재 OTT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대상에는 최고 상금 1천만 원의 특전이 주어졌다. 대상 시상은 최태형 씨네플레이 대표이사가 맡았으며, 영예의 주인공은 〈살인자 윗집 그녀〉의 이주승 감독이었다. 이주승 감독은 “사실 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해 단편영화제 뒤풀이 자리에서 에픽스톰 오서영 대표님이 출품을 권해주신 것이 이 작품의 시작이었다”며 “실제로 겪었던 측간 소음 문제에서 이야기를 쓰게 됐는데, 힘든 순간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감독이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작품에 참여한 배우 윤소이, 레진스낵 스태프 전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주승 감독의 숏드라마 〈살인자 윗집 그녀〉는 ‘창작은 어디까지 용서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타인의 비극을 예술로 소비하는 인간의 양심을 다룬 기발하면서도 묵직한 작품이다.
5개 부문 시상이 모두 끝난 뒤에는 수상자와 심사위원단이 함께한 단체 기념 촬영과 대상작 〈살인자 윗집 그녀〉의 상영이 이어지며 제1회 코리아 숏드라마 어워즈의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이날 수상자 전원에게는 오르페오가 후원한 하이엔드 블루투스 스피커 ‘WiiM Sound 윔 사운드 스마트 스트리밍 스피커’가 부상으로 증정됐으며, 수상작들은 한국영상자료원 아카이브에 영구 등록돼 앞으로도 관객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씨네플레이 주성철 편집장은 “숏드라마도 이제 기존의 오락적 재미와 가치를 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미학’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한국 영화의 노하우와 숏드라마의 혁신성이 만나 K콘텐츠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역사적인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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