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과와 양파는 냉장고에서 자주 마주치지만 한 접시에 함께 올릴 생각은 좀처럼 하지 않는 식재료다. 그런데 얇게 채 썬 뒤 양파의 강한 맛을 한 번 누그러뜨리고 오리엔탈 드레싱과 참기름을 더하면 사과의 달콤한 아삭함과 양파의 산뜻한 매운맛이 의외로 잘 맞는다. 영양 측면에서도 사과의 펙틴을 비롯한 식이섬유와 양파의 퀘르세틴 등 서로 다른 식물성 성분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둘을 왜 같이 먹어?”… 막상 무쳐보면 맛의 구조가 절묘하다
사과와 양파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두 식재료를 사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사과는 대부분 과일이나 디저트로 먹지만 양파는 볶음이나 찌개, 고기 요리에 사용하는 향신 채소에 가깝다. 하지만 생으로 잘라보면 의외의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고 단맛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양파 역시 매운맛 뒤에는 당 성분에서 오는 은근한 단맛이 있다.
여기에 사과의 산뜻한 단맛과 약간의 산미가 들어오면 생양파 특유의 자극적인 향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느껴진다. 오리엔탈 드레싱에는 일반적으로 간장 계열의 짠맛과 식초의 산미, 단맛 등이 함께 들어 있어 서로 다른 두 재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아주 조금 넣으면 고소한 향까지 더해진다. 결과적으로 단맛, 신맛, 짠맛, 고소함과 아삭한 식감이 한 접시에 겹쳐지면서 생각보다 익숙한 샐러드형 무침 맛이 만들어진다. 고기 요리 옆에 곁들이면 느끼함을 덜어주는 반찬으로도 잘 어울린다.

사과에는 ‘펙틴’이 있다, 껍질째 먹으면 식이섬유까지 알차게 챙긴다
사과와 양파를 함께 먹을 때 먼저 눈여겨볼 영양소는 식이섬유다. 사과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의 하나인 펙틴을 비롯해 여러 형태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식이섬유는 소장에서 대부분 소화·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하며 일부는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단쇄지방산은 장내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대변의 부피와 배변 활동을 관리하는 데도 유리하다. 특히 사과는 과육만 먹는 것보다 깨끗하게 세척해 껍질까지 함께 먹으면 식이섬유와 다양한 식물성 화합물을 조금 더 섭취할 수 있다.
여기에 양파까지 더하면 한 종류의 과일만 먹을 때보다 식재료의 구성이 다양해진다. 다만 사과양파무침 한 접시를 먹는다고 장 건강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평소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등 다양한 식품을 통해 식이섬유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다. 사과양파무침은 평범한 반찬 하나를 통해 과일과 채소를 동시에 추가하는 간단한 방법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양파의 대표 성분 ‘퀘르세틴’, 사과에도 함께 들어 있다
이 조합에서 흥미로운 성분이 퀘르세틴(quercetin)이다. 퀘르세틴은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식물성 화합물로 양파가 대표적인 급원 식품이며 사과에도 들어 있다. 특히 양파의 바깥쪽 층에는 안쪽보다 플라보노이드가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존재한다. 퀘르세틴은 체내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온 성분으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생활이 심혈관 건강에 유리하다고 평가되는 배경을 설명할 때 함께 언급되는 식물성 성분 가운데 하나다.
재미있는 점은 사과와 양파가 맛으로는 상당히 멀어 보이지만 영양 성분에서는 이런 접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퀘르세틴을 많이 먹기 위해 양파를 한꺼번에 과도하게 먹을 필요는 없다. 특정 성분 하나의 양보다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꾸준히 섭취하는 식습관이 더 중요하다. 사과와 양파를 한 접시에 섞는 것은 맛의 조합인 동시에 서로 다른 과일과 채소에서 식이섬유와 폴리페놀류를 함께 섭취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설탕물에 잠깐 담그면 먹기 편해진다, 하지만 오래 담가둘 필요는 없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과와 양파를 비슷한 굵기로 가늘게 채 썬 뒤 함께 섞는다. 생양파의 매운 향이 부담스럽다면 잠시 물에 담가 강한 맛을 줄일 수 있고, 사용자가 소개한 방법처럼 묽은 설탕물에 짧게 담갔다 건져내면 단맛이 더해져 처음 먹는 사람도 접근하기 쉬운 맛을 만들 수 있다. 이후 물기를 충분히 제거하고 시판 오리엔탈 드레싱을 조금씩 넣어 버무린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소량 떨어뜨리면 완성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설탕물에 오래 담가두지 않는 것이다. 오래 담근다고 건강상 특별한 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물에 오래 접촉하면 사과와 양파의 맛이 빠지고 식감도 떨어질 수 있다. 설탕 역시 양을 많이 넣으면 불필요한 첨가당만 늘어난다. 설탕물은 양파의 자극적인 맛을 부드럽게 만들고 전체적인 맛을 연결하는 조리 과정 정도로 활용하고, 단맛이 강한 사과라면 설탕 양을 크게 줄이거나 맹물을 활용해도 충분하다.

오리엔탈 드레싱은 ‘조금만’, 사과 자체가 이미 충분히 달다
사과양파무침의 맛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드레싱 양이다. 사과 자체에 단맛과 수분이 있기 때문에 일반 샐러드처럼 드레싱을 흥건하게 넣으면 오히려 사과 특유의 상큼한 맛이 사라질 수 있다. 시판 오리엔탈 드레싱에는 제품에 따라 간장, 식초, 당류, 식용유 등이 포함돼 있어 소량만 사용해도 간이 빠르게 올라온다. 따라서 처음에는 사과와 양파 표면에 가볍게 묻을 정도만 넣고 부족할 때 추가하는 것이 낫다. 여기에 참기름도 티스푼 단위로 조금만 넣는다.
참기름은 향이 강하기 때문에 많이 넣으면 사과 향을 완전히 덮을 수 있다. 반대로 소량만 사용하면 양파와 간장 계열 드레싱 사이에 고소한 향을 더하면서 우리가 익숙하게 먹는 무침 반찬에 가까운 맛을 만들어준다. 또한 참기름은 지방을 공급하므로 지방과 함께 섭취했을 때 흡수가 유리한 지용성 식물성 성분을 포함한 전체 식사의 구성에도 보탬이 된다. 핵심은 양념으로 사과와 양파를 덮는 것이 아니라 두 재료의 맛을 살릴 정도만 가볍게 사용하는 것이다.

고기 먹을 때 특히 잘 어울린다, 반찬 하나로 과일과 채소를 동시에
완성된 사과양파무침은 그대로 먹어도 되지만 삼겹살이나 소고기구이, 닭고기처럼 육류를 먹을 때 곁들이면 활용도가 더욱 높아진다. 고기 한 점에 사과와 양파를 함께 올리면 아삭한 식감과 산미가 들어오면서 입안에 남는 기름진 느낌을 줄여준다. 동시에 고기 위주 식사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식이섬유와 식물성 식품을 자연스럽게 추가할 수 있다. 특히 평소 생양파를 맵다는 이유로 잘 먹지 않는 사람이라면 사과를 섞는 방식이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
냉장고에 사과 반쪽과 양파 반쪽처럼 애매하게 남은 식재료를 처리하기에도 좋다. 다만 만들어 놓고 오래 보관하면 양파에서 수분이 빠져나오고 사과도 점차 갈변하면서 처음의 아삭함이 사라지므로 먹을 만큼만 바로 무치는 편이 좋다.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사과와 양파지만, 채 썰어 새콤짭짤하게 무치면 과일과 채소를 동시에 먹는 색다른 반찬으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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