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는 한 달에 한 번만 가요”… 연비 10.9km/L에 1000km 이상 달리는 SUV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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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딜러 매장에 최근 등장한 랜드크루저 300 한 대의 가격표가 눈길을 끈다. 약 1억 8,700만~1억 9,200만 원. 디젤 모델보다 훨씬 비싼 이 차의 정체는 랜드크루저 75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하이브리드를 얹은 모델이다.
원래 이 파워트레인은 중동 지역에서만 팔리던 사양이었다. 그 사양이 이번에 처음으로 동유럽까지 판매망을 넓히면서, 유럽 소비자들도 ‘전동화된 랜드크루저’를 만날 수 있게 됐다.
가격이 비싸진 이유는 단순하다. 출력이 역대 랜드크루저 중 가장 강력해졌고, 연비까지 잡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냈는지 뜯어볼 필요가 있다.
렉서스 플래그십과 같은 심장을 옮겨 달았다

비결은 새로 얹은 파워트레인 자체에 있다. 3.5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에 모터-제너레이터를 병렬로 붙인 구조로, 렉서스 최상위 SUV인 LX700h의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결과는 최고출력 457마력, 최대토크 790Nm으로 기존 디젤 모델보다 토크가 20% 늘었다.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사이에 클러치로 모터를 끼워 넣은 방식이라, 저속에서는 아예 엔진을 끄고 전기 모터만으로 굴러갈 수 있다. 시동, 전기 주행, 회생제동을 관장하는 건 니켈-금속 수소화물 배터리다.
시속 30km 이하 구간에서는 이 전환이 자동으로 이뤄지는데, 그 결과 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 속도가 기존보다 40% 빨라졌다는 게 토요타의 설명이다.
오프로드 능력은 그대로, 연비까지 챙겼다

전동화를 더했다고 랜드크루저 본연의 능력이 줄어든 건 아니다. 배터리 케이스를 방수 처리해 물속 700mm 깊이까지 그대로 통과할 수 있다.
새로 바뀐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은 오히려 험로에서 조향 정밀도를 끌어올렸다. 오프로드 성능과 전동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설계 방향이 뚜렷하다.
여기에 98리터 연료탱크와 10.9km/L 복합연비가 더해지면서, 계산상 주유 한 번에 1,000km를 넘게 달릴 수 있는 항속거리가 만들어졌다. 오프로더치고는 이례적인 연비 성적표다.
VX·ZX·GR스포츠, 트림 오르면 뭐가 달라질까

VX는 기본형이지만 18인치 알로이 휠과 전동 리어 도어, 풀 LED 헤드라이트, JBL 14스피커 오디오, 4존 공조까지 갖춰 결코 허전하지 않다.
ZX부터는 노면에 맞춰 제동력과 토크를 자동 조정하는 멀티-터레인 셀렉트에 어댑티브 가변 서스펜션,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더해지며, 최상위 GR 스포츠는 스태빌라이저 바를 자동으로 풀어주는 e-KDSS 서스펜션과 전용 외관까지 갖춰 값을 한다.
가격은 국가마다 편차가 크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약 1억 5,800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호주에서는 동급 디젤(14만 6,910호주달러)보다 2만 호주달러가량 비싼 16만 6,910호주달러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상륙은 아직, 지금 확인해야 할 것들

토요타는 이 모델을 영국·유럽 중심으로만 팔겠다고 밝혔을 뿐, 한국 출시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중동 전용이었던 사양이 이제야 동유럽으로 넘어온 걸 보면, 한국까지 판매망이 닿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크다.
그 사이 국내 소비자를 먼저 만나는 통로는 병행수입이 될 공산이 크다. 랜드크루저는 이미 병행수입으로 국내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버전도 정식 출시보다 병행수입 매물이 먼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병행수입 차량은 국내 인증 절차를 개별로 거쳐야 하고, 토요타코리아의 정식 보증·리콜 대응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가격 차이도 상당할 수 있다. 병행수입은 관세와 개별 통관 비용이 얹어지는 데다 판매자 마진까지 더해져, 정식 출시국 가격보다 훨씬 비싸지는 경우가 흔하다. 정비 역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부품 호환성 확인부터 거쳐야 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결국 이 차를 실제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라면, 병행수입 매물의 가격과 조건을 꼼꼼히 따지는 동시에 토요타코리아의 정식 출시 발표 여부를 함께 지켜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성급하게 웃돈을 주고 병행수입 매물을 잡기보다는, 정식 출시 시점과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확인한 뒤 움직여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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