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엔 시대도 끝이려나”… 역대급 정숙성에 아빠들 ‘지갑’ 들고 몰린 럭셔리 SUV 정체는?
Google 검색에서 뷰어스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억대 SUV라도 최근 판매 현장 분위기는 카이엔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쪽이 뜨겁다는 얘기가 나온다. 1억 8,650만~1억 8,710만 원짜리 PHEV 모델 P550e를 두고 하는 말이다.
두 차는 흔히 같은 급으로 묶이지만 태생이 다르다. 하나는 스포츠카 회사가 만든 SUV, 다른 하나는 오프로드 전문 브랜드가 만든 SUV라는 출발점 차이가 지금의 갈림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카이엔이 오랫동안 ‘달리는 재미’ 하나로 이 시장을 평정했던 걸 생각하면, 최근 흐름은 이례적이다. 왜 저울추가 반대편으로 기울고 있는지 뜯어볼 필요가 있다.
서스펜션 하나로 갈리는 ‘피로감의 차이’

두 차의 성격 차이는 서스펜션 세팅부터 드러난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읽어 감쇠력과 차고를 조절하는 다이내믹 에어 서스펜션을 쓰는데, 이 덕분에 고속에서도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평이 나온다.
반면 카이엔의 PASM은 애초에 스포츠 주행을 염두에 두고 단단하게 세팅돼 있다. 이 자체가 단점은 아니지만, 장거리를 자주 타는 사람에게는 몸에 쌓이는 피로감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정숙성도 이 연장선에 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이중 차음 유리와 바닥 방진, 능동형 노이즈 캔슬링까지 더해 세단급 조용함을 만들었고, 실내도 라운지에 가까운 수평 구조를 택했다. 카이엔은 반대로 운전자를 감싸는 콕핏형 구조를 고수하며 스포티함을 지켰다.
물속 900mm를 지나갈 수 있느냐, 그리고 전기로만 얼마나 가느냐

체급 차이가 가장 확실히 드러나는 건 오프로드 성능이다. 레인지로버의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2는 노면을 분석해 차체 높이와 구동력을 자동 조절하고, 최대 900mm 깊이의 물길까지 건널 수 있다. 도심 위주로 설계된 카이엔이 애초에 갖추지 않은 영역이다.
파워트레인 선택지도 갈린다. 카이엔이 고성능 가솔린 라인업으로 스포티함에 집중한다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디젤 MHEV부터 PHEV, V8 트윈터보까지 폭넓게 갖춰 상황에 맞게 고를 수 있다.
특히 PHEV 모델 P550e는 3.0리터 인제니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합쳐 시스템 출력 550마력을 내면서도, 전기 주행거리가 WLTP 기준 113km(국내 인증 기준 80km)에 달한다. 출퇴근은 전기로, 장거리는 하이브리드로 굴리는 조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래도 카이엔을 선택해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이런 비교만 보면 카이엔이 완전히 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용도에 따라 답이 갈린다. 코너링과 가속의 재미, 스포츠 세단에 가까운 조작감을 원한다면 여전히 카이엔이 더 맞는 선택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부드러운 세팅은 오히려 다이내믹한 운전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디자인 철학에서도 두 차는 다른 답을 낸다. 카이엔이 스포티하고 매끈한 선을 강조한다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군더더기 없는 절제된 미학으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방향을 택했다.

이런 차이는 단순한 외관 취향을 넘어, 실제 소유 만족도와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 구조도 따져봐야 한다. P550e는 5년 서비스 플랜이 포함된 가격이 1억 8,650만 원 선으로, 여기에 서비스 플랜이 끝난 이후의 정비 비용과 PHEV 특유의 배터리 관련 점검 비용까지 감안해야 실제 유지 비용을 가늠할 수 있다.
결국 이 두 차 사이의 선택은 ‘어느 쪽이 더 우월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 차로 무엇을 하려는가’의 문제에 가깝다. 오프로드와 정숙성, 편안함이 우선순위라면 레인지로버 스포츠 쪽으로, 스포츠카에 가까운 주행 감각을 포기할 수 없다면 카이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