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카가 청첩장을 들고 집에 찾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반가웠습니다.돌아갈 때 봉투를 준비하려다 잠깐 멈췄습니다. 대신 다른 것을 손에 쥐여 주었습니다.

봉투보다 먼저 떠오른 것
축의금은 결혼식 날 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날은 다른 것을 주고 싶었습니다. 오래 쓰던 살림 가운데 쓸 만한 것을 골랐습니다. 새것은 아니지만 손에 익은 물건이었습니다. 조카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같이 넣은 짧은 메모
물건과 함께 종이 한 장을 넣어 두었습니다. 어떻게 쓰는 물건인지 몇 줄 적었습니다. 살면서 도움이 됐던 이야기도 한 줄 붙였습니다. 길게 쓰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전해지는 것은 물건만이 아닙니다
물건에는 쓰던 사람의 시간이 함께 붙어 갑니다. 그래서 새것보다 오래 기억되기도 합니다. 물론 상대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선이 중요합니다. 필요 없다면 편하게 정리해도 된다고 말해 두었습니다. 마음은 그렇게 전하는 편이 가볍습니다.

봉투 대신 건넨 것이 오래 이야깃거리로 남았습니다. 형식보다 마음이 먼저 도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축하할 일이 있다면 방식을 한 번 바꿔 보시면 어떨까요. 기억에 남는 쪽은 대개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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