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수유와 산사나무 열매, 오디는 한국에서도 재래시장이나 건재상, 제철 농산물 판매처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열매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산수유를 ‘산주위’, 산사를 ‘산자’, 오디를 ‘상심’이라 부르며 식품뿐 아니라 전통 약재로 활용해왔다. 특히 이리도이드, 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아닌과 같은 식물성 생리활성 성분이 풍부해 현대 연구에서도 항산화와 대사 건강 등을 중심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산수유… 모로니사이드·로가닌이 풍부한 붉은 열매다
봄에는 노란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길쭉한 붉은 열매를 맺는 산수유는 한국에서는 차나 즙, 건조 열매 형태로 친숙하다. 그러나 중국 전통 의학에서 산수유(Cornus officinalis)는 단순한 과일보다 말린 과육을 사용하는 전통 약재라는 의미가 훨씬 강하다. 중국에서는 이를 ‘산주위’라고 부르며 오랫동안 활용해왔다. 산수유의 성분 가운데 현대 연구에서 특히 많이 등장하는 것이 모로니사이드(morroniside)와 로가닌(loganin) 같은 이리도이드 배당체다. 이외에도 다양한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유기산 등이 확인돼 있다.
산수유 추출물과 주요 성분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항산화와 염증 조절, 당 대사, 신경 및 심혈관계와 관련된 여러 생리활성이 보고돼 왔다. 다만 현재까지 상당수 연구가 세포나 동물실험 단계이며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그대로 나타나는지는 추가적인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그래도 산수유가 중국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배경은 분명하다. 현대에 갑자기 등장한 건강식품이 아니라 오랜 세월 약재로 사용해온 열매에 현대의 성분 연구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산사나무 열매… 플라보노이드와 프로시아니딘이 풍부하다
산사나무 열매는 작은 사과를 축소해 놓은 것처럼 생긴 붉은 열매다. 중국에서는 ‘산자’라고 불리며 생과일뿐 아니라 말린 산사, 차, 음료, 산사편과 같은 간식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된다. 특히 중국 북부에서 겨울철 흔히 볼 수 있는 탕후루의 전통적인 주재료 역시 산사 열매다. 실제 중국 산사는 생과로 먹거나 건조해 차를 우리고 산사편, 산사떡, 과일가죽, 음료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만들어지는 대중적인 과일이다. 영양학적으로 눈여겨볼 부분은 플라보노이드와 프로시아니딘, 페놀산 등 여러 폴리페놀 계열 성분이다.
산사 열매의 페놀성 화합물을 다룬 연구에서도 플라보노이드와 프로시아니딘 등이 주요 생리활성 성분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항산화 작용과 지질 대사, 심혈관계와 관련된 가능성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산사 특유의 강한 신맛을 내는 유기산도 특징이다. 중국에서는 이런 산사를 전통적으로 소화와 관련된 약재로 사용해왔으며, 특히 기름지거나 고기가 많은 식사와 연결해 활용하는 전통이 있다. 현대적인 의미에서 산사를 먹으면 지방이 바로 분해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전통 식문화와 약용 역사가 함께 남아 있는 대표적인 ‘약식동원’ 식재료라고 볼 수 있다.

오디… 짙은 보라색에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이 가득하다
세 열매 가운데 한국에서도 생과일로 가장 친숙한 것이 오디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완전히 익으면 검붉거나 보라색을 띠는데, 이 색깔을 만드는 대표적인 성분이 안토시아닌이다. 오디에는 안토시아닌을 비롯해 여러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가 존재하며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도 함께 들어 있다. 오디의 생리활성을 다룬 연구에서는 항산화와 지질·당 대사 등에 미치는 가능성이 꾸준히 연구돼 왔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동물이나 세포 연구에서 나타난 효과를 그대로 사람의 질병 예방 효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최근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조금씩 늘고 있다. 2024년 발표된 비만 성인 대상 연구에서도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이 풍부한 오디 농축음료를 이용해 대사 및 심혈관 위험지표의 변화를 조사했다. 중국에서도 오디는 단순한 제철 과일만으로 취급되지 않았다. ‘상심’이라는 이름으로 전통 의학에서 오랫동안 이용됐으며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확인돼 있다. 한국에서 여름철 흔하게 만나는 검붉은 오디가 중국에서는 식품과 전통 약재라는 두 가지 얼굴을 동시에 가진 셈이다.

중국에서 귀하게 여긴 이유… 세 열매 모두 ‘약식동원’ 문화와 연결돼 있다
중국에서 이 열매들이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 배경을 이해하려면 가격표보다 먼저 식품과 약재의 경계가 겹치는 전통을 살펴봐야 한다. 산수유는 중국 전통 약재로 오랫동안 기록돼 왔고, 산사 역시 음식과 약재 양쪽으로 활용됐다. 오디도 마찬가지다. 즉 현대의 슈퍼푸드 열풍 때문에 갑자기 가치가 높아진 식재료가 아니다. 산수유를 분석한 문헌에서도 중국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전통 약재라는 역사가 확인되며, 오디 역시 전통 의학에서 활용돼 온 기록이 있다.
특히 산수유처럼 생과일보다 씨를 제거하고 건조한 과육을 약재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수확 후 선별과 건조, 가공 과정까지 필요하다. 좋은 품질의 원료를 골라 저장하고 필요할 때 약재나 차, 약선 음식에 사용한다는 문화가 더해지면서 단순한 ‘과일 한 접시’와 다른 가치가 형성됐다. 결국 중국에서 이 열매들이 귀하게 여겨진 핵심은 부유층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비싼 과일이어서가 아니라 오랜 전통 의학과 건강 식문화 속에서 약용 가치가 부여돼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편이 정확하다.

오히려 산사는 중국에서 매우 대중적이다… 탕후루와 산사편의 원료
여기서 흥미로운 반전이 하나 있다. 산수유와 오디의 전통 약재 이미지는 분명하지만 산사나무 열매를 현대 중국에서 ‘부유층만 즐기는 귀한 음식’으로 보는 것은 실제 중국 식문화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 산사는 중국에서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되는 매우 대중적인 과일이다. 2026년 발표된 산사 산업 가치사슬 연구에서는 산사 열매를 원료로 건조 제품과 음료, 잼 등 100종이 넘는 다양한 제품이 생산되는 것으로 정리했다. 산사편 역시 중국에서 오래전부터 먹어온 대표적인 간식이고 산사를 설탕 시럽에 입힌 탕후루는 중국 북부의 흔한 길거리 음식이다.
따라서 “한국 시장에서는 흔하지만 중국에서는 부자들만 먹는다”는 대비보다는 “한국에서는 익숙한 열매지만 중국에서는 음식과 전통 약재로 오랫동안 특별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풀어내는 편이 기사 신뢰도를 훨씬 높일 수 있다. 건강 콘텐츠에서도 ‘비싸다=몸에 좋다’는 방식보다는 어떤 성분이 있고 어떤 문화적 배경에서 가치가 형성됐는지를 보여주는 편이 내용도 풍부하다.

세 열매의 매력은 서로 다르다… 약재보다 ‘식재료’로 접근하면 부담도 줄어든다
세 가지를 한꺼번에 놓고 보면 성분상의 차이가 뚜렷하다. 산수유는 모로니사이드와 로가닌 같은 이리도이드 계열 성분, 산사는 플라보노이드와 프로시아니딘 등 폴리페놀, 오디는 안토시아닌을 중심으로 한 색소성 폴리페놀이 특징이다. 따라서 모두 ‘항산화 열매’라는 한마디로 묶기보다 서로 다른 식물성 생리활성 성분을 가진 열매라고 이해하는 편이 좋다. 특히 오디는 제철에 생과로 적당량 먹기 좋고, 산수유와 산사는 건조 열매를 차나 음식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산사편이나 탕후루처럼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가공 형태는 생과나 건조 열매와 영양 구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산수유 역시 전통 약재로 사용됐다는 이유로 농축액이나 추출물을 많이 먹는 것이 더 건강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산수유의 다양한 약리효과 역시 상당 부분이 전임상 연구에 기반하며 사람에게 확정된 치료 효과를 판단하려면 추가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오랜 세월 귀하게 여겨온 식재료라는 문화적 가치와 현대 의학에서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를 구분하면서 즐기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산수유는 모로니사이드와 로가닌 등 이리도이드 계열 성분과 여러 폴리페놀을 함유해 항산화와 대사 관련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산사나무 열매는 플라보노이드와 프로시아니딘, 페놀산 등이 특징이며 중국에서는 약재뿐 아니라 탕후루와 산사편의 원료로도 친숙하다.
오디는 검붉은 색을 만드는 안토시아닌과 다양한 폴리페놀이 풍부해 항산화와 대사 건강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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