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간식으로 수시로 드세요” 불면증 환자들 한번에 잠들게 만든 ‘보약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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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배가 고플 때 과자나 빵, 라면을 습관적으로 찾는다면 데친 두부와 삶은 계란, 호두처럼 영양 밀도가 높은 식품으로 바꿔볼 만하다. 세 음식에는 단백질과 트립토판을 비롯해 불포화지방, 콜린, 이소플라본 등 서로 다른 영양소가 들어 있으며 특히 호두는 최근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 수면 지표 개선 가능성도 확인됐다. 다만 세 음식이 수면제처럼 잠을 재우는 것은 아니며 늦은 시간의 과식 대신 적당량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데친 두부… 트립토판과 식물성 단백질을 부담 없이 채운다
밤에 허기가 찾아왔을 때 데친 두부가 괜찮은 이유는 무엇보다 단백질을 비교적 간단하게 보충할 수 있으면서 달거나 기름진 간식을 대신하기 좋기 때문이다. 두부의 주재료인 대두에는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들어 있다. 트립토판은 체내에서 세로토닌 합성에 사용되고 이후 수면과 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멜라토닌 생성 경로와 연결된다. 실제 식사와 수면을 다룬 연구에서도 트립토판의 이용과 세로토닌, 멜라토닌 합성은 음식과 수면의 관계를 설명하는 주요 기전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두부 한 접시를 먹었다고 트립토판이 곧바로 멜라토닌으로 바뀌어 잠이 오는 것은 아니다.
수면은 빛 노출과 생체리듬, 활동량, 카페인, 스트레스 등 수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두부에는 단백질뿐 아니라 칼슘과 철, 마그네슘, 대두 이소플라본 등도 들어 있다. 특히 저녁에 먹는다면 튀긴 두부나 달고 짠 양념을 듬뿍 얹은 두부조림보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두부를 간장이나 양념을 최소화해 먹는 방식이 간단하다. 낮 동안 단백질 섭취가 부족했던 사람에게는 야식의 빈 칼로리를 줄이면서 단백질을 추가한다는 장점도 있다. 두부가 잠을 부르는 음식이라기보다 늦은 시간의 과자나 라면을 대체하기 좋은 단백질 식품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두부의 이소플라본도 수면과 연구됐다… 하지만 결과를 과장해서는 안 된다
두부에서 흥미로운 또 하나의 성분은 대두 이소플라본이다. 중국 성인 1,474명을 장기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대두 이소플라본 섭취량이 높은 그룹에서 지나치게 긴 수면을 취할 가능성이 낮았으며, 여성에서는 낮 시간 졸림과도 연관성이 관찰됐다. 폐경 후 여성의 불면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는 이소플라본을 섭취한 그룹에서 수면 효율과 불면 증상이 개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아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대두가 수면장애에 효과적이라고 확정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따라서 ‘두부를 먹으면 불면증이 사라진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 오히려 늦은 저녁 간식으로서 두부의 실질적인 강점은 단백질과 여러 미량영양소를 공급하면서 설탕이 많은 디저트나 기름진 야식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출할 때는 데친 두부를 작은 접시에 덜어 먹고 짠 양념이나 김치, 라면을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배고픔을 해결한다며 두부 반 모에 밥과 반찬까지 차려 먹으면 이미 간식이 아니라 두 번째 저녁 식사가 된다.

삶은 계란… 단백질과 트립토판, 콜린을 작은 한 알에 담았다
삶은 계란 역시 밤에 허기가 심할 때 활용하기 좋은 식품이다. 계란 한 알에는 양질의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트립토판과 콜린, 비타민 B12, 리보플라빈, 셀레늄 등 여러 영양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다. 특히 계란 단백질에는 트립토판이 들어 있는데 트립토판은 앞서 설명했듯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합성의 출발 물질이다. 최근 계란과 수면을 다룬 리뷰에서도 계란에 들어 있는 고품질 단백질과 콜린, 트립토판, 비타민 D 등의 영양소가 수면과 대사 건강 측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지만 계란 자체의 수면 개선 효과를 확정하려면 추가적인 고품질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최신 영양·수면 리뷰에서는 트립토판 섭취가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경로에 관여한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계란을 관련 식품 가운데 하나로 언급했다. 늦은 밤 삶은 계란의 현실적인 장점은 여기에 있다. 달콤한 빵이나 과자를 계속 집어 먹는 것보다 계란 1개 정도로 허기를 마무리하면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간식의 질을 바꿀 수 있다. 기름에 부치거나 마요네즈를 잔뜩 섞는 것보다 삶아 먹는 방식이 추가 열량을 줄이기도 쉽다.

계란을 먹으면 바로 졸린다는 뜻은 아니다… 야식의 ‘교체 효과’를 봐야 한다
계란에 트립토판이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기 전에 계란 한 알을 먹으면 멜라토닌이 늘어나 숙면한다’고 연결하면 실제 연구보다 한발 더 나간 설명이 된다. 트립토판과 수면의 관계는 존재하지만 보충제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도 효과가 모든 수면 지표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다. 18개 연구를 검토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트립토판 보충이 잠든 뒤 깨어 있는 시간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지만 다른 수면 요소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더구나 보충제에서 사용된 트립토판 용량을 일반 계란 한 알의 효과로 그대로 환산할 수도 없다.
따라서 삶은 계란의 장점은 수면 유도제 역할보다는 야식의 구성을 바꿔주는 식품이라는 데 더 무게를 두는 것이 좋다. 저녁을 일찍 먹어 잠자리에 들기 전 배가 고프다면 계란 1개 정도를 먹는 것은 현실적인 선택이지만 이미 저녁을 충분히 먹었다면 수면에 좋다는 이유로 일부러 추가할 필요는 없다. 건강한 야식도 많이 먹으면 결국 추가 열량이다. 특히 계란 2~3개에 소금과 김치, 빵까지 곁들이기 시작하면 간단한 간식이라는 처음의 목적에서 멀어진다. 배고픔을 잠재울 만큼만 먹고 끝내는 것, 이것이 밤 간식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호두… 세 음식 가운데 수면에 관한 임상시험 결과가 가장 흥미롭다
호두는 최근 수면 분야에서 꽤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 식품이다. 호두에는 트립토판과 멜라토닌이 존재하며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ALA), 불포화지방, 식이섬유, 마그네슘, 구리와 망간 등도 들어 있다. 2025년 발표된 무작위 교차 임상시험에서는 젊은 성인 76명이 저녁 식사와 함께 하루 40g의 호두를 8주 동안 섭취했다. 그 결과 호두를 먹지 않은 대조 조건과 비교해 저녁 시간대 소변의 멜라토닌 대사산물인 6-설파톡시멜라토닌 농도가 증가했고,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감소했으며 전반적인 수면의 질과 낮 시간 졸림 지표도 개선됐다.
연구진이 실제 사용한 호두의 트립토판과 멜라토닌 함량도 측정했다. 이는 ‘호두와 수면’이라는 이야기가 단순히 영양소 성분표에서 나온 추측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시에 참가자 평균 연령이 약 24세였고 여성 비율이 높았으며 76명을 대상으로 한 하나의 연구라는 한계도 있다. 모든 연령대와 불면증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래도 세 음식 가운데서는 호두가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수면 지표 개선 가능성을 보여준 직접적인 근거가 비교적 눈에 띄는 식품이다.

밤 간식으로는 ‘조금’이 핵심… 두부·계란·호두도 많이 먹으면 야식이다
세 음식을 밤 간식으로 활용할 때 마지막으로 기억할 것은 양이다. 데친 두부는 약 80~100g, 삶은 계란은 1개, 호두는 한 줌보다 적은 15~20g 안팎에서 가볍게 시작하면 충분하다. 이는 불면증 치료를 위한 공식 섭취량이 아니라 저녁 식사를 한 사람이 출출할 때 추가 열량을 지나치게 늘리지 않기 위한 실생활 기준이다. 특히 호두는 영양 밀도가 높은 만큼 열량도 높은 식품이어서 수면에 좋다는 이유로 한 봉지를 계속 집어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앞서 호두의 수면 임상시험에서는 하루 40g을 사용했지만 이는 연구 용량이지 모든 사람에게 자기 전 40g을 권장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세 음식을 한꺼번에 먹을 필요도 없다. 오늘은 두부, 다음에는 계란이나 호두처럼 하나를 골라 작은 양으로 허기만 해결하면 된다. 무엇보다 잠들기 직전 배가 터질 정도로 먹는 습관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숙면을 위한 밤 간식의 목적은 무언가를 더 챙겨 먹는 것이 아니라, 정말 배가 고플 때 과자와 라면, 달콤한 디저트 대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소량 선택하는 데 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데친 두부는 식물성 단백질과 트립토판, 대두 이소플라본 등을 공급하며 기름지고 단 야식을 대체하기 좋다.
삶은 계란은 양질의 단백질과 트립토판, 콜린, 비타민 B12 등 다양한 영양소를 작은 양으로 챙길 수 있다.
호두는 트립토판과 멜라토닌, 알파리놀렌산 등이 들어 있으며 최근 임상시험에서 수면 지표 개선 가능성이 확인됐다.
핵심은 숙면을 위해 일부러 야식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배고플 때 기존의 과자·빵·라면을 소량의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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