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을 때는 자식 키우고 돈 벌며 하루하루 버티느라 부부 사이의 불편함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자녀가 독립하고 남편까지 퇴직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제야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남편 때문에 하루가 더 답답해졌다고 말하는 중년 여성들도 있다. 이때 괴로운 것은 남편이 집에 있다는 사실보다 평생 반복됐던 역할에서 노년에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3위. 남편이 퇴직했는데 집안일은 여전히 내 몫일 때
남편은 회사에서 퇴직했지만 아내에게는 퇴직이 없다. 아침밥을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와 빨래를 하는 일상은 그대로인데 집에 있는 사람이 늘면서 오히려 할 일이 많아진다.
남편이 가끔 설거지를 하고도 “내가 도와줬잖아”라고 말하면 더 서운해진다. 둘 다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었다면 집안일 역시 두 사람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2위. 이제는 내 인생을 살고 싶은데 계속 아내와 엄마 역할만 요구받을 때
친구를 만나려고 하면 어디 가느냐고 묻고 여행을 가려고 하면 남편 밥부터 걱정해야 한다. 다 큰 자식도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엄마부터 찾는다.
평생 가족을 챙겼으니 이제는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자신을 위해 살고 싶은데 가족은 여전히 예전의 엄마와 아내를 기대한다. 그 순간 여성들은 시간이 생겼는데도 내 시간이 하나도 없다는 허탈함을 느끼게 된다.

1위. 평생 희생했는데 남편이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때
가장 깊은 서운함은 집안일 몇 번을 더 하는 데서 생기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밥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시부모를 챙기며 남편이 일할 수 있도록 가족의 뒤를 맡았는데 남편이 그 시간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길 때 마음이 무너진다.
“당신이 한 게 뭐가 있어?” 같은 말 한마디는 오래된 기억까지 다시 꺼내게 만든다. 돈으로 계산되지 않았을 뿐 아내 역시 자신의 젊은 시간을 가족에게 사용했다. 늙어서 여자가 가장 괴로운 순간은 남편과 함께 있는 순간이 아니라 평생 함께 살아온 사람이 자신의 수고를 끝내 알아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노년의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선물보다 서로 살아온 시간을 인정해주는 일이다. “당신도 정말 고생 많았어”라는 한마디가 수십 년 묵은 서운함을 조금은 풀어줄 수 있다.
아내 역시 남편이 가족을 위해 견뎌온 시간을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젊을 때 사랑으로 시작한 부부라도 노년에는 존중이 없으면 함께 있는 시간이 괴로워질 수 있다. 평생 같이 살았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라도 서로를 당연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