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에 살 수 있다고?”… 4천만 원대에서 1천만 원대로 ‘뚝’ 떨어진 국산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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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에 나란히 멈춰 섰을 때 자연스레 시선이 쏠리는 차들이 있다. 육중한 몸집에 낮게 울리는 배기음까지, 기아 모하비는 그런 존재감을 오래도록 지켜온 SUV였다.
2024년 7월, 16년간 이어온 이 차의 생산이 멈췄다. 같은 해 12월엔 판매 자체가 종료됐고, 딜러 매장에 남아 있던 물량마저 이듬해 1월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처음 공식 발표는 그해 10월에 나왔지만, 실제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석 달가량이 걸린 셈이다.
국산 SUV 중 마지막 남은 ‘진짜 뼈대’

이 차를 특별하게 만든 건 겉모습보다 속에 있는 구조다. 싼타페와 쏘렌토가 부드럽고 매끄러운 모노코크 방식으로 갈아탈 때, 모하비는 끝까지 튼튼한 프레임 바디를 놓지 않았다. 무거운 걸 끌거나 험한 길을 달릴 때는 이런 뼈대 구조가 유리하다.
카라반을 매달거나 비포장도로를 파고들어야 하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다른 차로는 안 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하이브리드로 넘어간 싼타페나 쏘렌토가 채워주지 못하는 영역을, 이 낡은 프레임 바디 하나가 여전히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단종 이후 국산 브랜드 중엔 이런 구조를 가진 SUV가 사실상 남지 않았다는 점이, 지금도 모하비를 찾게 만드는 배경이다.
배기량 3.0L, 257마력 디젤… 이제 새 차로는 못 만드는 조합

엔진도 이 차의 로망을 완성시킨 요소였다. V6 3.0리터 디젤 터보에 최고출력 257마력, 최대토크 57.1kgf·m라는 조합은, 배출가스 규제가 갈수록 촘촘해지는 지금 신차 라인업에서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 후륜 기반 전자식 4WD와 Low·High 모드, 눈길·진흙·모래를 각각 대응하는 터레인 모드까지 갖췄다. 덩치만 큰 게 아니라 실제로 험로를 감당할 수 있는 국산 SUV였다는 평가가 뒤늦게 재조명받는 이유다.
단종됐는데 값이 뛰었다, 흔치 않은 역주행

보통 단종되면 중고값은 떨어지기 마련인데, 모하비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마지막 생산 발표가 나온 2024년 10월, 2023년식 기준 중고 시세는 3820만원에서 3950만원으로 슬금슬금 올랐다.
12월 생산 종료 공지가 뜨자 4080만원까지 뛰었고, 이듬해 1월 딜러 재고가 완전히 바닥나자 4200만원까지 치솟았다.
급기야 신차 출시가보다 비싼 중고 매물까지 등장했다. 단종 당시 최상위 트림 그래비티가 6000만원 안팎이었는데, 이를 웃도는 가격의 중고차가 시장에 풀렸을 정도다. 대체할 차가 아예 없다는 희소성이, 석 달에 걸쳐 계단식으로 값을 밀어 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연식만 낮추면, 진짜 1천만원대에도 살 수 있다

‘반값’이라는 말이 나오는 진짜 이유는 연식별 가격 차이에 있다. 2017~2018년식 더 뉴 모하비 고주행 매물은 1090만원에서 1290만원 선에서도 만날 수 있다. 신차 가격을 생각하면 사실상 반값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반대로 최후기인 2024년식은 평균 3930만~5763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2019년식 모하비 더 마스터도 3000만원대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버랜딩 커뮤니티에서 루프탑 텐트나 철제 범퍼를 얹는 베이스카로 모하비를 선택하는 사례까지 늘면서, 오히려 수요가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다만 저가 매물일수록 주의할 점도 있다. 프레임 바디 특유의 하체 부싱류와 누유 여부, 디젤 매연저감장치(DPF) 상태, 타이밍 체인 소음까지 꼼꼼히 점검한 뒤 계약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 시절 아빠들의 로망이었던 이 차가, 이제는 예산에 맞춰 골라 탈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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