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지난 콜라에서 탄산이 빠졌다고 청소에 활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콜라에는 탄산 외에도 인산을 비롯한 산성 성분이 남아 있어 물때처럼 무기질이 포함된 얼룩을 느슨하게 만드는 데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냄비의 일부 얼룩, 변기 안쪽의 물때, 욕실 타일에 남은 하얀 침전물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콜라는 전문 세정제가 아니며 당분과 색소가 남는다는 점 때문에 마지막 물세척까지 해야 청소가 완성된다.
탄산 다 빠졌는데 어떻게 청소할까, 비밀은 ‘톡 쏘는 기포’가 아니다
김 빠진 콜라를 청소에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탄산이 때를 밀어내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 원리는 조금 다르다. 탄산음료에는 물에 녹은 이산화탄소가 만드는 탄산뿐 아니라 제품에 따라 인산(phosphoric acid)과 같은 산미료가 들어간다. 콜라가 일반적인 물보다 산성을 띠는 것도 이 때문이다. 뚜껑을 열어놓으면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면서 톡 쏘는 느낌은 약해지지만 인산과 같은 비휘발성 산 성분까지 탄산처럼 공기 중으로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마시기에는 밋밋해진 콜라도 여전히 산성을 띨 수 있다.
이것이 청소에 활용되는 핵심이다. 욕실과 주방에서 볼 수 있는 하얗고 뿌연 물때에는 물이 증발한 뒤 남은 칼슘,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 침전물이 포함될 수 있는데 산성 용액은 이런 알칼리성 광물성 침전물을 느슨하게 만드는 데 유리하다. 결국 김 빠진 콜라의 청소 효과는 ‘탄산의 힘’이라기보다 남아 있는 산성 성분의 작용으로 보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얼룩진 냄비에 부어 가열한다, 산성과 열을 동시에 이용하는 방법
스테인리스 냄비를 오래 사용하면 바닥에 뿌연 얼룩이나 무지갯빛 자국이 생기고 음식물이 눌어붙어 설거지만으로 쉽게 제거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때 얼룩진 부분이 잠길 정도로 김 빠진 콜라를 붓고 약한 불에서 잠시 가열한 다음 식혀 닦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서는 두 가지 원리가 함께 작용한다. 먼저 콜라의 산성 성분이 일부 무기질 침전물과 접촉한다. 여기에 따뜻한 액체가 눌어붙어 말라 있던 음식 찌꺼기에 수분을 공급하면서 오염층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보탬이 된다.
따라서 처음부터 거친 수세미로 힘껏 긁는 것보다 불린 뒤 닦았을 때 훨씬 쉽게 떨어지는 얼룩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콜라가 새까맣게 탄 탄화물을 화학적으로 완전히 녹여버리는 것은 아니다. 심하게 탄 음식물은 콜라만으로 제거되지 않을 수 있고 여러 번 불리거나 해당 냄비 소재에 맞는 별도의 세척 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빈 냄비에 콜라를 넣고 센 불에서 졸이듯 끓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수분이 증발하면서 콜라의 당이 끈적하게 농축돼 오히려 새로운 오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변기에 부어두는 이유, 누렇게 굳은 ‘광물성 물때’를 산성으로 공략한다
변기 안쪽에 생기는 누렇거나 갈색의 단단한 얼룩도 콜라 활용법이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변기에는 물이 반복적으로 머물고 증발하면서 물속 무기질이 표면에 침착될 수 있다. 특히 단단하게 굳은 물때에는 칼슘 등의 광물질이 포함될 수 있으며 산성 용액과 접촉하면 제거하기 쉬운 상태로 변할 수 있다. 김 빠진 콜라를 얼룩 부분에 충분히 닿도록 붓고 일정 시간 둔 뒤 변기솔로 문지르는 방법이 활용되는 이유다. 여기에서도 콜라 속 기포가 얼룩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산성 용액이 광물성 침전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중요하다.
바로 붓고 물을 내려버리는 것보다 잠시 두었다 닦는 편이 합리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변기의 모든 갈색 얼룩이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때와 함께 유기물, 철 성분, 미생물막 등이 섞일 수 있기 때문에 콜라 하나로 모든 변기 오염을 해결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변기 소독이 목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콜라는 살균용으로 제조된 제품이 아니므로 물때 제거와 위생적인 소독은 별개의 작업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욕실 타일의 하얀 물때에도 같은 원리, 단 ‘줄눈’과 천연석은 조심해야 한다
샤워 후 물이 반복적으로 마르는 욕실 벽이나 타일에서는 어느 순간 하얗고 뿌연 자국이 눈에 들어온다. 물방울이 증발하면서 칼슘과 마그네슘 등 물속에 녹아 있던 무기질이 표면에 남거나 비누 성분과 결합하면서 생기는 얼룩이다. 이런 종류의 물때에도 산성인 콜라를 활용할 수 있다. 천이나 키친타월 등에 콜라를 묻혀 오염된 타일에 일정 시간 접촉시킨 뒤 부드러운 솔이나 스펀지로 닦고 깨끗한 물로 헹구는 방식이다. 다만 욕실이라고 모든 표면에 사용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대리석, 석회석처럼 산에 민감한 천연석은 산성 물질과 접촉하면 표면이 손상되거나 광택이 사라질 수 있어 콜라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타일 줄눈 역시 상태와 재질에 따라 산성 세정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처음 사용하는 표면이라면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부분에서 먼저 확인하고, 오랫동안 방치하기보다는 짧게 사용한 뒤 충분히 물로 헹구는 편이 안전하다.

콜라로 닦고 그대로 끝내면 안 된다, 당분 때문에 ‘물청소’가 더 중요하다
콜라 청소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콜라는 식초나 구연산수와 달리 청소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산성 용액이 아니다. 일반 콜라에는 상당량의 당류와 카라멜 색소, 향료 등이 들어 있다. 콜라를 바닥이나 타일에 부은 뒤 대충 닦고 끝내면 수분은 증발해도 당 성분은 표면에 남아 끈적거릴 수 있다. 오히려 먼지가 쉽게 달라붙거나 새로운 얼룩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콜라를 이용해 물때를 불린 뒤에는 반드시 솔이나 수세미로 오염물을 제거하고 깨끗한 물로 여러 차례 충분히 헹구거나 물걸레질을 해야 한다. 냄비 역시 콜라로 가열한 뒤에는 콜라를 버리고 주방세제로 다시 세척한 다음 충분히 헹궈야 한다. 욕실 타일도 마찬가지다. 콜라는 청소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굳은 얼룩을 느슨하게 만드는 ‘전처리 재료’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알맞다.

버릴 콜라를 한 번 더 쓰는 방법, ‘산성 세정’이 필요한 곳을 골라야 한다
결국 김 빠진 콜라를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는 오염의 종류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냄비의 일부 무기질 얼룩, 변기의 광물성 침전물, 욕실 타일의 하얀 물때처럼 산성 용액에 반응할 수 있는 오염에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반대로 기름때가 잔뜩 낀 주방 후드처럼 산성보다 계면활성제나 알칼리성 세정이 더 적합한 오염에는 콜라를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김이 빠졌다는 사실과 청소 효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 이산화탄소가 빠져 톡 쏘는 맛이 사라져도 인산 등의 산성 성분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새 콜라를 일부러 사서 청소할 정도로 강력하거나 경제적인 세정제라는 의미도 아니다. 마시기 애매해 버릴 예정이었던 콜라가 있다면 산성 성분을 이용해 물때를 한번 불리고, 깨끗한 물로 마무리하는 재활용 방법으로 이해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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