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를 그만두면 드디어 내 시간이 생긴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집에만 있으니 하루가 길기만 하다. 아침에 눈을 떠도 할 일이 없고, 저녁이 되면 오늘 뭘 했나 싶어 허전해진다.
문제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모른다는 데 있다. 은퇴 후 무기력해지는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생활 패턴이 있다.
3위. TV를 켜두고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 있기
아침 뉴스를 보다가 드라마 재방송을 보고, 점심 먹고 나서는 예능을 본다. 저녁에는 또 뉴스를 보고 밤에는 영화 채널을 돌린다. TV는 켜져 있지만 집중해서 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화면만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TV 시청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하루 대부분을 소파에서 보내면 몸도 마음도 굳어진다. 밖에 나가지 않으니 사람도 안 만나고, 움직이지 않으니 저녁에도 피곤하지 않아 잠도 잘 안 온다. TV는 정해진 프로그램 한두 개만 보고 끄는 습관이 필요하다.
2위. 약속이 없으면 일어나는 시간을 정하지 않기
출근할 때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났지만 은퇴 후에는 아무도 깨우지 않는다. 어제 늦게 잤으니 오늘은 늦게 일어나고, 오늘 할 일이 없으니 내일은 더 늦게 일어난다. 일어나는 시간이 들쭉날쭉하면 하루 전체가 흐트러진다.
늦게 일어나면 아침을 거르게 되고, 점심때가 되어도 배가 고프지 않다. 저녁도 늦게 먹고 밤늦게까지 깨어 있다 보면 다음 날 또 늦게 일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약속이 없어도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하루에 리듬이 생긴다.
1위. 평일과 주말을 구분하지 않고 매일 똑같이 보내기
직장에 다닐 때는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 쉬는 구분이 분명했다. 그런데 은퇴 후에는 매일이 휴일처럼 느껴지다 보니 월요일도 일요일도 다를 게 없어진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
매일이 똑같으면 기다리는 것도 없고 계획할 것도 없다. 평일에는 도서관에 가거나 산책을 하고, 주말에는 가족을 만나거나 취미 활동을 하는 식으로 요일마다 다른 일정을 두면 일주일에 구조가 생긴다. 작은 변화라도 요일별로 다르게 보내는 것이 무료함을 줄이는 방법이다.
은퇴 후 무기력해지는 것은 게을러서가 아니라 생활에 구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어나는 시간을 정하고, TV 보는 시간을 줄이고, 요일마다 다른 일을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달라진다. 시간이 많다는 것은 축복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










댓글0