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억원을 훌쩍 넘었던 12기통 럭셔리 SUV를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는 8천만원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벤틀리의 첫 SUV인 초기형 벤테이가 W12다.
2017년 국내에서 판매된 벤테이가 W12의 가격은 3억4,500만원이었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는 2017년식 W12가 8천만원대에 등록된 사례가 확인된다.

8,700만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당시 신차가격보다 약 2억5,800만원 낮다. 가격 하락률은 약 74.8%로, 현재 가격이 신차가의 약 25.2%, 사실상 4분의 1 수준까지 내려온 셈이다.
다른 매물까지 범위를 넓히면 가격 차이는 더 커진다. 같은 초기형 W12라도 연식과 주행거리, 차량 상태에 따라 6천만원대부터 1억원 이상까지 형성돼 있다.
608마력 W12…최고속도 301km/h까지 달렸다

가격이 크게 내려갔어도 파워트레인에 적힌 숫자는 여전히 강렬하다.
초기 벤테이가에는 6.0리터 W12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최고출력은 608마력, 최대토크는 900Nm, 약 91.8kg·m에 달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1초다. 최고속도는 시속 301km로, 출시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양산 SUV로 주목받았다.
차체는 전장 5,141mm, 전폭 1,998mm, 축간거리 2,992mm 수준이며 공차중량도 약 2.44톤에 이른다. 거대한 차체를 스포츠카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인다는 점이 초기 W12 벤테이가의 가장 강렬한 특징이었다.
12기통만 특별한 게 아니다…4인승으로 만든 럭셔리 SUV

국내에 소개된 초기형은 4인승 구성이 중심이었으며 5인승도 선택할 수 있었다.
4인승은 뒷좌석을 두 개의 독립식 시트로 나누고 가운데 센터콘솔을 배치해 일반적인 가족용 SUV보다는 쇼퍼드리븐 럭셔리카에 가까운 공간을 만들었다.

실내에는 가죽과 우드 베니어를 폭넓게 사용했고 곳곳에 벤틀리 특유의 수작업 마감을 적용했다. 외관에서도 대형 매트릭스 그릴과 4개의 원형 헤드램프를 사용해 당시 벤틀리 세단과 쿠페의 디자인을 SUV에 옮겼다.
최신 SUV가 대형 디스플레이와 첨단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초기 벤테이가는 W12 엔진과 소재, 수공예 마감 자체가 상품성의 중심에 있었던 차다.
이제는 사라진 W12…신형은 V8·하이브리드 중심

초기형의 또 다른 특징은 이제 같은 엔진을 얹은 신차를 살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벤테이가 라인업은 V8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W12는 사라졌다.
최신 고성능 벤테이가 스피드는 4.0리터 V8만으로 650마력과 850Nm을 발휘하고 최고속도 역시 시속 310km까지 높아졌다. 최신 기술로 절대적인 성능은 초기형 W12를 넘어섰지만, 12기통이라는 엔진 구성은 더 이상 선택할 수 없다.
따라서 초기 벤테이가 W12는 단순히 오래된 고급 SUV가 아니라 벤틀리가 12기통 엔진을 SUV에 탑재했던 시기의 모델이라는 희소성도 갖게 됐다.
같은 W12도 가격 천차만별…6천만원대부터 1억원 이상

현재 중고시장에서는 같은 W12 벤테이가라도 가격 차이가 크다.
2017년식 7만km대 차량이 8천만~9천만원대에 올라오는 반면,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난 차량은 6천만원대까지 내려간 사례가 있다. 반대로 주행거리가 짧고 조건이 좋은 차량은 1억원 이상에 등록되기도 한다.

벤틀리는 신차 주문 당시 외장색과 가죽, 우드 베니어, 휠 등 개인화 선택 폭이 넓었던 만큼 연식과 주행거리 외에도 옵션 구성과 차량 이력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초기형 벤테이가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3억4,500만원이던 608마력 W12 럭셔리 SUV가 이제 8천만원대에서도 보인다는 점이다. 여기에 신차에서는 사라진 12기통이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지면서 중고시장에서 다시 눈길을 끌 만한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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