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망원경의 관측 사진에 우연히 찍힌 혜성이 10년 만에 뜻밖의 정보를 줬다. 소행성과 비슷할 것으로 여겨진 혜성핵의 표면이 실제로는 상당히 다른 구조를 가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는 지난달 말 공식 채널을 통해 스바루망원경의 과거 관측 자료에서 잡아낸 노이민 혜성(28P/Neujmin)의 새 정보를 공개했다. 이 연구에는 일본 산업의과대학교와 교토산업대학교가 참여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스바루망원경의 8.2m 주경에 장착된 초광시야 주초점 카메라 하이퍼 슈프림 캠(HSC)이 촬영한 자료다. HSC는 한 번에 지름 약 1.5°의 넓은 하늘을 촬영하는데, 연구팀은 먼 은하 등을 조사하는 프로젝트 HSC-SSP의 공개 자료를 조사했다.

2016년 3월 7일 스바루망원경의 초광시야 주초점 카메라 HSC가 촬영한 우주. 오른쪽 아래 흰색 사각형 중심에 노이민 혜성(28P/Neujmin)이 우연히 찍혔다. 왼쪽은 해당 부분을 확대한 이미지다. 당시 혜성은 태양에서 10AU 이상 떨어져 있어 핵을 가리는 코마가 형성되지 않았다. 「사진=NAOJ」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2016년 2월 12일과 3월 7일, 3월 9일 촬영된 사진에서 우연히 노이민 혜성을 찾아냈다. 촬영 당시 이 천체는 태양에서 10AU(천문단위) 이상, 즉 지구와 태양 거리의 10배 넘게 떨어져 있었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덕에 혜성의 얼음이 승화하며 발생하는 코마가 없었고, 스바루망원경이 혜성핵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산업의과대학 오쓰보 다카후미 박사는 “촬영 당시 태양과 혜성, 지구가 거의 일직선에 놓이는 등 운이 좋았다. 태양을 등진 관측자가 천체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과 비슷한 조건이었다”며 “태양빛이 천체 표면에서 관측자 쪽으로 되돌아오는 상황에 위상각은 0.33°까지 작아졌다. 이는 지상 관측으로 노이민 혜성핵을 포착한 것 중 가장 작은 위상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체는 태양-천체-관측자의 각도가 매우 작아지면 평소보다 밝아지는 충효과를 보이는데, 노이민 혜성에서도 뚜렷한 밝기 증가가 확인됐다”며 “흥미롭게도 노이민 혜성의 색 자체는 D형 소행성과 상당히 비슷했다”고 덧붙였다.
노이민 혜성의 상상도. 혜성핵 자체가 반사하는 빛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었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이렇게 측정한 가시광선 색과 스펙트럼 기울기는 어둡고 붉은 표면을 가진 D형 소행성의 범위에 들어갔다. 하지만 충효과의 양상은 달랐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노이민 혜성은 일반적인 C형이나 D형 소행성보다 빛이 관측자 방향으로 강하게 되돌아오는 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혜성핵과 소행성의 표면 미세구조가 서로 다르다는 단서로 해석했다. 표면을 덮은 입자의 크기나 입자 사이의 빈 공간 등이 다르면 빛이 여러 차례 산란하고 되돌아오는 방식 역시 달라질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색은 비슷해도 표면의 물리적 구조는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관측만으로 충효과를 일으킨 정확한 메커니즘까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여러 시기에 이뤄진 관측 자료를 결합하면서 생기는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하나의 관측 주기에서 다양한 위상각을 측정하고 편광 관측까지 병행해야 혜성핵 표면의 입자 구조를 보다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봤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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